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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 Nov 16. 2018

NAD C 368

간편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을 때

   하이파이 오디오에 관심은 가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그 장벽이 높게만 느껴진 적,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본 일이 아닐까 한다. 제대로 시작하려니 뭐가 그리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지 수많은 조합 중에서 어떤 조합이 적절할지 따지다보면 시간이 금새 지나갈 것이다. 고민 끝에 결정하면 이제는 생각보다 높아진 가격이 문제이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다시 제품을 살펴보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음악 하나 듣기가 쉽지가 않다.



  최근 오디오 생활을 하면서 들었던 여러 말 중 기억에 남는 문구가 하나 있다. ‘싸고 좋은 것은 없지만 비싸고 나쁜 것은 많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다. 무턱대고 구입한 고가의 제품이 값비싼 수업료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 어디 합리적인 브랜드 하나 없을까 열심히 찾아보면 항상 거론되는 브랜드들 중 하나가 NAD이다. 소리는 취향이 관여하는 부분이 상당하니 개개인마다 평가가 나뉜다고 해도 NAD 제품이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라는 평에 대해선 감히 큰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살펴본 NAD 하이브리드 디지털 인티앰프 C 368 역시 이에 딱 들어맞는다. 사실상 C 368과 이에 맞는 적당한 스피커만 준비하면 남은 것은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하는 일뿐이다. 


출처 : https://nadelectronics.com



  C 368 앞에는 ‘하이브리드 디지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전 세대 NAD 제품들인 ‘다이렉트 디지털’ 방식부터 간략하게 짚고 넘어하는 것이 좋다. 다이렉트 디지털 방식이란 신호의 입력부터 출력까지 모든 부분은 디지털단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NAD는 2009년 M2 인티앰프부터 이러한 방식을 도입했다. 하이브리드 디지털은 여기에 아날로그 클래스D 앰프를 추가하여 보다 효율성을 높였다. NAD의 하이브리드 디지털 앰프에는 클래스D 앰프의 선두주자인 네덜란드 Hypex사의 UcD(Universal class D) 앰프가 사용됐다. 덕분에 C 368은 비교적 가벼운 무게와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8옴 혹은 4옴 기준 채널 당 80W의 준수한 출력을 자랑한다.


출처 : https://nadelectronics.com


  기기의 뒷단을 살펴보면 왜 필자가 C 368을 실용적인 기기라 했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두 대의 광 입력과 동축 입력을 비롯하여 아날로그 라인 입력에 프리 아웃/서브우퍼 연결단, 심지어 MM 포노단까지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블루투스 연결까지 지원하므로 스마트폰 손쉽게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C 368을 제대로 활용하고 싶다면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MDC 모듈인 BluOS2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다행히 리뷰를 위해 대여한 기기에 BluOS2 모듈이 함께 달려서 제공되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C 368에 대한 평가가 반토막이 날 뻔했다.


  BluOS2 모듈을 장착하면 C 368은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하기 겸비하게 된다. NAD와 PSB, 그리고 Bluesound는 모두 캐나다 Lenbrook 그룹에 속한 형제 브랜드들이다. 이 중 BluOS2 모듈은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특화된 Bluesound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이 모듈을 통해 NAD의 기기 역시 네트워크 연결을 통한 음원 플레이가 가능해지는데, BluOS라는 완성도 높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스포티파이와 타이달,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인 벅스를 비롯한 수많은 스트리밍 서비스 및 인터넷 라디오를 다른 기기의 도움 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최근 음원 플레이어의 대세인 룬(Roon)까지도 완벽하게 지원한다는 점이다. 덕분에 리뷰를 진행하는 동안 필자에게 필요한 케이블을 단 세 가지, 파워와 랜, 그리고 스피커 케이블뿐이었다. 


출처 : https://nadelectronics.com



  흔히 클래스D 방식 앰프는 효율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대신 음질적으로는 많이 아쉽다는 인식이 강하다. 필자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클래스D 앰프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란츠 PM-10을 들은 뒤 이제는 앰프의 구동 방식과 음질이 큰 관계가 없겠구나 싶었다. 지금은 잘 만들어진 클래스D 앰프는 효율성은 물론이고 음질 면에서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최근 들어 전통적인 앰프 브랜드들 제품 사이에서도 클래스D 앰프가 왕왕 등장하는 데에는 그만큼 클래스D의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합리성을 모토로 하는 NAD와 클래스D의 만남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가뜩이나 실용적인 기기들을 만들어내던 NAD는 캐나다로 이사를 가면서 PSB, BLUESOUND와 같은 형제들을 만나면서 가성비가 더욱 좋아졌다. 리뷰를 하는 내내 거실에 이런 기기 하나 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상상을 해보라. 거실 TV장 한 켠에 C 368을 두고 다양하게 제공되는 입력단에 사용하는 모든 기기들을 연결한다. 오토 센스(Auto Sense) 기능은 별도의 조작 없이도 TV를 켜면 자동으로 소스단으로 입력되는 신호에 반응하여 오디오를 재생시킨다. TV를 끄고 C 368에 어떠한 신호도 전달되지 않는다면 30분 뒤 오토 스탠바이(Auto Stanby) 기능을 통해 자동으로 대기 모드에 진입한다.


  한가로이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싶다면? 스포티파이 앱의 출력 선택창에서 C 368만 선택하면 끝이다. 곧바로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트리밍 외에 본인이 보유 중인 음원을 재생하고 싶을 때는 룬 리모트를 실행하자. BluOS2 모듈로 인해 룬레디 기기가 된 C 368이 아웃풋에 보일 것이다. 실제 사용시 BluOS2 모듈이 주는 편의성은 상상 이상이었다. 옵션이 아닌 필수라는 이야기는 백 퍼센트 진심이다. 


  가족들이 모두 잠자리에 든 늦은 시각, 잠이 오지 않는다면 헤드폰단을 활용해서 조용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면에 배치된 헤드폰단자에 헤드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스피커 출력이 차단된다. 다시 스피커로 들을 때는 헤드폰 단자만 뽑으면 된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귀찮은 일들은 모두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는 음악이나 들으라고 말하는 듯하다. 


출처 : https://nadelectronics.com



  솔직히 말하면 C 368가 들려주는 소리는 백 퍼센트에 가까운 C 368의 기능적인 만족도에 비하면 조금 떨어진다. 음악을 즐기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지만 소리를 분석하기에는 조금씩 아쉬운 감이 있다. 살짝 가벼운 무게감, 깨끗하지만 부족한 잔향감 등이 그것이다. 잠시 잊고 있었는데 C 368은 BluOS2 모듈까지 포함하여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비슷한 견적으로 다른 기기”들”을 구입했을 때 이 정도 기능과 이 정도 소리를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쉽지가 않다. 하나 떠오르는 게 형제 브랜드인 Blussound 제품들이다. 도대체 이 녀석들은 누구인가.


  보통 누구나 거실에 세톱박스 하나씩은 두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NAD C 368의 투박할 만치 심플한 디자인은 세톱박스 옆에 두었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디오 기기가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라고 NAD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일까.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에 관심이 있는 오디오파일이라면 한 번쯤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 제품이다.



*이 글은 왓하이파이 11-12월호에 기고한 리뷰입니다.





  In celebration of our 45th anniversary, we set out to collect stories from our fans about the first time they discovered the sound of NAD. After reading stories from hundreds of people, we decided to visit some of their homes and capture their stories on film.



  45주년을 기념하여 NAD에서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었네요. NAD 유저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첫 번째 NAD 제품과 관련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들이지만 이런 게 사용자와 함께 성숙해가는 브랜드의 모습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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