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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k Nov 23. 2018

캠브리지오디오 요요 S

휴대성과 음악성의 사이에서

  우리는 다양한 환경에서 음악을 듣는다. 환경에 따라 그에 맞는 기기는 달라진다. 수많은 유형의 기기들 중 본인에게 적합한 제품을 고를 때 편의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그리고 대체로 편의성은 음질과 반비례 관계를 맺는다. 스피커 분야로 한정했을 때 편의성을 포기한 채 극단적으로 음질만을 추구한 것이 분리형 시스템과 함께 하는 스피커라면, 단독 재생 및 내부 배터리 탑재로 휴대까지 가능한 블루투스 스피커는 그 반대에 해당한다. 

  캠브리지오디오 요요 S는 S, M, L로 짜여진 동사의 세 가지 요요 라인업 중 막내 격인 블루투스 스피커이다. 둘째 형인 요요 M이 두 덩이로 이루어진 스테레오 구성으로 블루투스 스피커임에도 책상파이 등 니어필드 환경에서의 활용을 고려하며 음질적인 면에 신경썼다면, 요요 S는 보다 휴대성에 치중하여 어디에서든 간편하게 음악을 들을 용도로 제작되었다. 요요 M은 용도에 있어 나름 개성이 분명하지만 요요 S는 다르다. 이미 시중에는 요요 S와 비슷한 컨셉의 제품이 넘치도록 출시되었다. 따라서 제품을 평가하는 데 보다 엄격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요요 S는 자그마한 카페 안, 혹은 피크닉 등 야외 활동에서 가볍게 음악을 즐기는 용도로 활용될 만한 제품이다. 너무 작지도 않고 그렇다고 들고 다니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크지도 않다. 67mm의 두께와 1.2kg의 무게는 여행을 떠날 때 백팩에 넣어가기에도 나쁘지 않은 사이즈이다. 이를 노린 것인지 동봉되는 아답터 역시 다양한 종류의 콘센트를 탈착식으로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른 요요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제품 상하부를 제외한 전면은 스코틀랜드의 마튼 밀스(Marton Mills)의 고급 패브릭이 둘러졌다. 패브릭 탈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제품을 들고 다닌다든지 혹은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야외에서 사용한다든지 등 요요 S의 활용 용도를 생각했을 때 유독 아프게 느껴진다. 옷처럼 뭐가 묻었다고 세탁기에 넣고 돌릴 수도 없으니 조심해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쫀쫀하게 짜여진 패브릭의 질감과 차분하게 한 톤 가라앉은 색감은 분명 요요 시리즈만의 매력 포인트임은 분명하다.


  요요 M과 마찬가지로 요요 S 역시 기능적으로는 굉장히 심플하다. 소스기와 블루투스 혹은 AUX 연결을 통해 수신된 음성 신호를 재생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제외하면 남은 것들 중 언급할 만한 부분은 스피커 통화 기능과 제스처 컨트롤 정도뿐이다. 최근 전용 어플 등을 통해 하나라도 많은 기능을 지원하려 애쓰는 다른 기기들과 비교하면 단촐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어차피 다른 기능들은 스마트폰 어플들을 통해서 얼마든지 실현 가능한 것들이다. 굳이 자체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더라도 그런 것들은 똑똑한 스마트폰에게 맡겨도 될 일이다. 사실 거의 유일한 기능인 제스처 컨트롤조차도 필자 입장에서는 리뷰를 진행하면서 한 번도 사용할 일이 없었다. 차라리 재생 버튼 하나만 상단 조작부에 추가해줬다면 더 편하게 사용했을 듯하다. 




  요요 S가 속한 체급은 이미 무수히 많은 경쟁자들이 출시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언가 본인만의 장점이 뚜렷해야만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능적으로는 내세울 게 없는 요요 S이기에 이제 믿을 구석은 음질밖에 없다. 비슷한 기기들 사이에서 요요 S의 음질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해볼 차례이다. 우선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이 정도 사이즈의 배터리 탑재 블루투스 스피커에게 본인 체급 이상의 음질 기준을 적용하려는 것은 욕심이다. 어디까지나 소형 블루투스 스피커가 내줄 수 있는 소리로서의 음질을 따져보는 것이 적절하다.

  50년 전통의 오디오 브랜드 캠브리지오디오답게 요요 S의 스피커 구성은 매우 알차다. 전면 좌우로는 풀레인지 드라이버가 각각 하나씩 위치했고 그 가운데 서브우퍼까지 배치되었다. 그리고 후면에는 고무 재질의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추가하여 부족할 수 있는 저역을 보강했다. 작은 사이즈로 인한 비좁은 인클로저 용적, 그리고 제한된 우퍼 사이즈로는 아무래도 충분한 양의 저역을 재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요요 S 만한 블루투스 스피커들 중 많은 제품들에게서 소리가 날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대체로 부족한 저역의 양감과 타격감 때문이다. 이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포트 혹은 패시브 라디에이터이다. 우퍼 외에 다른 드라이버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고 충분한 공간 확보가 어려운 이러한 제품에서는 포트보다는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패시브 라디에이터의 활용은 장단이 있다. 장점으로 부족한 저역이 보강된다면 단점은 그 저역이 조금은 풀어지고 느려지는 감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패시브 라디에이터를 활용할 때에는 이럴 얼마나 적절하게 조율하는가가 관건이다. 요요S는 액티브 우퍼가 실현하는 저역의 타격감과 패시브 라디에이터가 보충해주는 양감의 비율의 균형을 잘 맞추었다.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사용했을 때에도 충분한 볼륨 확보는 물론이고 어느 볼륨에서든 듣기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다. 볼륨을 올리더라도 소리가 찢어지지 않고 볼륨을 줄였을 때에도 저역만 쏙 허전해지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단순히 디자인 혹은 기능 위주의 브랜드와 차별되는 캠브리지오디오의 저력이 발휘된다.





  캠브리지오디오 요요 S는 음의 표현력이 부드러운 편에 속하는 블루투스 스피커이다. 만약 음상이 단단하게 맺히는 또랑또랑한 스타일의 소리를 선호한다면 다른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하지만 사이즈에 걸맞지 않는 적당한 무게감과 잘 맞춘 음역대 밸런스는 여느 블루투스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요요 S가 가지는 강점이다. 어디에서든 다른 일을 하면서 BGM 용도로 듣기에는 오히려 요요S 같은 소리가 더 유용하다. 이보다 음악에 집중하고 싶다면, 이제는 제대로 된 시스템 앞으로 달려갈 차례이다. 요요S는 카페 혹은 거실이나 서재 한 켠에 두고 언제든지 편안하게 음악을 들을 때 사용하기에 알맞다. 아, 아무리 배터리 내장형이라지만 야외에서는 사용하지 않겠다. 혹시라도 요 예쁜 녀석 옷에 때가 탄다면 내내 속이 쓰릴 것 같다. 



*왓하이파이 11-12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본문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www.cambridgeaudio.com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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