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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Jul 15. 2018

궁극의 사운드에 대한 새로운 표준을 정립하다

Magico M3



MAGICO M3


정으로 정직한 스피커를 만난다는 것은 정직한 정치가를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고, 그것이 오디오 업계의 냉혹한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지코의 M3는 정말로 정직한 스피커다. 실제로 M3가 재생하는 음악을 직접 들어보면 ‘정직한 스피커’라는 이 단순한 말 한마디에 얼마나 큰 패러다임의 변화가 깔려있는지를 여러분도 금방 알 수 있다.



Magico M3



 M3는 자사의 창립 10주년 기념작이자, 회사의 대표인 애론 울프가 매지코 브랜드에 대하여 가장 충성도 높은 유저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마음으로 50조만 만들어 내놓았던 한정판 에디션, M-Project(이하 M-Pro)를 기반으로 만든 신제품이다. 하지만 M3는 M-Pro 그 이상의 제품이다. 사실 M-Pro는 매지코의 ‘컨셉트 카’와 같은 모델로, 매지코 브랜드의 차세대 스피커를 만들어내기 위해 개발된 아이디어와 컨셉트를 현실화시키는 프로젝트였다. 매지코가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광고나 홍보는 다른 곳에서도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런 컨셉트 모델을 실제 양산용 제품으로 현실화시키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매지코는 지극히 예외가 되는, 그런 극소수 중 하나이다. M-Pro의 개발에서 얻은 연구 결과에서 다시 출발하여 M3라는 스피커가 탄생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첨단 기술의 지속적인 낙수 효과는 M3 이후에 다른 매지코 제품들로 확산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M3는 매지코의 새로운 M 시리즈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M 시리즈는 매지코라는 왕국에서 왕의 위치에 해당하는 Q 시리즈를 궁극적으로 은퇴시키고 새로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M-Pro에서 시작된 새로운 드라이브 유닛의 탄생


M-Pro가 매지코라는 브랜드에 가져온 변화의 대부분은 드라이브 유닛에 관한 이야기들이며 이는 긍정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M-Pro는 베릴륨과 다이아몬드 소재의 조합을 보여준 28mm MBD28 트위터를 도입한 최초의 스피커였다. 그리고 M-Pro는 미드레인지의 콘지 소재에 그래핀을 쓴 최초의 스피커였다. 이 두 가지 사실은 2세대 S 시리즈 스피커들(S mkII)의 핵심 기술이 되었고,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등급의 시리즈인 M3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M3는 153mm의 MAG6004RTC 그래핀 나노-텍 미드레인지 유닛 1개와 178mm MAG7012RTC 그래핀 나노-텍 베이스 드라이버 3개를 탑재했다.


이 드라이브 유닛들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트위터 종류 중에는 다이아몬드 트위터와 베릴륨 트위터가 있다. 다이아몬드가 코팅된 베릴륨 트위터를 만드는 것은 메탈과 쿠기용 밀가루 반죽을 합쳐서 합금을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시도다. 두 소재의 조합이 각 소재의 장점을 이끌어내 베릴륨의 착색없는 정직한 음색과 내구성을, 다이아몬드의 속도와 정밀함을 하나로 조합한 드라이버를 만든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다해도 오디오 세계에서는 그것이 ‘잘될 만한 것’으로 보지 않았다. 대다수 사람들은 ‘안 될 일’을 맞닥뜨리게 되면 몇 차례 시도해보다가 포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반인이라면 그렇겠지만, 매지코의 애론 울프는 포기하지 않았고 어떻게든 그것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끊임없는 시도하고 노력했으며 결국 원하는 것을 만들어냈다!


그래핀은 베릴륨-다이아몬드 트위터 보다 훨씬 더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인데, 딱 하나의 난제가 있었다. 현재로서는 이 새로운 신소재를 다루기가 엄청나게 어렵다는 점과 만든다 하더라도 상상 이상으로 비싸다는 것이다(그래핀은 불과 12년 전에 영국 맨체스터에서 세계 최초로 발명되어 노벨상을 받은 소재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는 그래핀을 스피커 유닛 소재로 사용하는 것 보다는 차라리 에르메스의 스카프를 스피커 진동판에 사용한 유닛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할 것이다. 하지만 매지코는 또 다시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 애론 울프라는 사람이기에…



알루미늄 그리고 카본. 캐비닛의 변신

하지만 지금은 M-Pro에 대한 내용의 상당 부분들을 잊게 되었다. 매지코의 스피커들은 알루미늄 판재로 가공되고, 스피커 내부에는 사람의 뼈와 척추에 해당하는 알루미늄으로 만든 공간 프레임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런데 매지코가 항상 알루미늄을 유일한 소재로 사용해 온 것은 아니다. 이들의 최초 모델은 순수 버치 합판 소재를 다층 레이어로 사용하기도 했었다. 다만 근래에 들어서는 줄곧 알루미늄만 사용해왔고 M-Pro를 내놓기 전까지는 대부분이 알루미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M-Pro 에 이어 M3가 등장했다. M-Pro 이후, 새 스피커들의 설계에 여전히 알루미늄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측면에 카본-파이버가 도입되었다. 이는 매지코가 예전처럼 오직 100% 알루미늄으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게 측면을 곡면화시킬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카본 파이버는 일정 수준의 댐핑을 더해준다. 기본적으로, 카본은 메인이 되는 알루미늄 코어의 좌우에 장착된 날개와 같은 형태로 장착되어, 그 자체로 알루미늄에 대응하는, 좋은 댐핑 소재로 동작한다. 그리고 스피커 내부 프레임을 조일 수 있는 나사가 스피커 뒷면에 설계되어, 정밀 토크 렌치로 내부 프레임의 지지 강도를 최적의 상태로 조여 스피커를 항상 타이트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스피커에는 기본적으로 4점 지지 스파이크가 제공되지만 옵션으로 삼발이 형태의 지지대와 3점 지지 기구물을 사용하면 M3 전면으로 노출되는, 더 큰 바닥 지지대가 설치되어 M3를 한층 안정되게 받쳐준다. 과거 Q 시리즈가 4점 지지와 이에 걸맞은 4개의 개별 아웃트리거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M3는 최적의 안정성을 위해 ‘3’ 이라는 매직 넘버를 사용했다.


삼발이 끝에는 ‘M-Pod’이라는 스파이크를 장착할 수 있다. 이는 매지코의 진동 억제와 댐핑 처리를 해주는 기구물인 Q-Pod 와 기능적으로 비슷한 악세서리다. 매지코의 Pod 시리즈 악세서리는 오디오 기기를 위한 로우-패스 필터 역할의 받침용 스파이크인데, M-Pod은 M3를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든 악세사리다. M-Pod는 스피커와는 별개의 제품으로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며 Q-Pod도 여전히 같은 악세서리로 카탈로그에는 존재하지만, M3에는 태생적으로 M-Pod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한다.


마찬가지로, M3 설계의 모든 면면들에는 여전히 그 어떤 타협 같은 것들이 전혀 없다. 크로스오버에는 고품위 부품들이 사용되었고, 필터 회로는 자체 개발한 독창적이며 매지코 고유의 회로인 Elliptical Symmetry Crossover 회로를 사용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것들은 하나도 없고 오히려 기본 사양들을 상향 표준화시켰다. 물론 스피커의 이러한 역량 발휘를 위해서는 이만한 가치에 어울리는 성능을 지닌 앰프와 소스 기기와 함께 사용되어야 한다. 실제로 이 스피커에게는 그렇게 해줄 만한 가치가 있다. M3를 싱글엔드 3극관 진공관 앰프에 물려서 들을 수도 있겠지만, M3는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 짝을 지어줄때 최고의 성능을 들려준다. 아마도 스피커에 M3가 있다면 시스템의 한쪽 끝에는 ‘컨스텔레이션 오디오’, ‘dCS’ 또는 ‘소울루션’ 같은 이름들이 있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야 매지코의 M3가 자신의 모든 성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테니 말이다. 매칭 기기들에 대해 상당히 비용을 아끼거나 또는 아주 작은 방에서 듣는 것은 맞지 않은 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비교적 오디오 경력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M3가 약점이 하나도 없는 소리라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수퍼맨으로 변신하기 전의 클라크 켄트나 다름없다. 클라크 보다는 수퍼맨으로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사운드 퀄리티

의학적인 용어 중에 ‘White Coat Syndrome(화이트 코트 신드롬)’ 이라는 말이 있다. 환자가 의사의 흰 가운을 보게 되면 평소 상태보다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특정 환경에서 긴장과 스트레스로 생체지표가 변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디오 리뷰에서는 ‘White Page Syndrome(화이트 페이지 신드롬)’ 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오디오를 듣고 리뷰를 쓰는 과정이 리스닝 테스트에 의해 타협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 말하자면, 듣는 데에 너무 빠져서 글은 뒷전으로 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일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 오직 오디오가 재생할 수 있는 수준의 소리를 뛰어넘은 제품을 만나게 되었을 때, 그런 제품을 리뷰할 때 생기는 일이다. 리뷰를 위해 매지코의 M3 앞에 앉아서 음악의 트랙을 바꿀 때마다 그 소감을 간략히 노트로 남기려고 했었다. 하지만 음악을 바꿀 때마다 소감을 적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더 많은 음악을 계속 바꾸어 듣기만하게 된 것이다. 이는 M3의 퀄리티가 어떤지를 보여주는 신호이다. 네번째 트랙 정도에 다다르니, 손에 쥔 펜은 노트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허공에 휘두르는 지휘봉이 되어 있었다. 이는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을 만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대체 얼마나 특별하다는 것인가? M3로 음악을 들으면 선택한 음악이 마치 매지코 M3를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사운드처럼 들리게 된다. 장점만을 들려주는 것처럼 말이다. 같은 스피커임에도 마치 그 스피커가 루트 레게 음악용 스피커, 궁극의 합창 음악 스피커, 최고의 소프트 재즈 클럽 스피커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누군가 당신의 앞에 매번 음악을 바꿀 때마다 그에 가장 잘 맞는 스피커로 바꿔준 것이거나 아니면 M3가 모든 것을 음악 본연의 모습으로 들려주는 능력이 뛰어난, 음악을 제대로 들려주는 스피커란 뜻이다.



이런 장점의 대부분은 고역부터 시작한다. M-Pro에서 스피커의 게임을 바꾸었던 트위터가 돌아왔고, 이번에는 그 수준이 M-Pro보다도 훨씬 더 좋아졌다. M3의 트위터는 박쥐나 들을 수 있는 초고역까지 재생할 수 있도록 대역이 확장되었다. 그리고 수퍼 정밀도를 재생하면서도 날카롭거나 귀를 시리게 하는 고역의 문제 같은 것도 하나도 없다. 실제로도 모든 음반들에서 그런 장점을 잘 알 수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그 특징을 가장 잘 보여준 것은 Anouar Brahim의 [The Astounding Eyes Of Rita] 중 ‘The Lover of Beiruit’ 을 들을 때였다. 분위기있는 이 곡은 항상 방을 꽉차게 매워주고 관중들을 기쁘게 만들지만 우드와 베이스 클라리넷 사이의 인터플레이 연주는 둘다 심오함을 느끼게 하고 절대적으로 음향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해준다. 트위터에 사용된 이종 소재의 조합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 곡 뿐만 아니라 M3에서 재생하는 다른 모든 음악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이 스피커가 들려주는 중고역의 끝은 개방감, 대역 확장 그리고 딱 알맞은 정도의 풍윤함과 무게감, 권위감이 훌륭하게 하나로 어우러져 있다.


여기 또 다른 테스트가 있다. 아주 깊은 저음과 강력한 다이내믹 변화를 지닌 녹음을 꽤 크게 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도우저 소리나 초저역 오르간 소리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소리를 틀어놓고 스피커에 다가서서 스피커 옆면에 손가락을 살짝 대어본다. 대부분의 스피커들의 경우(실제로 내가 시도했던 모든 스피커들이), 손가락 끝에서 어느 정도의 캐비닛 진동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공진이 심해서 캐비닛 진동이 너무도 강해서 손가락 대신 덜 민감한 손바닥을 대어봐도 쉽게 스피커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이 쿵쾅거리며 울리는 동안 마치 뼛속으로 진동을 전달하듯 음악의 움직임이 스피커 캐비닛의 진동으로 밀려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매지코 M3에서는 아니다. 전혀 없다. 도청 전문가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꽤나 세심하게 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면 동전을 M3 위에 세워놓고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상판이 곡선형이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음량에 상관없이 동전이 버티고 있을 것이다.



M3가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그 재생음에 디스토션이 하나도 묻어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디스토션이 있었다면 굳이 볼륨을 자꾸 올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편하게 소파에 기대고 앉아서 Daft Punk의 [Random Access Memories(columbia)] 중 ‘Georgio by Moroder’ 를 약간 크게 재생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점점 볼륨을 올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소리가 커진 것은 알아채지 못한다. 너무도 ‘깨끗하게 대음량’ 재생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음악을 켠지 얼마되지 않아서 금새 볼륨을 100dB 이상 올리게 되는데 그래도 소리가 크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게 된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의 상당 부분은 믿기 힘들 정도로, 쥐죽은듯 고요한 캐비닛에 있다. 여기 또 다른 테스트가 있다. 아주 깊은 저음과 강력한 다이내믹 변화를 지닌 녹음을 꽤 크게 트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불도우저 소리나 초저역 오르간 소리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소리를 틀어놓고 스피커에 다가서서 스피커 옆면에 손가락을 살짝 대어본다. 대부분의 스피커들의 경우(실제로 내가 시도했던 모든 스피커들이), 손가락 끝에서 어느 정도의 캐비닛 진동을 느끼게 된다. 때로는 공진이 심해서 캐비닛 진동이 너무도 강해서 손가락 대신 덜 민감한 손바닥을 대어봐도 쉽게 스피커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음악이 쿵쾅거리며 울리는 동안 마치 뼛속으로 진동을 전달하듯 음악의 움직임이 스피커 캐비닛의 진동으로 밀려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매지코 M3에서는 아니다. 전혀 없다. 도청 전문가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꽤나 세심하게 밸런스를 잡을 수 있다면 동전을 M3 위에 세워놓고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상판이 곡선형이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음량에 상관없이 동전이 버티고 있을 것이다.


인상 깊게 큰 소리로 재생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실 드라이버들이 장착된 캐비닛은 모든 볼륨 레벨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미묘한 진동도 내지 않는다. 귀가 터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의 대음량이든 아니면 속삭여서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음량이든, 그 어떤 재생 레벨에서도 M3의 음조는 바뀌지 않는다. 매지코 스피커들은 항상 어떤 볼륨 레벨에서도 일정한 사운드를 듣기 좋은 음으로 재생해주는 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항상 타협점이 있는데, 아주 늦은 밤에 작은 음량으로 들을 때, 매지코 스피커의 우퍼들은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다. 하지만 M3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이 스피커는 속삭일 정도의 미세음으로 들을 때 조차도 놀라운 소리를 들려준다. 모든 미묘한 텍스처들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대음량으로 들을 때에나 느낄 수 있는 뮤지션들 간의 인터플레이들을 작은 음량에서도 변함없이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인터플레이’에 대해서라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기 며칠 전에 녹음된 [King Curtis Live at Filmore West](ATKO) 보다 더 좋은 사례는 없을 것이다. 오프닝 트랙인 ‘Memphis Soul Stew’은 내가 애착을 갖고 듣는 곡이다. 라이브로 리스닝 데스크에서 일체의 가감없이 단순하게 다이렉트로 녹음한 이 곡은 상대적으로 쉽게 알아듣기 힘든(베이스 라인 같은 부분들) 도입부를 시작으로 풀 펑크 밴드 규모로 점차 커지면서 무대를 꽉 채운다. M3는 자기 만의 보폭으로 일렉트로닉스와 트랜스듀서가 쉽게 하나로 어우러지는 지점까지 사운드를 구축해간다. 분명 실제 원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현존하는, 가장 사실에 근접한 음을 만들어낸다.




맺음말

앞서도 언급했듯이, M3는 M-Pro 에서 진화되어 등장한 스피커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선택받은, 운좋은 50명의 사용자는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일까? 차이점은 간단하다. 초저역의 권위감에 차이가 있다. 밀폐형 설계와 3개의 178mm 드라이브 유닛들은 M3로 하여금 타이트하고 제대로 정렬된 저음을 쏟아내게 하지만 M-Pro는 그런 저음을 한 단계 더 낮은 옥타브의 저음까지 파내려간다. 10인치 페이퍼 콘 유닛에 웅웅거리는 위상 반전 포트로 설계된 스피커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M3에서 공기가 웅웅거리고 움직이는 것 같은 저음이 필요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더 세련되게 다듬어진, 메마르고 더 정밀한 제어가 이루어진 저음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그런 소리는 오히려 그런 붕붕거리도 두껍고 하나도 제어되지 못한 소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20Hz의 초저역까지 재생한다는 풀레인지성 스피커에 집착하는 사람이라면 M3의 최저 저음은 24Hz에 잡혀 있기 때문에 뭔가 저음이 조금 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더 깊기는 하지만 풀어지고 흐트러진 저음보다는 훨씬 정확하게 제어된, 정밀한 저음을 선호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우아한 중역과 힘들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고역 끝 그리고 더 낮은 저역 주파수까지 나오지만 정교하지 못하고 풀어진 저음 보다는 정교하고 정밀하게 제어된 저음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두가지를 한꺼번에 소화할 수는 없을까?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하다고 이야기해왔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저렴하게는 절대 구현이 되지 않는다. 이미 여기서 이야기하는 스피커는 1억원이 넘는 가격의 제품이니 만큼 ‘저렴하게는 안된다’라는 말은 꽤나 무거운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어느 정도’라는 말이 핵심이다. M3 스피커의 중역과 고역은 그 어떤 다른 스피커에서도 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소스 이미징, 정전형 스피커같은 명료도와 개방감 그리고 다이내믹형 스피커들의 에너지와 스케일이 모두 일정 수준 이상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달리 말하자면 현존 가능한 최고 중의 최고 사운드를 35Hz까지 선사해준다는 말이다.



M3와 보낸 시간은 모두 다 합쳐도 너무도 짧았지만 내게 아주 심오한 효과를 남겨주었다. 이것 하나를 듣고 나면 이제 이런 수준은 일상적 내지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느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명확했다. 이 스피커는 최근에 내가 리뷰한 스피커들 중 가장 중요한 스피커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맞다. 1억 원이라는 가격을 뛰어넘는 스피커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듣는 사람들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페라리 신모델이라고 강조하는 말이 대다수 일반들에게는 그것이 그다지 중요하다는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새로운 피아트가 훨씬 더 중요한 자동차로 여겨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매지코의 M3 같은 스피커는 오디오 산업 및 업계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태형으로 내리치는 것과 같은, 고문 같은 제품이다. 이 말은 이제 스피커들이 지금까지 가능한 최저 수준이라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낮은 디스토션 수치로 스피커를 만들어야 하고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제품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그런 새로운 수준의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은행 잔고 또한 깊이감을 지닌 사람들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새로운 퀄리티에 대한 표준 정립은 이제 육중한 가격표 부근에 존재하는 스피커들에게 또 다른 부담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신기술이 만들어낸 낙수 효과는 이제 매지코의 자체 제품들에 또는 매지코가 아닌 스피커들에게도 확산될 것이다. 다른 업체들은 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도전이지만 매지코에게는 M3가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가장 추천할 만한 가치를 지닌 스피커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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