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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Jun 04. 2019

크리스탈 케이블의 15주년 역사적 기념작 퓨처드림

CrystalCable Future Dream






네덜란드의 세계적 하이엔드 오디오 그룹인 인터내셔널 오디오 홀딩스(International Audio Holdings, 이하 IAH) 산하에는 유명한 2개의 케이블 브랜드가 있다. 하나는 실텍이며 다른 하나는 크리스털 케이블이다. 거창하게 그룹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본래 출발은 실텍 케이블에서 시작되었으며 실텍에서 만드는 일렉트로닉스인 스핑크스 오디오가 추가되었다가 실텍 내로 흡수되었고, 이후 크리스털 케이블이 등장하면서 실텍과 크리스털 케이블이라는 이름의 두 브랜드로 사업을 나눠 진행하고 둘을 합친 모체가 되는 그룹으로 만든 것이 IAH 이다.


남편이자 실텍의 대표 이드빈 판 리엔벨트, 아내이자 크리스탈케이블의 대표 가비 판 리엔벨트


IAH 산하의 브랜드로 소속되어 있는 크리스털 케이블은 여성 CEO인 가비 판 리엔벨트(이하 가비)가 이끄는 하이엔드 케이블 업체로 지난 2003년 처음 설립되었다. 가비는 본래 프로페셔널 콘서트 피아니스트였는데,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연주를 갖는 직업 특성 때문에 피아니스트의 경력을 접고 네덜란드에 정착한 뒤, 피아노를 가르치는 길을 걷게 되었다. 이때 학생으로 다니던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이후 그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그가 실텍의 대표인 이드빈 판 리엔벨트였다.


가비는 애초부터 오디오와 케이블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이후 케이블의 개발과 튜닝 그리고 케이블이 만들어내는 음질적 차이와 음악성 등을 경험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오디오 업계와 조우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편이 만드는 하이파이 하이엔드 케이블들과 달리 자신이 원하는 사운드와 음악에 맞는 케이블을 별도로 만들기 시작하면서 결국 ‘크리스털 케이블’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물론 크리스털 케이블의 원천적 설계 기술과 제작은 남편이자 실텍의 대표인 이드빈의 역할이 크다. 그는 기술적 그리고 제조 관련된 방향을 제시하고 아이디어를 내지만 실제 소리를 만들고 제품화시키는 것은 순전히 크리스털 케이블의 대표인 가비의 몫이다. 그런 이유로 크리스털 케이블의 형태, 디자인 그리고 사운드는 실텍의 그것들과는 전혀 다르다.




15주년을 기념하는 최고의 기념품, Future Dream


크리스털 케이블의 신작인 퓨처 드림(Future Dream)은 지난해 발표된 신제품으로 자사의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크리스털 케이블의 기념작답게 이 케이블의 가격은 3,0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의 케이블이다. 퓨처 드림 시리즈에는 스피커, 인터커넥트 그리고 파워 코드의 3가지 제품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모두 크리스털 케이블이 자랑하는 모노크리스털 실버(단결정 은) 소재에 실텍 케이블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실버-골드 합금 소재를 배합하여 케이블을 디자인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로 설계된다는 특징을 갖는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술이란 다음과 같다.


퓨처 드림의 기본 케이블 구조는 모노크리스털 소재의 은선이 핵심이다. 스피커 케이블에서는 순수한 솔리드 코어의 모노크리스털 실버 4가닥이 하나의 신호선 그룹을 이룬다. 기본이 되는 솔리드 코어 1개에는 캡튼 소재로 된 절연체가 외피로 감싸게 되며 그 위에 실버-골드 합금 소재로 된 직조 메쉬가 외부 신호 차폐층을 이룬다. 그리고 그 위에는 다시 테플론 소재의 절연체로 피복층이 형성되고 그 위에는 다시 2차 차폐막으로 모노크리스털 실버 소재의 직조 메쉬가 덧씌워 진다. 따라서, 솔리드 코어의 모노크리스털 실버 도체 위에는 총 2차례에 걸친 실버-골드 합금망과 모노크리스털 실버망이 2단계 차폐 처리를 하며, 중간중간에는 절연을 위해 캡튼 소재와 테플론 소재가 피복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최종 외피 마감으로 투명한 폴리에틸렌 소재의 외장 피복이 우리가 눈으로 보는 케이블의 겉모양을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퓨처 드림에는 한 가지 특별함이 더 추가되어 있다. 새로운 단자의 도입이다. 퓨처 드림 시리즈에 사용되는 스피커 단자, 인터커넥트 단자 그리고 파워 플러그와 IEC 단자 등은 모두 후루텍으로부터 공급받는다. 퓨처 드림에 새로 도입된 이 후루텍 단자는 현존하는 업계의 최고 단자라 불리우는 NCF 사양의 후루텍 단자들이다. 게다가 이번 퓨처 드림을 위해 크리스털 케이블을 위해 별도 디자인으로 제작되는 단자들로 대단히 높은 고급스러움과 후루텍 NCF 단자 퀄리티에 걸맞은 최고의 신호 전송 및 하이엔드 사운드를 들려준다고 한다. 실제로 본 단자의 만듦새와 하우징 부위의 고급스러움 그리고 각인된 캐릭터 등은 퓨처 드림 케이블의 가격이나 퀄리티에 대한 정당성을 충분히 부여하고도 남는다.


마지막으로 퓨처 드림에 얽힌 또 하나의 스토리가 있다. 작년에 출시된 퓨처 드림은 크리스털 케이블의 창립 15주년 기념작으로, 전직 피아니스트였던 가비의 특별한 이벤트가 더해져 있다. 퓨처 드림의 출시와 함께 퓨처 드림 펀드라는 별도의 기부 이벤트를 시작했다. 누구나 기부가 가능한 퓨처 드림 펀드는 사회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음악과 악기를 가르치기 위한 비용 자금 모금 이벤트이다.


본래는 네덜란드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리오케스트’ 라는 악기 구입 및 음악 교육을 위한 재단을 돕는 취지로 크리스털 케이블이 별도로 오픈한 모금 이벤트이다. 퓨처 드림이라는 별도의 온라인 페이지를 만들어 누구가 쉽게 소액 기부를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15주년 한정판인 퓨처 드림 케이브의 매출에서 얻는 수익의 일부를 퓨처 드림 펀드에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피아니스트였던 가비가 생각하는 음악과 사회적 봉사에 대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매지코의 M3 스피커와 스위스 CH의 L1/M1 프리/파워 앰프를 사용했다. 이전에도 크리스털 케이블의 제품을 일부 경험한 적이 있긴 했지만 1,000 만원이 넘는 고가의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텍의 고가 케이블들은 익히 들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크리스털 케이블에 대한 예상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생긴 외모적 풍모와 모노크리스털에 솔리드 실버 코어 그리고 실텍이라는 아군을 옆에 둔 회사 제품이라는 선입견은 굉장히 투명하고 얇고 매끈하며 중고역의 화려함과 스피드가 엄청난 하이엔드 케이블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퓨처 드림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실버 소재 특유의 차가움보다는 적절한 온도감의 따뜻하고 포근한 톤이 앞서고, 질감 또한 냉철한 매끈함 대신 벨벳같은 실키한 부드러움이 앞선다. 흔히 하이엔드 케이블로 바꾸면 디테일, 해상력 같은 것들이 뛰어난 경험을 선사하지만, 퓨처 드림은 높은 온도감을 수반한 유려한 음악성 같은 단어들이 먼저 튀어나오는 제품이다.


로렌조 가토가 연주한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9번>을 들어 보면 이러한 특징은 잘 알 수 있다. 바이올린의 톤이 매우 진하고 부드럽게 재현되는데, 높은 에너지가 실린 바이올린의 연주는 디지털적인 자극감이나 전기적 색채가 없는 아날로그적인 현악의 색채와 질감이 대단히 강렬해진다. 뒤에 배치된 피아노의 연주와 울림도 마찬가지로 임펄스적 타건와 해상력이 높은 차가운 피아노보다는 따뜻하고 목질감의 펠트를 두들기는 피아노 사운드로 재현된다.








아날로그적이며 온도감이 높다고 해서 해상력이 떨어지거나 둔중한 빈티지같은 사운드가 되지는 않는다. 여전히 사운드스테이지는 투명하고 입체적이며, 무대의 스케일과 앞 뒤 깊이감 또한 충분히 깊다. 에이지 오우와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을 들어 보면 무대의 좌우 폭과 앞뒤 거리가 갖는 스테이징은 충분히 입체적이며 깊다. 현악기, 관악기 등 개별 악기군은 모두 하나의 레이어로 하나하나 구분되어 들리며 악기 주변에는 넉넉한 공기적 흐름이 살아있다. 디테일과 입체감 모두 하이엔드 케이블이 갖는 장점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얀 가바렉과 힐리어드 앙상블이 내놓은 재즈와 고대 성가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Officium>을 들어보면 퓨처 드림의 장점이 가장 복합적으로 잘 나타난다. ECM의 녹음 답게 이 음반은 투명하고 잔향감이 잘 살아있는 입체적이며 투명한 유리창으로 섹소폰과 성악 앙상블을 경험하게 해준다. 퓨처 드림 케이블로 듣는 이 음반에서는 차가운 섹소폰의 울림대신에 섹소폰적인 질감과 톤은 잘 살아있지만 차가운 냉철함 대신 입체적인 아날로그적 울림이 느껴지는 투명한 소리로 재생된다. 보컬 앙상블의 몽환적이면서도 풍부한 하모닉스가 실린 보컬들은 매끄럽고 인간적 면모가 살아있는 울림으로 흔히 ECM 음반에서 디지털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중고역의 디테일들이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울림으로 멋지게 재생되었다.




정리


퓨처 드림 케이블은 새로운 하이브리드 기법으로 제작된 크리스털 케이블의 15주년을 기념하는 애니버서리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이름과 에디션에 걸맞은 하이엔드 케이블로서 크리스털 케이블 특유의 심미적 디자인 그리고 유려하면서도 항상 균일한 음악적 사운드를 선사한다. 흔히 고가의 하이엔드 케이블이 자칫 잊고 지나칠 수 있는 아날로그적 색채, 유려한 음악성이라는 요소를 살려 놓음으로써 전혀 중고역 위주로 치우치지 않고 전대역에 걸쳐 균일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도 이 케이블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장점 중 하나이다.


게다가 지금까지 이 케이블에 대해 실텍이라는 이미지를 투영시켜 평가하는 의견들도 없지 않았지만, 퓨처 드림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크리스털 케이블이 무엇인지, 어떤 소리를 추구하는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음악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피아니스트인 제작자가 어떤 의도로 이 케이블 회사를 설립했는지와 그녀가 목표로 하는 오디오의 사운드가 무엇인지를 듣는 순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실텍의 사운드와는 전혀 다른, 크리스털 케이블 만의 유려함과 따스함으로 음악을 가장 음악적으로 들려주는 하이엔드 사운드이자 하이엔드 케이블이다.

물론 이 케이블은 저렴함과는 거리가 멀다. 모노크리스털의 솔리드코어 실버라는 소재 자체가 일반 동선류와는 차이가 크고, 최종 제품화에 이르까지 도입된 실버-골드 차폐 처리와 캡톤과 테플론 그리고 후루텍의 NCF 단자를 크리스털 케이블 전용으로 커스텀 버전으로 만드는 등의 세부적인 공을 들인 흔적까지 감안하면 저렴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그 가격적 가치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 뛰어난 만듦새와 높은 음악적 가치까지 감안하면 15주년이라는 크리스털 케이블의 역사적 기념작으로 충분히 그 가격에 맞는 가치를 지닌 최고의 하이엔드 케이블이라 할 수 있다. 유려함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찾는 하이엔드 오디오파일이라면 반드시 경험해야 할 크리스털 케이블의 역작이다.



문의


소리샵 www.sorishop.com , 02-3446-7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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