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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Jun 27. 2019

어떤 인테리어에도 잘맞는  감성 오디오 루악 R5

Ruark Audio R5



다재다능한 사운드에 우아한 영국풍의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음악의 감동




루악오디오 R5


세계적인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대명사, 영국의 루악오디오(Ruark Audio)가 레퍼런스 시리즈에 다섯번째 가족을 만들었다. 신작 R5는 이들의 역대 최고 가성비의 퍼포먼스 그리고 확 달라진 사운드로 생활 속의 음악 감상 기준을 완전히 바꾸었다. R7 처럼 말이다.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다 보면 이어폰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한계점을 경험하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오디오 시스템으로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고 픈 욕구가 자연스럽게 솟구치게 된다. 과거에는 널찍한 전축 또는 작은 미니 컴포넌트가 LP와 CD를 재생하여 음악적 감동을 주었다면 오늘날에는 스트리밍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음악에 대한 소비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자연스럽게 오디오는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라 하나의 상자로 된 일체형 원박스 하이파이 시스템이 곧 오늘날의 오디오가 되어 버렸다.


원박스의 개념으로 보면 블루투스 스피커,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팟/아이폰의 도킹 스피커들이 있지만 이제 그런 것들은 모두 옛 이야기이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양한 네트워킹 재생 거기에 블루투스는 기본이며 심지어 아날로그 문화의 역습으로 되살아난 LP까지 소화해 주어야 ‘진정한 오늘날의 오디오(!)’라 부를 수 있다. 아날로그, 디지털, 스트리밍, 와이어리스, 이더넷 같은 단어는 모두 서로 대칭되는 개념이지만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은 컨버전스의 세계에 올라온 제품이 있다면 지금 바로 지갑을 열어도 좋은 최고의 오디오 시스템인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가장 빨리 캐치하고 완벽한 대응으로 등장한 영국의 루악오디오는 5세대 모델로 이제 모든 이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오디오 시스템으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장 점령에 나섰다. 바로 R5가 그 주인공이다.




유니언 잭의 브리티시 하이파이의 대명사, 루악오디오



런던 인근 에식스 지역에서 시작된 루악오디오는 설립된 지 40년을 앞 둔, 브리티시 하이파이 역사에 빛나는 유서 깊은 브랜드다. 이들은 커다란 스피커와 턴테이블 그리고 열이 펄펄 나는 앰프가 곧 오디오였던 70-80년대에 ‘루악 어쿠스틱스’라는 회사명으로 스테레오 스피커를 내놓으며 하이파이 시장에 등장했다. 브리티시 하이파이 스피커의 대명사로 불리던 루악 어쿠스틱은 한 때 울트라 하이엔드 스피커인 ‘엑스칼리버’라는 외제차 한 대 값은 우습게 만들던 초고가의 하이엔드 스피커를 만들었으며, 돌비 디지털과 DTS의 홈시어터 시대에는 7.1/5.1채널용 홈 서라운드 스피커 시스템도 만들었다.

하지만 2005년 이후, 스테레오나 홈시어터의 급격한 퇴보와 MP3 및 아이팟 같은 멀티미디어가 새로운 오디오가 되는 시대가 되자 과감히 회사의 방향을 바꾸었다. 창업주의 아들이자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앨런 루크(Alan O'Rourke)는 ‘비타 오디오(Vita Audio)’라는 이름의 아이폰 도킹 기반의 일체형 올인원 오디오 시스템을 내놓았다. 이들의 신개념 오디오는 기존의 아이팟 도킹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고풍스러운면서도 영국적인 댄디함을 갖춘 디자인으로 시각적 차별화에 성공을 거두었다. 그 속 담긴 스피커와 앰프 등의 오디오 기술은 중저가 기기들의 저렴한 음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전통적인 고음질의 하이파이 사운드로 비약적인 사운드 퀄리티의 차별화를 통해 시장을 휩쓸게 되었다.



이후 앨런은 회사의 사명을 루악 어쿠스틱스에서 ‘루악오디오(RuarkAudio)'라는 이름으로 바꾸며 스테레오 및 홈시어터 스피커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비타 오디오를 흡수 통합한 이들의 새로운 회사인 루악오디오(이하 루악)는 본격적인 올인원 일체형 하이파이 시스템의 개발에 전력투구했다. 첫 작품인 R4, R2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는 전 세계에 수 많은 유사 디자인의 복제품들의 난립을 가져왔다. 하지만 루악은 기존 모델을 버리거나 바꾸지 않고, 오히려 mk2, mk3 같은 업그레이드 모델로 기능적, 성능적 진화라는 정공법를 통해 카피품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매번 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스트리밍과 네트워킹 기능의 오디오 기술과 하이파이 사운드 개선은 루악이 업계의 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하는 결과를 안겨준 것이다.


전통과 진화 사이에서 사투를 벌이는 루악의 노력은 스마트폰과 TV의 사운드를 단순히 크게 들려주기만 하던 중저가 오디오들을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사운드로 만들어주는 본격적인 오디오 시스템으로 진화시켰다. 이후 등장한 플래그십 모델, R7은 올인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본격적인 하이엔드급 오디오 시스템으로 격상시키며 일체형 오디오 시장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었다. 이 분야의 새로운 벤치마크이자 레퍼런스가 등장한 것이다. 이 플래그십 올인원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은 지난해 mk3로 완전한 변신을 통해 가장 영국적인 디자인이면서 이와 동시에 가장 현대적인 HD급 음원에 걸맞은 고음질 사운드 장치로 눈과 귀에 대대적인 변신을 보여주었다.




플래그십의 퀄리티에 베스트셀러의 가격을 입힌 R5


하지만 플래그십 R7과 루악의 베스트셀러인 R4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가격적 거리감이 존재했다. 100만원대 중간에 머무른 R4는 이들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링 모델이지만 좀 더 좋은 오디오를 원하면 루악의 다음 선택은 R7 뿐이었다. 문제는 R7은 한 단계 위가 아니라 적어도 세 단계 이상 뛰어 올라야 구입이 가능한 500만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루악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성공적인 R7의 대대적인 다운사이징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년여에 걸친 개발 끝에 올해 초 공개한 최신작이 바로 ‘R5’ 이다. 의도한 바 인지는 모르겠지만, R5는 루악의 R 시리즈 중 다섯 번째 모델이며, R4의 상위 모델이자 R7의 동생으로 둘 사이의 간격을 채워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신작 R5는 R4에서 사소한 개선으로 조금 더 비싸게 만든 모델이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제품의 출발지는 플래그십인 하이엔드 모델 R7 이다. 전체적인 외형 디자인과 탑재된 오디오 회로, 기능 모두 R7의 모든 것을 그대로 차용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회로는 이 회사의 최신 제품답게 오히려 R7을 능가할 만한 다기능으로, 가장 최첨단의 디지털 뮤직 플레이백의 뛰어난 기능성을 자랑한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R7의 절반에 불과하여, R4 보다 약간 더 비싼, 한 발짝도 아닌 반 발짝 정도 위에 있는 매력적인 가격 대비 성능을 보여주며, 절대적인 성능마저도 R7에 준하는 놀라운 사운드 퀄리티를 자랑하게 되었다. 이제 이 놀라운 올인원 하이파이 시스템인 R5의 능력에 대해 살펴보자.


앞에서부터 R7 MK3, R5, MRX



레트로풍의 카미라 패브릭 그리고 우아한 디자인


R5의 코스메틱 디자인은 루악의 R 시리즈 전체의 흐름을 유지한 우아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하지만 가장 최신예 R 시리즈의 신제품이지만 전체 분위기는 레트로풍의 색을 입혔다. 앞서 언급했듯이 R5는 플래그십 R7의 디자인을 그대로 물려받은 모델인 만큼, 외형적인 생김새 또한 R7의 디자인 감각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R7의 최신형인 R7 mk3는 전작들과 달리 전면 패널의 컨트롤 노브들을 모두 정리하고 패브릭 소재로 전면을 채우며 레트로풍의 브리티시 하이파이 스피커 또는 빈티지 오디오적인 이미지를 매우 우아하고 고급스럽게 풀어냈다. R5도 그러한 R7 mk3의 럭셔리 빈티지풍의 감각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루악은 R5의 디자인에 영국의 유명한 패브릭 전문 업체인 카미라(Camira)의 그레이톤의 패브릭 소재인 리드 그레이(Lead Grey) 패브릭를 선택하여 전면 패널이자 그릴로 얼굴을 디자인했다. 카미라는 영국 퀸즈 어워드에 빛나는 럭셔리 패브릭 디자인 및 원단 제작 업체로 유명한데, 루악의 대표인 앨런은 카미라와 다양한 디자인 협업을 통해 R5에 튀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레트로풍의 고풍스런 이미지를 선사하는 무채색의 패브릭 디자인을 완성해넣을 수 있었다.



한편 마감은 과거 다양한 색상과 마감을 제공하던 것과 달리 R5는 월넛 원목 마감과 매트 그레이드 래커 마감 2가지만을 제공한다. 이는 R7과 똑같은 패밀리 컬러로 맞추기 위함과 동시에 수 년에 걸친 소비자의 니즈를 분석해서 얻은, 가장 루악다운 컬러이자 마감을 찾아낸 결과물이다(개인적으로도 주변에 많은 지인들이 루악의 제품을 쓰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선택이 모두 월넛 마감이었다).


한편 크기는 폭 52cm, 높이 14.2cm로 R4의 폭 44cm 보다 훨씬 넓어졌고 높이는 R4의 14cm 보다 2mm 정도 높아졌다. 길쭉하기만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안길이가 R4의 25cm 보다 훨씬 더 깊어진 30cm의 뎁스를 지닌 것이 R5이다. 폭으로는 R7의 절반 수준이지만 안길이는 R7의 42cm 보다 30% 정도 줄어든 디자인으로 디자인적인 균형은 R7과 R4 사이에서 적절한 크기로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디자인에 있어서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은 루악의 전매 특허인 다이얼 형태의 리모컨인 ‘로토다이얼(RotoDial)’ 이다. 초기 R 시리즈에서 개발된 로토다이얼은 사용자 편의성과 다기능을 넣은 루악의 전용 기기 컨트롤러로, 기기 자체의 컨트롤 버튼이자 리모컨으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후 등장한 모델에서는 아예 리모컨은 로토다이얼 리모컨으로 제공되고, 제품 상판에는 동일한 컨트롤러가 그대로 설계되어 편리하게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로토다이얼 리모컨은 RF 방식의 컨트롤러라서 적외선 리모컨과 달리, 굳이 기기를 향해 빔을 쏘듯 리모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어디서나 그냥 버튼을 누르고 볼륨을 돌려도 R5가 완벽하게 이해하고 동작에 반응한다.



첨단 디지털과 레트로 아날로그를 모두 커버하는 기술적 진화


R5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루악이 내놓은 가장 신세대 제품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디지털 부분에 있어서는 플래그십인 R7 마저 능가하는 다기능성을 자랑한다. 기본적으로 R5는 R7의 플랫폼 위에 훨씬 더 새로운 버전의 하드웨어와 펌웨어를 사용하여 맏형으로부터 진화에 성공했다. 그 핵심은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포티파이의 Spotify Connect 기능을 자랑하는 R7에서 한 발 더 나아가, R5는 아마존 뮤직, 디저(Deezer) 그리고 타이달(Tidal)의 무손실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새롭게 지원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DLNA로 동작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 기능은 비약적으로 높아진 안정성을 자랑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벅스 뮤직 같은 앱에서도 안정적인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DLNA의 뮤직 서버들과도 유기적인 연동으로 하이파이 네트워크 플레이어로서의 제 역할도 완벽히 소화해낸다.



또한 R7과 마찬가지로 블루투스에서도 aptX HD를 지원하고 있다. 타사의 mp3급 음질보다도 훨씬 뛰어난 aptX 사운드를 기본 재생으로 지원할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임에도 R4와 같은 16비트급의 aptX가 아닌, R7과 같은 24비트의 HD 사운드를 재생하는 aptX HD로 R7과 똑같은 고음질 HD 음원 재생을 제공한다.


아무리 디지털 스트리밍 기능이 뛰어나다 해도 R5의 중요한 디지털 재생 능력 중 하나는 역시 CD 재생이다. R4 이상 모델에서만 제공되는 CD 드라이브가 R5에서도 여전히 제공되는데, R5에서는 ‘멀티 포맷 CD 재생’ 기능을 탑재시켜 CD에 AAC나 MP3 또는 FLAC이나 WAV 같은 파일을 담어 집어 넣어도 마치 일반 CD인 것처럼, 음악 CD와 동일한 CD 재생을 지원한다. 이는 R5의 미디어 재생 엔진 덕분이다. R5 뒷면에는 USB 입력 단자가 있어서 USB 메모리에 각종 음악 파일을 담아서 꽂아주면, CD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포맷의 음악 파일을 원하는 대로 재생할 수 있게 해준다.



R5의 또 다른 특징이자 장점은 아날로그 LP 재생이다. R5에는 아날로그 턴테이블 연결이 가능한 포노 입력이 기본 설계가 되어있다. MM 카트리지를 지원하는 R5의 아날로그 포노 입력은 별도의 포노 EQ 내지는 포노 프리앰프 없이, 턴테이블을 그대로 R5에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아날로그 LP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순수한 아날로그 회로로 꾸며진 R5의 포노 입력은 초심자라도 간단히 턴테이블을 연결하고, 다양한 LP 음반들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다시 부활한 아날로그의 유행도, 첨단 스트리밍 서비스도 그리고 블루투스로 24비트 음원까지도, R5 하나면 모두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디오 퍼포먼스 강화에 성공한 새로운 오디오 회로


스트리밍과 확대와 LP 재생 만큼이나 R5의 진화에 중요한 부분은 바로 오디오 회로의 고급화이다. R5는 R7을 기본 베이스로 설계한 만큼, 내부에 사용된 스피커 유닛들과 앰프 회로 및 DAC 등의 디지털 회로 플랫폼도 R7의 그것들을 그대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소리 재생의 핵심이 되는 스피커와 앰프 부분은 R7 mk3에서 도입한 회로를 그대로 유지하였으며, 스피커 유닛 또한 같은 소재로 설계한 신개발 유닛을 도입했다.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같은 엔진, 같은 트랜스미션, 같은 타이어 등을 동일하게 사용한 것이다. 다만, 물량 투입의 양적인 조절로 전체 출력이 다소 줄었을 뿐, 질적인 성능을 똑같은 셈이다.


R5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파워 앰프는 Class AB 방식의 아날로그 앰프 회로로 R7의 그것과 동일하다. 다만, 크기가 큰 R7의 경우 앰프 모듈이 더 많기 때문에 160W의 출력을 내지만 R5는 크기가 축소된 만큼 90W의 출력을 낸다는 양적인 차이가 있을 뿐이다. 하지만 출력은 소리의 크기를 나타낼 뿐, 음질을 평가하는 척도는 못된다. 역시 차로 비유하자면 마력 스펙과 같은 셈이다. 큰 힘을 자랑하는 차를 원한다면 승용차가 아니라 대형 트럭을 타야 하는 것과 똑같다. 중요한 것은 힘의 크기가 아니라, 적재적소의 힘과 스피드를 낼 수 있는 토크가 중요한 것처럼 출력은 공간 규모에 따른 재생 음량의 크기 차이를 나타낼 뿐이다. 즉, R5의 음질은 R7과 거의 같고, 다만 차이가 있다면 R7은 훨씬 더 큰 공간에서도 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또한 R5의 새로운 스피커 유닛은 R7 mk3에서 사용된 스피커 유닛들을 위에 새로운 모터(자석) 시스템을 도입하여 음질 개선을 시도했다. 보다 강력한 모터가 장착된 R5의 스피커들은 R7에 비해 앰프의 출력을 적어졌지만, 작은 몸체임에도 상급기에 준하는 하이 퀄리티의 음질과 파워를 충분히 쏟아낼 수 있도록 질적인 그리고 에너지적인 충전이 이루어져 있다. 덕분에 90W의 파워 앰프로도 R7 못지 않은 파괴력과 에너지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R5 바닥에 설계된 5.25인치의 서브우퍼는 적지 않은 공간에서도 충분한 에너지가 실린, 임팩트한 저음을 구사하여 높은 타격감과 힘이 실린 탄탄한 저음을 들려준다.




비약적인 진화를 이룬 앱, 루악 링크(Ruark Link)


R5의 마지막 장점은 기기가 아닌 소프트웨어이다. 바로 루악 링크다. 루악 링크는 신세대 루악(R7 mk3, R5, R2 mk3 그리고 MrX) 기기들을 컨트롤하고 음악 재생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전용 앱이다.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제공되는 이 앱은 과거 루악 기기들이 쓰던 언독 같은 앱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막강한 기능과 기기 컨트롤 능력을 보여준다.


Ruark Link 앱 (iOS / Android)


일단 앞서 소개한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루악 링크 내에서 직접 즐길 수 있게 해주며,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다양한 뮤직 서버에 접속해서 음악을 즐기거나, 스마트폰 내에 저장된 음악들도 와이파이를 통해 R5에서 무손실로 원본 재생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뿐만 아니라, R5 뒷면에 꽂아 놓은 USB 메모리의 다양한 음악들도 쉽게 검색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며, R5의 음질을 컨트롤하는 EQ를 비롯한 여러 기능들을 리모컨 없이 앱 상에서 모두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게 해준다. 심지어 각 방마다 각기 다른 루악 기기들로 음악을 즐기는 멀티 룸 기능도 루악 링크 하나로 모두 해결된다.



사운드 퀄리티


흔히 원박스 일체형 오디오 기기들은 크게 두 가지의 고질적 음질 문제에 빠져있다. 크기가 작은 제품들은 지나치게 부풀린 목소리 재생만 있을 뿐, 낮은 저음의 부족과 높은 고음이 사라져 버린다. 가수 목소리가 대부분인 가요나 보컬 위주의 팝 녹음들에서는 이런 작고 싼 스피커나 비싼 스피커나 별 차이가 없는 듯 들린다. 하지만, 악기수가 많거나 다양한 일렉트릭 효과음들이 들어간 가요나 팝 음악으로 바꾸면 여지없이 라디오처럼 좁은 재생 대역의 한계를 드러낸다. 전체적인 주파수의 분포가 다이아몬드 형태로 목소리가 나오는 중역만 넉넉할 뿐, 위 아래의 다른 소리들은 모두 잘려나간 것이다.



이와 달리 크기가 큰 일체형 스피커들은 크기를 자랑하듯 지나치게 저음만 쏟아 넣은 나머지 어떤 음악을 틀어도 저음이 과하게 붕붕거리는 저역 과다 현상을 들려준다. 이는 음악 전체가 혼탁한 저음의 양감 속에 빠져버려 목소리의 명료함이나 악기들의 다양한 디테일이 저역 속에 파묻혀 사라져버린다. 마치 저음의 안개 속에서 목소리나 악기 찾기 식의 음악 감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서 저음부터 고음까지 사운드 밸런스가 삼각형 형태가 되어 과도한 저음만 남아있을 뿐, 음악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R5의 음질적 차별화는 여기에서 시작한다. R7을 다운사이징한 제품이지만, 저역의 하한 주파수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내려가는데 절대 과도하게 부풀린 양감이나 DSP로 뻥튀기 시킨 저음 같은 술수는 하나도 쓰지 않았다. 덕분에 저음은 매우 깨끗하고 흐트러짐 없이 타이트하여 드럼이나 베이스의 연주들이 둔탁하거나 둔중해지지 않고 또렷하고 힘찬 에너지의 명쾌한 리듬감으로 재생된다.




고역 또한 마찬가지다. R7 mk3와 비교해도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쿨앤 클리어에 가까운 높은 고역의 디테일 재생도 전혀 문제없이 소화해낸다. 물론 저음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안정된 질적, 양적 밸런스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고역이 파묻히거나 사라지지 않고 또렷하게 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저역과 고역의 명료함과 존재감을 멋진 밸런스로 유기적인 사운드로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보컬의 목소리인 중역대의 사운드는 대단히 깨끗하고 선명해질 수 밖에 없다. 높은 정보량을 동반한 튼실한 중역의 단단한 사운드는 R5의 전체 사운드 밸런스가 다이아몬드 형태이거나 또는 삼각형 형태로 밸런스가 깨져 있는 타사의 일체형 스피커들과 달리 정사각형의 가장 안정된 사운드 밸런스로 가장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하이파이적 쾌감을 선사한다. 일체형 원박스 하이파이 시스템임에도 웬만한 분리형 오디오 못지 않은 오디오적 사운드 퀄리티를 한 방에 해결해준다.


나르샤가 부른 ‘I'm in Love' 같은 기타 반주에 보컬만 담겨있는 단조로운 녹음에서는 R5의 단단한 보컬 톤과 명료한 고역 덕분에 또렷한 기타 사운드가 살아난다. 다른 스피커들처럼 나르샤의 목소리만 들리거나 쨍쨍거리고 굉굉거리는 기타 소리가 아니라, 정성하가 연주한 매끄럽고 분위기있는 기타 연주가 나르샤 보컬의 작은 리버브와 함께 선명한 울림으로 재생된다. 특히 초반부와 후반부에 한 차례씩 보컬의 잔향 효과를 걷어낸 녹음의 장난까지도 R5는 명쾌하게 잡아내는 즐거운 음향적 재미마저 선사한다.






나르샤 보다는 재생이 훨씬 어려운, 영국의 젊은 싱어송 아티스트, 프레야 라이딩스(Freja Ridings)의 ‘Lost without you’ 같은 곡을 들어보면 R5의 넓은 음향 재생 대역의 성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나르샤보다는 훨씬 낮은, 중저음에 무게 중심을 둔 프레야의 보컬은 매우 허스키하다. 게다가 반주로 사용되는 피아노 녹음이나 일렉트릭 악기의 효과음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둔중한 톤을 낮게 깊은 대역에 깔아 놓았다. 흔히 크기만 하고 저음만 쏟아지는 일체형 스피커로 들으면 웅웅거리며 둔탁한 보컬의 쇳소리와 피아노인지 뭔지 모를 낮은 주파수의 건반 터치음으로 거칠고 답답한 소리에 음악을 제대로 듣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R5는 분리형 하이파이 시스템처럼, 그런 혼탁하고 뿌연 사운드의 문제점을 일거에 걷어내고 투명한 유리창으로 음악을 바라보게 해준다. 약간 거친 듯한 허스키의 보컬은 여성 특유의 낮은 톤으로 또렷하게 발음과 멜로디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며, 배경에 깔리는 키보드와 전자 악기 효과음들은 각기 다른 음색으로 분리되며, 리듬과 멜로디를 안정적으로 뒷 배경에서 보컬을 받치며 제 소리를 낸다. 그 어디에도 둔중하고 둔탁하며 소리의 엣지감이 하나도 없는 안개 속의 외침같은 사운드를 R5에서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어려운 녹음에서도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뛰어난 음악성의 하이파이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카라얀이 베를린 필하모니와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같은 대편성 교향악을 들어본다. 사실 일체형 스피커들에게 이런 녹음은 쉽지 않다. 애초부터 2개의 스피커로 좌우 분리를 시킨 널찍한 스테레오 이미징 재생이 필수이기 때문에 한 덩어리의 스피커에서는 모든 것이 가운데로 몰려있으니 제대로 된 ‘사운드스테이지’라는 용어를 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R5는 의외로 놀라운 성능을 눈 앞에 그려낸다. 물론 2개의 하이파이 스피커와 삼각형 구도의 배치로 즐기는 3D적인 사운드스테이지는 아니지만, 일체형 스피커로서 놀라울 정도로 넓은 사운드스테이지를 기기 앞에 널찍하게 그려 놓는다. 묘하게(?) 형성되는 무대 위와 무대 전후의 입체감은 R5의 놀라운 재능을 알 수 있게 하며, 그 속에서 벌어지는 현과 관 그리고 팀파니 등의 다양한 악기들의 향연은 웬만한 분리형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못지 않은, 훌륭한 하이파이 어조의 사운드를 선사해준다. 중고역의 바이올린을 기준으로 낮은 현인 첼로와 콘트라베이스의 울림도 명료하게 찾아 들려주고, 트럼펫 같은 금관 악기의 강렬한 에너지도 시원스럽게 분출시켜낸다. 재생 중 한가지 팁을 알려드린다면, R5 내에는 3D 사운드라는 옵션이 있는데 거실 같은 넓은 공간이 아닌 좁은 방이나 작은 침실이라면 이 3D 효과의 기능이 좀 더 입체감있는, 울림 좋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하지만, 평수 넓은 아파트의 거실이라면 3D 효과는 끄고 있는 그대로 큰 볼륨으로 재생하면 더 충실도 높은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R4 와 R5, 최고의 선택은?


마지막으로 자체 청백전의 시간이다. 루악 최고의 히트작인 R4를 R5와 비교한다면 과연 진정한 최고의 가성비와 성능의 제품은 무엇일까? 글쓰는 본인도 R4를 18개월 넘게 사용해 온 루악의 유저라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R4의 사용자들에게는 아쉬운 이야기지만, R5는 R4의 성능을 최소 3~4배 이상의 성능을 들려준다. 한마디로 R4는 R5의 적수가 못된다는 말이다. 그것이 싸든 비싸든, 가성비의 기준으로 보든, 모든 면에서 R5가 R4 보다 월등하게 뛰어나다. 물론 가격 차이는 다소 있긴 하지만(대략 80만원 정도 비싸다), R5와 R4의 비교는 아반테와 제네시스 정도의 차이, 그 이상이다.


루악오디오 R4(좌)와 R5(우)


R5는 R7의 플랫폼 위에 최신예 소프트웨어(펌웨어)로 튜닝된 제품인 만큼 전체 저음, 중음, 고음의 밸런스가 훨씬 더 매끄럽고 유기적이며, 재생되는 음의 대역폭도 훨씬 넓다. 즉, R4 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소리를 더 깨끗하고 더 또렷하며 더 단단하고 명쾌하게 들려준다. 저음은 더 임팩트하고 힘이 있고, 훨씬 더 깨끗한 저음의 해상력을 들려준다. 이를 통해 목소리와 바이올린이나 심지어 금관 악기 같은 악기들의 사운드는 더 진하고 선명하며 훨씬 더 디테일하게 악기 연주의 변화들까지 알아들을 수 있게 해준다. 쉽게 말하면 DVD를 보다가 4K 블루레이를 보는 느낌 정도의 음질 차이를 들려준다. R5는 R4의 비교 대상이 아니라 R7의 사운드를 훨씬 더 재치있게 재구성한 R7의 미니어처 사운드이다.


물론 가격은 R4보다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어차피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지불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액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R5를 듣고 R4를 들으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밖에 없다. 가격을 떠나서 R5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더 이상 R4로는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만들어 버리니 말이다. R4, R5 그리고 R7 중 진정한 승자는 바로 R5 이다.




정리


오랜만에 등장한 이 유서깊은 영국 하이파이 업체의 신제품 R5는 지난 2년 동안 작심하고 만든 최고의 성능과 최고의 가격 대비 성능의 가치를 지닌 올인원 일체형 하이파이 시스템이다. 비록 베스트셀러인 R4와 비교하면 다소 높아진 가격이 약간 부담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이 제품은 R4의 리모델링이 아니라, 레퍼런스 플래그십인 R7의 주니어로서 R7의 기술이 만들어 낸 최고의 일체형 올인원 오디오라는 사실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R4 보다도 가격 대비 성능으로 보면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가성비로 다른 레벨의 수준으로 올라간 제품이 R5 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자칫 팀킬을 할 수 있을 정도의(이미 R4는 고난의 세월로 빠져들게 되었다) 뛰어난 성능을 갖추고서도 (좀 더 비싸긴 하지만) 이상적인 가격표까지 내세움으로써 일체형 올인원 오디오 시장의 새로운 가치 평가 기준이 되었다. 만약 이 정도 가격의 일체형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를 찾는다면 R5를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보다 더 좋은 제품을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 R4 유저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R5를 듣고 나면 R4에서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R5를 듣는 순간 R4는 예전이 R4로 들리지 않으니 말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R4를 며칠 뒤에 듣거나 R5를 아예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나 또한 R5 업그레이드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품사양


- 2개의 75mm 풀레인지형 스피커 유닛과 125mm의 액티브 서브우퍼

- 하이파이용 AB급 리니어 앰프와 90W의 정격출력

- 3D 기능, 트레블, 베이스, 라우드니스 설정 기능

- MP3, AAC, WMA를 지원하는 슬롯로딩 방식의 CD플레이어

- NAS와 PC등의 저장음원과 연결 가능한 무선 DLNA 지원

- R7, R2, MRx등 최대 7대까지 무선 연결하여 연동 가능한 멀티룸 시스템 기능

- DAB, DAB+, FM라디오및 인터넷 라디오 수신 가능 · AptX-HD 포맷의 블루투스 지원으로 24bit의 고음질 음원 재생 가능

- Spotify , Amazon Music, Deezer, Tidal 지원

- 가독성이 뛰어난 고선명의 OLED디스플레이 채택

- 턴테이블과 직결 가능하도록 포노앰프 내장

- 1개의 아날로그 RCA 입력단, 1개의 옵티컬 디지털 입력단, 1개의 아날로그 RCA 출력단 채택

- USB 저장장치에서 WAV, WMA, AAC, FLAC및 MP3를 재생할 수 있는 USB 충전 및 재생단자 · 안정적인 인터넷 연결을 위한 별도의 이더넷 포트 채택

- 전면의 헤드폰 출력 단자 채택

- 시계 및 듀얼알람(스누즈, 슬립타이머) 기능

- 루악링크(Ruark Link) 컨트롤 앱 지원(안드로이드, iOS용)

- 마감 : 리치 월넛 컬러, 소프트 그레이 컬러

- 크기 : 높이 142mm x 넓이 520mm x 깊이 300mm

- 무게 : 9.5 Kg

- 판매처 : 루악오디오 플래그십스토어 강남 www.ruar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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