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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파이 매거진 Nov 06. 2019

달리 칼리스토 2C 리뷰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새로운 출발점



덴마크 라이프스타일 오디오의 새로운 출발점


DALI CALLISTO 2C

올인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스템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의 원제가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인 것을 알고 있는가? 셰익스피커를 통해 바라본 덴마크는 무거운 공기가 내리 깔린 침울하고, 어두운 나라일 것이란 선입견이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궁중 암투 속에서 우유부단하고 선택 장애가 있는 햄릿으로 그려낸 회색빛 가득한 음울한 분위기는 발트해와 북해를 가르는 비바람이 잦은 덴마크의 궂은 날씨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짧은 여름은 밤이 낮이나 다를 바 없는 백야로, 긴 겨울은 짧은 낮과 기나긴 밤으로 유명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심성이 우울하고 침착할 것 같지만, 햄릿 시대의 덴마크는 스칸디나비아 일대와 영국을 일시적으로 지배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던 강국이었다.


덴마크의 영광은 19세기 중반 이후 강력해진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비옥한 슐레스비히, 홀스타인 지역을 빼앗기며 막을 내린다. 거센 북해의 비바람을 그대로 맞는 유틀란트반도의 중북부 지역만 영토로 남은 덴마크는 해변가의 습지부터 내지의 땅까지 잡초만이 무성한 척박한 땅이 전부였다. 하지만, 덴마크인들은 절망 대신 니콜라이 그룬트비의 “깨어있는 농민 되기” 운동과 엔리코 달가스가 시작한 국토 개간 운동으로 척박한 땅에 노르웨이의 전나무를 심어 방풍림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은 사이마다 알프스에서 자라는 목초를 심어 낙농과 농경을 할 수 있는 땅을 일구어 냈고 어느새 훌륭한 숲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상위 순위 국가 중 대표적 사례인 덴마크는 기나긴 밤의 지루한 겨울을 여흥과 오락으로 채우는 대신, 음악을 사랑하고 고품질의 하이파이 오디오 통해 즐기는 여유롭고 품격있는 사람들이 되었다. 2018년 기준으로 580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덴마크는 하이파이 산업에서는 세계적인 업체들이 즐비한 오디오 산업의 강국이다. 하이엔드 부티크 브랜드인 뱅앤올룹센(Bang & Olufsen), 그리폰(Gryphon), 하드웨어의 비투스(Vitus), 덴센(Densen), 스피커의 다인오디오(Dynaudio), 야모(Jamo), 스캔스픽(Scanspeak) 등, 손꼽히는 브랜드들 이외에도 수 많은 제조사들이 전 세계에 데니시 사운드를 전파하고 있다. 이들 중 달리(DALI)는 고품질의 ‘Made in Denmark’의 정체성과 더불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음악 애호가들이 하이파이의 감동으로 음악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브랜드라 할 수 있다.






대중 친화적 하이파이의 대명사, DALI


첫 삽을 뜨는 피터 링도르프

달리는 Danish Audiophile Loudspeaker Industries의 이니셜로 1983년 오디오 비즈니스맨인 피터 링돌프가 설립한 스피커 제조 업체이다. 소수의 오디오파일을 위한 오디오가 아닌, 뛰어난 성능의 하이파이 사운드로 자연스러운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대중적인 스피커가 이들의 타켓이었다. 달리I의 스피커들은 고품위의 음향을 선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되었으며, 하이파이 업계가 대중성을 잃어가면서 하이엔드로 변해가는 시장의 흐름 속에서도 오디오는 비싸지 않으면 오히려 저품질의 공산품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왜곡된 시각을 바로 잡아주는, 가치 높은 브랜드라 할 수 있다.


현재는 덴마크 북부의 한적하고 작은 전원 소읍인 Nørager에 자리한 달리의 생산 공장은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만큼 대규모의 제조 시설이 가동되고 있으며 70여 개 넘는 국가에 판매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하이파이 사운드의 전도사라 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다.

DALI의 Nørager 공장

그렇다면 달리는 작은 덴마크 마을에 이렇게 거대한 공장을 만들고 세계적인 스피커 업체가 될 수 있었을까? 달리는 값비싼 첨단 소재를 쓰지 않고도 평범한 구성으로 하이파이 레벨의 순도 높은 음질을 구현해내고 있다. 이를 위해 시도한 접근법은 스피커의 근본적인 작동 메커니즘 원리를 분석하는 개발을 통해 가장 근본적인 성능 개선을 시도했고, 하이브리드 구조를 통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냈다. 이를 통해 스피커의 핵심 소재이자 부품인 드라이버를 독자적인 소재와 기술로 자사의 공장 내에서 모두 직접 생산하고 있다.




SMC에 의한 스피커 드라이버의 음질 개선


다른 스피커 업체들이 소리를 내는 스피커의 진동판인 다이어프램의 소재 발굴에 힘쓸 때, 달리는 드라이버 유닛의 모터 시스템의 기초 소재인 마그넷의 성형 방법에 몰두하였다. 그들의 특허기술인 SMC(Soft Magnetic Compound)는 연성의 자석 과립으로 마그넷의 자유로운 성형을 가능하게 하였고 우퍼의 마그넷 모터 시스템의 구성에 있어 폴피스를 SMC로 구성하였다.


SMC (Soft Magnetic Compound)


이를 통해 달리는 주요한 몇 가지 장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첫째는 자기 이력 현상으로 불리는 ‘히스테리시스’의 감소이다. 드라이버의 코일에 흐르는 전류는 극성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전자기 반응으로 인해 자화와 탈자화가 번갈아 일어난다. 이때 탈자화가 자화의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왜곡이 생겨 보이스 코일에 불필요한 저항을 가하는 현상이 ‘히스테리시스 현상’이다. 쉽게 말하면 전류과 자석의 극성 반응에 따른 자기장의 세기가 + 신호 일때나 - 신호일 때나 항상 균일하게 유지되도록 하여 스피커 진동판의 움직임이 안정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둘째는 전류의 선형성 증가다. 일반적인 철제 자석들을 사용하면 보이스 코일에 흐르는 전류는 마그넷 틈새의 자속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는 철제 자석 자체가 전기 전도체이기 때문이다. 자속의 의도치 않은 변조는 보이스 코일의 움직임이 왜곡되게 만들지만 SMC를 마그넷 틈새에 근접 배치하여 보이스 코일에 흐르는 전류로 인해 자석에 발생되는 왜곡을 없애고, 이는 선형적인 전류의 흐름을 증가시켜 전류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SMC Pole Piece



SMC Pole Piece


셋째는 와전류(eddy currente)의 감소. 드라이버 설계에서 피하기 힘든 것이 와전류인데, 보이스 코일의 움직임은 폴피스와 함께 국부적인 자기장을 만들며, 이것은 보이스 코일이 움직이는 반대 방향으로 힘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와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 주방기구인 인덕션 레인지이며 전동차의 브레이크로도 활용되지만 스피커 드라이버의 모터 시스템의 설계에서는 최대한 없어야 할 요소이다. 달리는 폴피스에 구리 커버를 씌운 SMC를 삽입하고 SMC는 폴피스 표면의 와전류를 최소화하여 우퍼의 마그넷 시스템에 가해지는 열과 저항을 개선했다.


달리가 개발한 SMC 기반의 스피커 드라이버 설계 기술은 플래그십 모델인 에피콘(Epicon) 시리즈에서 적용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염가의 입문형 스피커인 오베론(Oberon)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사용되고 있다. 물론 적용된 수준과 만듦새는 가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달리의 전매 특허인 자주색 우드 파이버 콘과 일체를 이뤄 왜곡이 극히 적고 자연스러운 느낌의 달리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실크와 리본이 만든 유려한 사운드의 광대역 고역 사운드, 하이브리드 트위터


달리의 트위터는 다이아몬드나 베릴륨 같은 고가의 첨단 신소재를 쓰지 않지만 사운드의 확산성과 스테레오 이미지를 3차원적으로 그려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소재의 한계를 극복한 것은 소프트 돔과 리본 트위터를 하나의 일체화된 유닛처럼 작동하도록 설계한 하이브리드 트위터 덕분이다. 소프트 돔이 갖고 있는 부드러운 음색과 리본 트위터의 초고역대의 확산성을 통해 음악성을 극대화하는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하이브리드 트위터


소프트 돔은 모터 시스템을 초박형 유체자성체로 보이스 코일 영역을 덮어 냉각 및 방열 효과와 함께 마그넷의 자속 포화 상태를 극대화하였고 돔의 왕복 움직임을 최적화했다. 리본 트위터는 4개의 전도성 밴드가 강한 자기장의 영향으로 횡으로 움직이는 다이어프램이 되어 30kHz에 이르는 고음역을 3차원적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대를 향한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칼리스토


이러한 기술적인 토대를 바탕으로 지난 5년 동안 달리는 스피커들을 새로운 제품군으로 탈바꿈시켰고 하이파이 스피커들에 추가로 신개념 제품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디지털 액티브 스피커를 새롭게 출시했다. 2017년 독일 하이엔드 오디오쇼에서 최초 공개가 된 뒤, 1년에 걸쳐 완벽한 제품으로 다양한 미디어들의 연결 및 재생을 갖춘 칼리스토(Callisto) 시리즈가 그 주인공이다. 신제품인 칼리스토는 무선 디지털 액티브 스피커인 칼리스토와 아날로그 및 디지털의 다양한 미디어들을 연결해주는 사운드 허브로 구성된다. 새로운 칼리스토 시리즈는 침체된 하이파이 시장에 현대의 네트워크와 스트리밍 방식의 오디오 개념을 도입한, 가장 현대적인 음악 소비 문화에 초점을 맞춘 달리의 야심찬 올인원 오디오이다.


물론 액티브 스피커 자체는 아주 새로운 제품군이 아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녹음 현장에서 도입되어 프로페셔널 모니터 스피커로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는 가장 보편적인 도구가 되어있다. 스피커에 앰프를 내장하여 편의성과 기능성을 높인 것이 액티브 스피커의 시작이었던 것에서 진화하여 현대의 액티브 스피커들은 컴퓨터, DSP 그리고 DAC 와 앰프가 투입되어 단순히 스피커에 앰프를 넣은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첨단 풀 디지털 오디오 시스템이 되고 있다. 칼리스토도 마찬가지다.


칼리스토 앰프 모듈


칼리스토 시리즈의 스피커에는 고역과 중저역 각각에 Class D 파워 앰프 모듈을 하나씩 탑재하여 최대 출력 300W를 쏟아낼 수 있는 파워를 갖추었다. 또한 첨단 디지털 액티브 스피커 답게 각종 필터링이 가능한 DSP 기반의 디지털 신호 처리 회로와 24비트 DAC가 내장되어 볼륨 컨트롤과 고해상도 디지털 오디오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제공한다. 특히 고역과 중저역을 나누는 크로스오버는 DSP 기반의 소프트웨어 코드로 작성되어 별도의 물리적인 크로스오버 회로가 없다. DSP에 의해 나누어진 고역과 중저역은 각각 대역마다 24bit DAC가 결합되어 고해상도의 디지털 신호를 최적의 볼륨 컨트롤 기능에 맞춰 아날로그로 변환되고 이 신호들이 Class D 앰프에 의해 스피커 드라이버들을 구동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첨단 미디어를 재생해주는 미디어의 허브, 사운드 허브


칼리스토의 새로운 기능들은 사운드 허브를 통해 완성된다. 사운드 허브는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무선으로 칼리스토 스피커로 전송하는데 거리 그리고 공간의 전파 상황에 따라 2.4GHz 또는 5.8GHz의 대역으로 스피커와 통신한다. 셋업 과정에는 별다른 매뉴얼이 필요없을 정도로 쉽다. 사운드 허브와 스피커의 뒷면에 있는 무선 설정용 버튼을 한번 눌러주면 된다. 기계에 익숙치 않은 일반 소비자도 쉽게 설정을 할 수 있다.


칼리스토 앰프 모듈


사운드 허브는 기본적으로 광, 동축, 아날로그, 블루투스를 연결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제공한다. 단순한 아날로그 및 디지털 입력이 끝이 아니다. 사운드 허브 뒷 면에는 2개의 확장 슬롯이 준비되어 있다. 2개의 슬롯은 달리에서 제공하는 사운드 허브 전용 옵션 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데, 현재는 캐나다의 블루사운드가 개발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술인 블루OS 모듈이 별매 옵션으로 발매되어 있다. 이 블루OS 옵션 모듈을 끼워주면 사운드 허브는 단순 프리앰프에서 벗어나 각종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지원하는 첨단 디지털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된다. 블루OS를 통해 편의성과 고성능의 디지털 미디어 렌더러가 되는 셈이다.


블루OS가 장착된 사운드 허브는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벅스 뮤직을 지원하고, 해외 서비스로는 Tidal, Qobuz 같은 고해상도 무손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나 NAS에 저장된 각종 음원들도 뮤직 라이브러리로 재생이 가능하다. 만약 벅스 뮤직이 아닌, 멜론이나 지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사용한다면 블루투스로 칼리스토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흔히 앱으로만 지원되는 네트워크 기기들과는 다르게 칼리스토에는 블루투스 방식의 전용 리모컨이 제공된다.


흰색의 파스텔 톤으로 마감 처리된 Callisto 2C의 393 x 200 x 321(H+W+D)의 몸체는 보통의 스탠드 마운트 스피커로는 다소 큰 북쉘프의 크기라서 상판이 좁은 스탠드에 올려놓으면 안정감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전용 스탠드인 M-600 처럼 Callisto 2C의 캐비닛 밑면에 설치된 너트와 볼트로 고정할 수 있는 전용 스탠드를 써야 단단히 고정되어 가장 안정된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청음을 위해 칼리스토 2C를 세팅하고 나서 최적의 룸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정갈하게 자리하고 스테레오 이미지 포커싱이 무난하게 펼쳐져서 굳이 청음 위치를 중심으로 핫스팟을 잡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토우-인을 얼마나 줄지, 청음 거리와 뒷벽과의 거리를 얼마나 두어야 좋은 소리가 날지 고민하는 사이에 벌써 음악은 듣기 좋게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칼리스토가 오디오 마니아들을 위해 만든 제품이라기보다는 거실, 부엌, 침실 등 어느 공간에서도 별다른 노력없이 충분히 하이파이 사운드로 음악을 충실히 들려주도록 만들어진 오디오이기 때문이다. 번잡스럽고 복잡한 설치 과정이나 소프트웨어 셋팅을 최소화하여 전원 케이블을 콘센트에 끼는 것만으로도 음악 애호가들이 하이 퀄리티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인 것이다.


칼리스토 2C를 일주일 넘게 테스트하면서 스피커의 기본 번-인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 본격적인 청음 평가를 진행했다.



베토벤, Cello Sonata No.3 in A, Op.69 II.Scherzo. Allegro Molto


민요풍의 피아노 인트로에 이어서 첼로의 리듬감 넘치는 보잉이 시작되면 피아노는 첼로에게 프레이즈의 주도권을 넘기고 반주 악기로 물러나는데, 피아노의 데크레셴도로 조심스럽게 타건을 할 때, 첼로의 보잉은 세기를 더해 활기찬 느낌이 그대로 살아난다. 음역대가 다른 악기가 합주가 아닌 듀오로 연주하게 되면 두 악기의 소리가 겉돌지 않고 하나의 스테이지 안에서 머물러 하모니를 이루어야 청감상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다. 첼로의 비브라토가 피아노 음속에서도 잘 표현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음악성을 칼리스토 2C에서 느낄 수 있었다.



브람스, String Sextet in B flat, Op.18, II.Andante ma moderato

슬픔을 억누른 춤곡을 떠올리게 하듯 2대의 비올라로 시작되는 인트로는 바이올린이 합류하면서 리듬감이 느껴지는 보잉이 펼쳐진다. 하나의 주제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가 돌아가면서 변주를 하는 이 곡은 실내악으로는 스펙트럼이 상당히 큰 음향을 들려주는데, 각각 2대의 악기로 구성된 영향이 그대로 엿보인다. 고역의 바이올린이 프레이즈를 이끌어 갈 때, 2대의 첼로가 연주하는 저역의 깊이가 매우 두드러지며 2대의 비올라는 고역과 저역의 소리를 이음매 없이 붙이는 역할을 충실히 한다. 돔 트위터로 느껴지는 현의 질감이 리본 트위터를 통해 부드럽게 펼쳐져 음악을 듣는 공간을 넘실넘실 채워가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달리가 의도한 하이브리드 트위터의 역할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흐, St.Matthew Passion BWV 244 중 “Erbarme Dich”

구슬픈 바이올린 솔로로 시작하는 인트로에 이어 알토 디바인 헤르타 퇴퍼의 절제된 목소리가 음악이 흐르는 공간을 흩날리는 가을비처럼 촉촉이 적시는 느낌이다. 바이올린의 선율보다 반 옥타브 정도 내린 알토 아리아는 천상의 하모니를 이루며 이음매가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베일처럼 무대 위에서 넘실거리는 영상이 떠오른다. 칼리스토 2C는 결코 서두르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하나의 음도 놓치지 않고 펼쳐내며 어떠한 설교보다도 감동적인 “Erbarme Dich”를 노래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디오의 평가를 위해 고역이나 저역이 두드러지게 강조되는 음향을 들을 수도 있으나, 때로는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가슴 벅참을 그대로 느끼고 싶을 때가 있다. 공자의 가르침대로 “음악이 음악답게 들리는 것” 외에 오디오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이가 생각해보게 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Eine Alpensinfonie Op.64 중 “Ausklang - Nacht”

독일 후기 낭만주의의 거장이자 오케스트라 음향의 연금술사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소년 시절에 알프스에서 겪은 고생스러운 산행의 에피소드를 음악의 언어로 녹여낸 알프스 교향곡의 마무리 곡인 여운과 밤은 금관악기들의 향연이라 할 수 있다. 파이프 오르간의 인트로에 이어서 호른과 트럼펫이 산행에서 얻은 피로를 아늑한 거처에 이르러 쉬게 되면서 느끼는 안도감을 표현한다. 호른과 트럼펫의 차분한 금관의 소리는 전장에서 진군하는 나팔소리와는 전혀 다른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며 이어지는 플루트와 오보에의 화답은 깊어 가는 밤의 정취를 더해간다. 청취 거리가 최적의 상황은 아니었지만 Callisto 2C는 금속성 질감과 목관의 부드러움을 섞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음향의 스펙트럼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정리


현대의 음악 소비 형태는 라이프 패턴과 마찬가지로 나날이 바뀌고 있다. 음악은 음반을 구입하지 않고 스마트폰이나 정액제 네트워크 스트리밍으로 즐긴다. 덕분에 음악을 듣는 오디오는 사라지고 스마트폰과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가 오디오가 되고 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에서 오디오는 달라져야 할 때가 되었다. 공간을 마다하지 않는 친화력을 지닌 디자인, 간편하고 네트워크가 연동되는 편리한 음악 서비스 그리고 이러한 조건을 갖추고도 기존 오디오를 대체할 수 있늘 만큼 뛰어난 음질을 선사하는 오디오가 필요한 때이다.



또한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네트워크 시대의 방송은 TV를 스트리밍 기기로 바꾸고 있다. 하지만, 다기능의 네트워크 미디어 장치가 된 TV는 초박형으로 거실 환경에 최적화되었지만 정작 사운드는 TV 만큼이나 얇고 가벼우며 메마른 소리만 내주면서 시청각 기기로서는 반쪽짜리에 가깝다. 그렇다고 모던하고 슬림한 현 시대의 주거 공간에 값비싸고 덩치 큰 컴포넌트형 오디오 기기들을 TV 옆에 쌓아 두기란 결코 쉽지 않다.


칼리스토의 의도와 목표가 여기에 있다. 가장 대중적인 미디어들을 뛰어난 사운드 퀄리티로 들려주는 쓰기 편한 오디오. 그것이 칼리스토이다. 복잡한 사용설명서 없이도 쉽게 쓸 수 있으며, 직관적으로 조작해도 어려움이 없는 오디오, 어떤 미디어 소스들도 쉽게 재생해주는 유니버설 한 연결성. 이 모든 것의 재생이 하이파이 퀄리티로 고해상도 고음질 디지털 녹음 본연의 성능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오디오. 칼리스토는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키는 충분 조건이자 현대 라이프스타일에서는 필수 조건인 오디오인 셈이다.


덴마크의 달리는 합리적인 가격의 칼리스토 시리즈와 사운드 허브로 이러한 하이파이의 새로운 물결을 이끌어가는 트렌드 세터가 되고자 하는 비전을 선보였다. 열흘간의 시간 동안 친해진 달리의 칼리스토는 음악을 즐기기 위해 다가서야 하는 문턱이 많이 낮아졌음을 친절하게 보여 주었다.




제품사양


Type : Bass Reflex 2.5way Digital active speaker

Frequency Range (+/-3 dB) : 47 - 30kHz

Crossover Frequency : 2.7kHz

Hybrid tweeter module, Super high freq. driver : 1 x 17 x 45 mm, Ribbon

Hybrid tweeter module, High frequency driver : 1 x 29 mm, Soft Textile Dome

Low frequency driver : 1 x 6.5in Wood Fibre Cone

Max. Digital Resolution [bits/KHz] : 24 / 96

Recommended Placement : Shelf or stand

Dimensions With Base (HWD) : 393 x 200 x 321mm

Weight : 10.1kg

수입원 : ODE www.ode-audio.com, 02-512-4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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