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날의 오후

행복, 진짜 별거 없구나

by 안녕그린

신문을 읽다가 ‘돌아가고 싶은 그때 그날의 오후’라는 문장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지고 따스하게 아려오는 것이 아무래도 나를 제대로 건드린듯하다.


나에게 돌아가고 싶은 그때 그날의 오후는 언제일까.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해 본다.


스페인에 발코니가 있는 내 방에서 초록색 이불에 쌓여있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6개월 만에 다시 만나 풋풋한 꽃을 한 송이 숨겨가고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잠든 그날도,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야자를 하다가 별로 친하지도 않은 친구가 화장실에서 울고 있다는 소식에 무작정 함께 위로했던 날도. 그리고 비록 좁은 집이었지만 우리 네 식구가 나란히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던 것도 떠오른다.


무엇하나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나만의 오후들에는 어떤 교집합이 있기에 나를 이렇게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걸까. 어쩌면 그런 오후는 특별한 순간이 아니기에 더 빛나는 건 아닐까.


그저 그런 일상, 때로는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그런 일상이 가장 빛나는 기억으로 남아있는 걸 보니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행복, 진짜 별거 없구나’

KakaoTalk_20230607_093550196_02.jpg 마카롱 하나에도 쉽게 행복해지는 편

얼마 전 책을 읽다가 행복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는 사람은 평생 행복할 수 없다는 글을 보았다.


자존감 높은 사람이 ‘나는 나를 사랑해!’하고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외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듯, 행복 역시 굳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잠시 들렸다가는 선물 같은 건 아닐까. 어쩌면 출근을 앞두고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이 미래의 나에게 돌아가고 싶은 오후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는 늘 움직이는 사람이다. 항상 새로운 곳으로 떠나 성장하기를 바라면서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 평생 안주해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무엇하나 정답은 없겠지만 나는 내가 무슨 선택을 하든, 지금 있는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기기로 했다. 아니 그러려고 노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유이다. 나라는 사람의 일상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일상에서 자신만의 그날의 오후를 발견하길 바라본다.


P.S. 브런치 작가로 데뷔한 첫날. 왠지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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