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시를 읽고
네루다의 시 <망각은 없다>를 감상했다.
사랑의 시도 많이 쓴 그지만 특히 이 시에서는 깊은 상처를 입고 고통스러움에 머물러있는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졌다. 부서진 것들 앞에서 너무나도 외롭고 고통스러운 화자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보내는 글을 쓰고 싶었다.
<망가진 강 앞에 서 있는 당신에게>
고수진
나더러 어디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당신이 서 있던 ‘망가진 강’에서
이제 막 빠져나왔다고 말하겠습니다.
당신은 망각이 없어
이빨보다 깊이 박힌 통증을
오래 견디고 있다 했죠.
그 고통이 얼마만큼일지
내가 전부 안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한때는 나 또한
그 강 앞에서 길을 잃고
하염없이 아래로 가라앉을 뻔했습니다.
이제 막 그 차가운 강물을 빠져나와
잊고 싶어 했던 수많은 것들을 가만히 봅니다.
그 아픔들은 내가 살아온 시간의 일부라는 것을
이제는 압니다.
삶에서 고통만을 도려낼 수 없다는 것도요.
그래서 나는
그것을 내 안에 두기로 했습니다.
당신의 고통 앞에 고작 몇 줄의 문장이
깃털처럼 가벼울 것을 알지만
당신의 벗 푸슈킨이 남긴 투박한 위로로
햇살 한 줌을 보내고 싶습니다.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기쁜 날이 오리니 ‘
어서 잊으라는 말이 아니라
그 모든 상처를 안고도, 살아가 달라는 부탁이겠죠.
언젠가 그 쓰라린 기억들이
햇살아래 가루처럼 부서져
바람에 흩어지기를.
그리고 당신의 고단한 어깨를
조용히 감싸 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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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고 읽어보니, 이건 결국 나에게 보내는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