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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르노 Aug 31. 2019

유리피언 럭셔리의 위기를 아메리칸 럭셔리로 넘는다

아이폰은 럭셔리일까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는 명품이라 할 수 있을까요?


전통적인  유럽의 명품관으로 본다면 이들은 명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인들이 볼때 이들은 일반 제품이 절대 불가능한 것을 주는 명품입니다. 아이폰의 디자인과 동작감은 넘사벽이죠. 아이폰은 명품전략이 매스제품에 적용된 첫번째 사례라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아이폰을 들고있는 스티브잡스


유럽에서 고전적 명품은 그들의 자아를 나타내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치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디자이너의 안목을 사고 장인의 장인정신을 샀습니다. 하지만 어메리칸 럭셔리의 개념은 다릅니다. 미국인들은 뛰어난 가전 제품도 럭셔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전자제품은 혁신이 빈번한 카테고리죠. 따라서 이들에게는 테슬라도 명품입니다. 아마존 프라임도 보통이라면 일주일 이상 걸릴 제품을 단 하루만에 가져다 주어 시간이라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주기에 이들은 명품의 일종으로 판단합니다.


아마존 프라임서비스 혜택


사이렌 오더로 대기 없이 가자마자 최고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도 고객에게 시간을 선물한다고 할 있습니다. 이들은 무엇보다 시간 낭비 없이 소중한 인생을 챙겨주니 '타임 럭셔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이렌오더 서비스로 기다림없이 바로 음료를 받아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 시스템


코치(coach)는 유럽에서는 그저 프리미엄 브랜드일 뿐이지만, 아시아에서는 럭셔리로 분류합니다.  뉴욕의 라이프스타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어포더블럭셔리(affordable luxury : 가격수준에서 접근가능한 럭셔리)부문에서 자신만의 영역에서 확보한것이죠. 같은 제품 다른 등급으로 소비되는 것. 이것은 지역차이일 수도 있지만 제품에 따른 다른 느낌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지구상의 어떤 제품도 궁극의 하이엔드가 아닙니다. 제작의 측면에서는 철학과 의지, 안목과 분투와 같은 무형의 가치들이 궁극의 하이엔드이며 소비의 측면에서는 그 제품을 소비하면서 느끼는 느낌 자체가 하이엔드라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벤츠의 뒷면에 등급글자를 제거하고 타는 것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들이 벤츠를 타는 이유는 그저 벤츠가 좋아서 입니다. 벤츠의 철학과 승차감, 그 특징이 그들에게 벤츠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에르메스 / 헨리베글린 / 델보 (오히려 로고를 보이지 않게하는 경향이 강해짐)


느낌에도 수준이 존재합니다. 만든 사람의 정신을 존중하며 평가하며 이를 즐기는 느낌이 상위라면, 그 제품을 과시로 쓰는 것은 하위의 느낌입니다.  과시가 하위의 느낌이라고 하는 이유는 과시가 주는 만족의 느낌이 제품 자체와 자신의 만족이라는 자신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자랑할때 이를 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라는 외부의 차원에 있기 때문입니다.


    

느낌이 단순한 디자인의 느낌을 넘어선 깨달음일때 더욱 강렬합니다.

페레티 디자인 ( Ferretti Designs LLC)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스티브 페레티는 35년 이상 디자인을 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었습니다. 그가 한 의료장비 업체의 로비 전시물을 디자인하게 되었을때 그는 다소 엉뚱한 접근법으로 디자인을 구상했습니다. 페레티는 공사가 완료된 뒤 페레티의 디자인을 기대하고 로비에 들어선 사람들은 로비중앙에 놓인 유리진열장에 보고 어리둥절해했습니다.


보니 블레어와 그녀의 스케이트화


진열장안에는 달랑 스케이트화 하나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탄성을 질렀고, 의료장비 회사에 대해 큰 감명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스케이트는 불굴의 스케이트 여제, 보니 블레어의 스케이트였습니다. 경력이 끝날뻔했던 상황에 놓였던 블레어는 이 의료장비업체의 기술 덕분에 기적적으로 다시 재기할 수 있었고,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페레티는 진정한 디자인이란 대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디자인의 기본을 파격적으로 실천한 것입니다.


베네치아 건물 (구 법원으로 쓰이던 건물의 문장)


유러피안 럭셔리는 신분재입니다. 왕족, 귀족 문화가 꽃을 피웠던 유럽에서는 신분을 구분하는 수단중의 하나로 명품을 썼습니다. 지금도 이태리 베네치아에 가면 아파트 외벽 창문아래에 문장이 있는곳이 있고 없는 곳이 있는데 이는 문장을걸자격있는가문이 있다는것을 표시해주는것입니다 이 문장들이 이 후 벤츠 BMW 같은 엠블럼으로 발전했습니다. 반면 아메리칸 럭셔리는 혁신재입니다. 이 두가지가 합쳐지면서 럭셔리 명품의 범주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사업 영역이 확대되는 것은 모든 사업에 있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혁신의 선두에 사업성이 있느냐, 나만의 철학과 고집이 있느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신분재의 느낌이 원류인 유럽에서 약해지고 오히려 중국 등 아시아에서 더욱 득세하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변방의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는데요, 보통 문화는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시간을 두고 주변으로 퍼져나가는데 시간이 지나면 돌을 던진 지점에는 그 문화가 없고 주변국에 원형이 더 강하게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은 유학의 원류를 찾을때 한국의 종가집을 종종 찾습니다. 문화대혁명으로 유교 원류의 모습이 한국에 오히려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 그 이유인데 서울-안동을 묶어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중국 현지에서 인기일 정도입니다.  

유럽의 명품들은 미국이라는 신대륙으로 넘어가 헐리웃에서 그들의 스토리를 완전히 개비해 영화와 미디어를 타고 세계로 나갔죠. 그리고 요즘은 실리콘 밸리의 신기술들이 명품 재도약이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실용, 편리, 스피드 등으로 대변되는 미국의 문화가 명품에 접목되면서 이들의 영역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명품의 생산지라기 보다 변방이며 소비지 인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의 수준도 급속히 하이엔드를 소비하는 본질인 느낌을 중시하는 쪽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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