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사면서 물었더니 스텝이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3년 지나도 가격을 꽤 받으실 거에요. 아 .. 저는 그 말에 정말 혹했습니다. 3년을 쓰고도 상당한 중고가격에 팔 수 있다니 정말 신나는 일 아닌가요
일반적으로 명품은 상당히 고가지만 이 고가에 대한 가격저항을 크게 줄여주는 것이 바로 재판매(resale) 시장입니다.
이전에는 명품에서나 주로 찾아볼 수 있었던 재판매가 젊은 층들이 좋아하는 운동화, 스니커즈, 전자제품 등 에 광범위 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리세일을 목적으로 줄을 서서 제품을 사기도 하니까요. 시장 전반에서 프리미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중의 하나입니다.
경험은 신제품을 구매할 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명품의 중요한 특징은 재판매 시장이 있고 이 가격이 높다는 것입니다. 즉 하나의 제품이 시간이 지나고 잔존가치(ex.중고가격)가 남아 고이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 있다는 것 또한 중요한 고객 경험 중의 하나입니다.
제품의 가치를 말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재판매 가격입니다. 아이폰과 다른 폰의 경우, 차이가 신제품에서만 나지 않습니다. 아이폰은 중고가격이 상당히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고가격을 따지는 것은 외제 차 시장에 많습니다. 당연히 좋은 차일수록 중고차 거래가 되더라도 여전히 비쌉니다. 명품들도 마찬가지고요.
명품 재판매 사이트 Realreal의 CEO 웨인 라이트는 '구찌의 재판매 가치가 없다면 그 가격으로 살수 있을까요?'라고 말합니다. 앞으로는 점점 많은 소비자가 재판매 가격을 고려해 제품을 사게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리세일 사이트 '리얼리얼 (realreal)'
일본 명품 소비자의 80%는 명품을 집에 두거나 지인에게 주고 있습니다. 나머지 20%의 소비자는 이를 재판매 합니다. 그런데 이 중고 재판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 고가 핸드폰에서 소비자들은 중고가격이 얼마인지를 따져서 제품을 삽니다. 높은 중고가격은 고가 제품 매입의 부담을 줄여줍니다. 리세일 시장이 대부분 제품으로 확대되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친환경적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그냥 버리지 않고 이를 다른 곳에서 사용하게 했다는 것에 환경적인 만족을 느낍니다. 밀레니얼들은 고가의 명품을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공유된다는 개념에 거부감이 없어 이런 추세는 더욱더 확대될 것입니다.
중고명품 가방 전문 사이트 Rebag의 CEO는 중고로 팔고 사는 것을 '재융자'라고 표현 하는데 이는 잘 사용되지 않는 명품이 재판매를 통해 다시 구매됨으로써 활성화된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일본 리서치업체인 마이보이스코무사가 약 1,000명의 일본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명품 소유자가 전체 성인의 약 5% 정도이며 고령층을 제외하면 30대 여성 (6~70%)> 10, 20대 남성 (20%) 순으로 나타납니다. 30대 이하 연령층은 명품을 보유하는 것에서도 이전 세대와 차이를 보이는데 30대 여성의 경우 중고 명품 샵에서 주로 재판매를 하고 있지만, 점점 인터넷 경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재판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고 명품 상위 5개 브랜드는 샤넬,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디올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경험을 중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리세일 시장을 단순히 중고시장 정도로 생각하게 되면 중요한 인사이트를 놓치게 됩니다. 고객 경험 차원에서 보면 재판매는 제품 경험의 마지막이지만 엄연히 여전히 제품을 소유하면서 느끼는 주요한 경험 중의 하나입니다. 중요한 명품 그룹 중의 하나인 리치몬드 그룹은 워치 파인더(watchfinder)를 인수하여 중고시장에 뛰어들었고, 파페치 역시 '스타디움 굿즈(stadium goods)'를 인수하여 재판매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 우리 고객의 경험은 어디까지인지 아는 것이 필요
포시즌호텔의 고객의 경험을 하늘까지 확장해버렸습니다.
포시즌스 호텔은 5성급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위치한 프리미엄 럭셔리 호텔이지만 호텔은 땅 위에 고정되어 있어서 그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포시즌스 그룹에서 그들의 호텔이 할 수 있는 역량을 호텔에 항공을 더하여 움직이는 호텔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이름은 세계 8개국을 돌며 여행하는 ‘포시즌스 프라이빗 제트 투어(Four Seasons Private Jet Experience)’, 일명 '하늘 위의 5성 호텔’이라고도 불립니다.
포시즌스가 맞춤 제작한 전용 항공기 B757을 타고 일주하는 투어의 금액은 1억5천만 원 정도인데 '80일간의 세계 일주’를 테마로 한 인기 투어는 2년 연속 매진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르완다, 갈라파고스 등으로 떠나는 이국적 여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 최고의 서비스이지만 지속해서 업그레이드 되는 '2세대 프라이빗 제트 투어’는 같은 급의 비행기 중에서 가장 객실 공간이 넓은 A321LR로 교체하여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용라운지, 넓은 화장실 등으로 집과 같은 편안한 공간을 만들어놓았습니다. 비행기 좌석 시트는 이탈리아 수공예 가죽 시트를 쓰며 6피트 이상의 개인 공간을 제공합니다. 화장실 역시 개인 탈의실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편안하고 유연성이 뛰어납니다. 셰프는 여행지의 특산물을 사용하여 기내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어주며 믹솔로지스트(바텐더), 웰니스 테라피스트, 아트 큐레이터 등 각 분야의 전문가가 여행을 함께합니다.
여러 지역이 포함된 투어로 진행했던 1세대와 다르게 고객이 직접 여행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승마, 개인 요리 수업, 심해 낚시, 스노클링 등 지역별로 마련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 누릴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
포시즌 제트여행기에는 워크숍과 웰빙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승객은 포시즌의 마스터 요리사와 코치, 그리고 예술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비행기 안에서 다양한 교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확장 요리실을 배치하여 각 비행 목적지마다 현지의 재료를 활용한 식사를 제공합니다. 전문 직원들은 현지 견학을 세심하게 디자인하고 책임지며 낯선 현지에서 유의할 사항을 비롯한 숙박 및 여행 일정을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타지로 떠나 외국에 머물 때 갑작스러운 파티나, 다이닝에 가야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굳이 거창한 행사가 아니어도 괜찮은 백이 필요한 순간은 언제든 있습니다. 사우스 비치 호텔 (South beach)는 미국에서 최초로 그동안 호텔업계가 제공했던 것과는 속성이 완전 다른 어메니티를 제공합니다. 바로 명품공유업체 '비브렐레 vivrelle'와 손잡고 명품 핸드백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것입니다. 프랑스어로 vivr는 살다, elle는 그녀를 의미하는 프랑스 정체성이 강한 서비스입니다. 사실 기존 호텔의 공간, 서비스 측면에서는 생뚱맞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서 본다면 아주 만족도가 큰 서비스일 수 있습니다. 특급호텔에 머무는 고객이라면 중요한 파티나 미슐렝 레스토랑에 갈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특징을 잘 고려하여 유용한 가치영역으로 확대한 사례입니다. 라이프 스타일을 잘 관찰하면 여행이라는 관점도 충분히 하이엔드화 할 요소가 많습니다. '갈라파고스의 거대한 거북이를 거머쥐는 순간에서 파푸아 뉴기니 부족 최초의 외부인이 되는 경험까지' 모험 전문회사 쿡슨벤처스 ( Cookson ventures)가 말하는 상품슬로건입니다. 경험에도 질적 차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시설이 좋다 나쁘다 같은 특별한 기초 지식이나 소양 없이도 느낄 수 있는 느낌이 일차적인 질적 조건이라면, 진화론적 의미, 존재의 근원을 묻는 체험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또는 패키지 프로그램에서 줄 수 없는 삶의 깨달음을 줍니다.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하고 또 준비하고 기다린 만큼 받아들이는 느낌이 더 깊고 강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들이 모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아함이라고 말한다. 스텝들은 고고학자, 인류학자, 해양생물학자, 요트경주선수,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 제작자 같은 출신들로 전문성, 경험 역량이 탁월합니다. 그들은 다른 누군가의 여정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을 한 여행자라는 빈 종이에서 시작하며 경험 커스터마이징의 극대화를 선언합니다. 남극 최초 민간 잠수정을 타고 진행되는 남극 탐험, 아마존에서 새로운 생명 종을 발견하고 이름짓기, 가봉에서의 고릴라 보전 활동 등 상상을 넘어서는 극적인 활동 일색입니다. 특히 1918년 독일 U보트가 격침한 영국 선박에 100여 년에 가깝게 있던 와인을 찾는 발굴 활동 등은 생각의 범위를 넘어섭니다. 해발 100m의 어둠과 바다의 낮은 온도는 와인보관에 그야먈로 최적으로 해양과학, 측량, 고고학, 와인 과학자 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가진 전문가들과의 동행은 적절한 장소의 최적 타이밍에서 최고의 지식이 서비스되어 다시는 얻을 수 없는 경험과 만족으로 돌아옵니다.
우리의 제품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제품을 사용하고 느끼는 고객 경험의 영역은 한단계 더 나아가야 하고, 한단계 더 깊어야 합니다. 분명 힘이 듭니다. 하지만 그 느낌과 경험까지를 고려할 수 있을때 비로소 우리의 제품에 애정을 느끼는 열혈팬들이 생긴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