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르노 Aug 01. 2020

제일 큰 아픔이 가장 큰 다이아몬드가 된다.

떠오르는  프랑스 패션 브랜드, 자크무스 (Jacquemus)

여기 한 소년이 있습니다. 그의 나이는 이제 18세. 그의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그의 모든 것이자, 그의 모든 것을 만들어준 엄마 발레리가 죽음앞에서 그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을 느꼈습니다. 



 며칠간의 깜깜한 동굴과도 같은 슬픔의 끝에서 그는 한줄기 빚과 같은 결심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들거야' 오늘날 프랑스에서 가장 핫한 패션 레이블 중의 하나인 자크무스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이 소년은 바로 자크무스의 창업주, 시몽 포크트 자크무스(Simon Porte Jacquemus)입니다. 

오늘 날 자크무스는 킴카다시안, 비욘세, 헤일리 볼드윈, 셀라나 고메즈등 내노라는 셀럽들이 애정할 정도로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자크무스는 1990년 1월 16일 생인 신진 디자이너입니다. 프랑스 남부의 농가에서 태어났죠. 그는 전형적인 남부프랑스의 햇살과 추억, 그리고 색감을 원재료로 디자인합니다. 사실 그는 디자인을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습니다. 에스모드를 3개월만에 중퇴해버렸고,  파리의 꼼데가르송 매장에서 영업사원을 했습니다. 첫 쇼케이스도 2010년 파리패션위크가 열리고 있던 파리의 한 작은 가게에서 친구에게 그가 디자인한 옷을 입혀 시작했죠. 하지만 그는 2012년 패션쇼에 정식으로 초대받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혜성처럼 프랑스가 가장 사랑하는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는 디자인 감성의 많은 부분을 예술에서 가져왔습니다. 특히 피카소와 호크니를 좋아하죠. '피카소를 좋아한다고 하면 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의 작업 곳곳에는 프랑스 남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겨 있어요. 감정의 깊은 곳까지 공감하는 유일한 아티스트에요'라고 그는 말합니다. 또한 그의 인스타에는 데이비드 호크니에 대한 찬사가 넘칩니다. 그는 호크니의 그림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공공연하게 털어놓습니다. 

팬들은 그의 틀을 깨는 디자인 형식과 천재적인 색감에 감동합니다. 그는 2020년 패션쇼 장소로 특이한 곳을 골랐습니다. 실내가 아닙니다. 풍부한 베이지가 넘치는 프랑스의 밀밭이죠. 밀밭에 런어웨이가 나있고 초대손님들은 그 밀밭사이에 콕콕 돌처럼 박혀 앉아있습니다. 처음 그 모습을 본 순간 왠지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그의 색감은 프랑스의 남부의 풍성한 자연컬러에서 왔다고 목동처럼 크게 소리높여 외치는 듯 합니다. 


                                                    

https://youtu.be/5vTYQWNFgTU

< 자크무스 2020 패션쇼 >


그는 보통의 디자이너와는 다르게 패션업계에 진입했습니다. 디자인학교를 다니고 대가에게서 배우고, 도제식 교육을 거쳐 패션쇼를 여는 코스가 아니었습니다. 패션전공자도 아닌 영업사원으로 시작했지만 그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을 하고 그만이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했습니다. 그는 해체주의 디자인을 하는데 그가 일한 꼼데가르송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해체를 한 뒤에 디자인을 재조합하는 방법을 씁니다. 그리고 홍보는 인스타그램을 주력 채널로 합니다. 그의 인스타그램은 26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자랑하면서 그의 재치와 탁월한 대중 감각을 보여주죠.

디자이너이야기인데 디자인 이야기를 해야하지 않나 싶지만, 사실 자크무스의 경우는 그의 시작과 그가 디자인을 하는 이유를 보면 디자인에 대한 천마디 말을 하는 것보다 더 그 디자인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상처는 있습니다. 성공적인 아티스트들은 자신의 가장 큰 상처를 가장 큰 성장의 동력으로 삼습니다. 오늘날 가장 비싼 작가중의 한 사람을 꼽히는 프란시스 베이컨 역시 그의 성소수자 경험과 학대의 경험을 작품의 근원으로 삼았죠. 자크무스가 가장 좋아했던 피카소 역시, 피격을 받아 피흘리는 도시에 대한 충격을 승화시켜 '게르니카'라는 역작을 빚어냈죠. 자크무스에게 어머니의 부재는 가장 큰 트라우마자 가장 큰 디자인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혹시 가장 아픈 그 무엇인가를 가지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것을 똑바로 바라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고이 다듬어 두손에 들어보세요. 피하고 싶고, 힘들게 하는 바로 그것이 당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삶의 가장 큰 힘이 될, 귀한 다이아몬드 원석일지도 모르니까요. 


< 디자이너 시몽 포크트 자크무스 > 


< 자크무스의 호크니 헌정 글 >





https://highendcamp.com/21/?idx=4335475&bmode=view


https://highendcamp.com/38/?idx=3619206&bmode=view

#하이엔드캠프 #이동철 #프랑스패션 

매거진의 이전글 마스크계의 테슬라를 꿈꾸는 '에어리넘'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