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베르노 Aug 15. 2019

명품들 역시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다.

명품들 역시 마음 편한 것만은 아니다.


하이엔드 브랜드, 명품들이 일견 보기에는 화려하고 고고하게 보이지만 실제 현실을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그들은 외롭습니다.  많은 고객들이 오가는 것이 아니기에 매장을 가도 무료해 보이는 표정들의 직원들을 종종 봅니다. 소수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정성을 다할 수는 있지만 소소한 매출과 재미들이 적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대 높은 고객들의 요구를 맞춰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으로 강합니다.

요리 대국 프랑스에서 최고 셰프들의 공통점은 역사적으로 높은 강박감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아주 극과 극의 삶을 삽니다.  

현대 프랑스 요리의 개혁자 '장 트루아그로(JEAN TROISGROS)', 세계 최초의 9 스타 세프 알랭 뒤카스를 키워낸 '알랭 샤펠 (ALAIN CHAPEL)', '자크 픽 (JACQUES PIC)'은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샹티유성의 주방 책임자였던 '프랑수아 타벨(FRABCIUS TAVEL)', '라 코트 도르'의 셰프였던 '베르나르 루아조(BERNARD LOISEAU)' 등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장 트루아그로(JEAN TROISGROS)

자신의 한계를 넘고 창조한다는 것이 그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겠죠. 마지막을 떠올릴 만큼 삶을 불살라 한계에 도전하는 희생 덕분에 프랑스 요리는 자국을 넘어 오늘날 세계 최고 요리의 자리에 우뚝 서 있습니다. 어쩌면 이처럼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지금 명품 업계는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명품업계의 위기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발했을 당시 미국의 백화점 jc페니는 12% 이상, 고급 백화점인 삭스 피프스 애브뉴 및 노드스트롬  역시 약 10% 매출이 급감하는 등 위기를 겪었습니다.

오랜 저성장 기간 동안에도 계속 명품 소비가 증가해온 일본 역시 '세노비 소비' (자신의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구매하는 소비)가 줄면서 명품 판매, 외제 자동차 등록이 크게 감소하는 등 럭셔리 명품 소비가 타격을 입어,

명품 소비 감소가 전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되었음을 경고한바 있습니다.

당시 이태리 명품업계는 실적 하락의 그림자 속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실제 전 세계 럭셔리 판매규모는 2007년 170억유로에서 153억유로로 크게 하락했죠. 전 세계적인 불황이니 비싼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이 어쩌면 당연합니다.

< 출처 :  명품 브랜드의 성공요인과 시사점 2012.01 KB 경영연구소>  





하지만 그로부터 2년 후 반등하기 시작해 10년이 지난 시점에서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또다시 경신합니다.

'불황 맞아? 명품 판매 고공행진'같은 신문 기사가 쏟아질 만큼 극적인 상황반전이 보입니다. 자기만족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이 옷, 스니커즈, 패딩 등에서 지갑을 열었던 것입니다. 저가 시장의 가격 경쟁은 끝을 알 수 없는 캄캄한 늪으로 빠져들고 있으니 명품들의 실적이 더 대비됩니다.


명품 업계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났을까요. 그것은 바로 시장 변화의 가장 근본적인 변화의 핵, 디지털과 밀레니얼을 바로 짚어낸 덕분이었습니다. 가장 극적인 돌파구를 찾았던 브랜드는 버버리로 명품 최초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패션쇼를 중계했고 - 이는 전 세계 버버리 매장에서도 생중계를 했습니다 - 패션쇼에서 본 제품을 '바로 사는 (see now, buy now)' 파격적인 스피드도 선보였습니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명품이 본질적으로는 가장 혁신적이었던 셈이죠.  스마트폰계의 럭셔리 아이폰은 더 파격적인 세상을 향해 나아갑니다. 애플은 신제품 전략을 공개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CEO인 팀 쿡은 이례적으로 여러 번 자신들의 방향이 AR(증강현실)이라고 이야기하며 혁신을 새로운 무기로 내세웁니다.


'증강현실 (AR)이 현재 아이폰의 칩과 같다'라고 이야기하는  팀 쿡의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칩은 단지 부품이지만 그것으로 만든 아이폰은 황홀합니다. 증강현실 기술이 아이폰에 적용될 경우 사람들은 더 매력적인 현실, 더 가치 있는 제품들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증강현실은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이어줍니다. 이를 통해 중단 없는 경험이 가능해집니다. 이것이 대부분 럭셔리 브랜드가 증강현실에 투자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의 럭셔리는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입증된 신기술의 큰 방향을 따라 과감하게 행동하는 파격적 혁신 DNA가 오늘날 명품의 사상 최고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명품들의 호실적이 이어질까요?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일반 제품이든 명품이든 그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소비자의 마음을 잘 관찰하고 혁신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 Contact Us


매거진의 이전글 어제 산 명품 진짜일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