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 설명서 59편_브랜드 커뮤니케이션 10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고등학생이었을 때 필자는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 6~7 정류장밖에 안 되었지만 항상 피곤에 절어 자리에 앉으면 잠깐 동안 이나마 꿀잠을 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꾸벅꾸벅 졸다가도 제가 내려야 할 정류장의 안내 방송을 들으면 눈이 번쩍 떠졌었죠.
할리우드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보면 거의 자막에만 치중해서 영상을 보다가 제가 아는 문장이나 단어가 나오면 유독 잘 들렸던 경험도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복습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예습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습도 위에서 말한 예와 동일한 경우인데요. 미리 학습해서 알고 있으면 수업 시간에 해당 내용이 더 잘 들려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칵테일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
이처럼 여러 사람의 목소리와 잡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본인이 흥미를 갖는 이야기나 의미 있는 정보만이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칵테일파티 효과라고 합니다. 칵테일파티처럼 시끄러울 경우에도 본인의 흥미 여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듣게 되는 현상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칵테일파티 효과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시 부지불식간에 많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학원에서 학습 상담을 할 때 학생 이름을 붙여서 '누구누구 어머니'라고 표현을 하며 친숙함을 표현해서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집중하게 하는 효과를 보곤 하죠.
관광지에서 기념품을 파는 호객을 할 때에도 '빨간 모자 쓴 어머님들 여기 좀 보세요.'라고 멘트를 날리면 빨간 모자를 쓴 여성고객들은 일제히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눈길을 자연스럽게 돌립니다. 해당 정보가 자신과 관련이 있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에 고객은 집중을 하게 되죠.
2017년 KT에서 고3 수능생을 대상으로 'KT Y 수능 요금제'를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6개월간 데이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였는데 수능을 마치고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려는 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이었습니다. '수고했으니까 무제한으로 즐기라' 멘트가 고3 수험생들 귀에 본인들 일인 양 인식이 되어 KT 고객이 아니더라도 이 요금제를 서로 찾았다고 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칵테일파티 효과를 노린 커뮤니케이션이었던 거죠.
요즘은 칵테일파티 효과를 더 노골적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메일에 고객의 이름을 넣어 고객에게 선택을 받아 클릭을 유도한다든지, SNS에 '오직 ㅇㅇㅇ고객님에게만 드리는 혜택'과 같이 특정 키워드를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신기하게 본인을 알고 있는 이메일이나 DM이 오는데 그냥 지나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들어가 보지 않지만 키워드 마케팅을 처음 했을 때에는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죠. 이런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키워드 마케팅 또는 타기팅 마케팅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차후에 다뤄보도록 하죠.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본능을 자극하는 칵테일파티 효과는 점점 더 활용 분야가 더 넓어질 거로 예상됩니다. 이런 트렌드와 방법을 잘 사용한다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상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는 칵테일파티 효과를 살펴보았습니다.
발행일: 2022년 11월 15일
최종 수정일: 2022년 1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