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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메타인지의 '필요성'

by 러너스 하이

Intro


‘천재’는 어떤 점이 뛰어난가? 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연구들을 통해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말한 능력이 있다. IQ가 아니다. 바로 메타인지다.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어떻게 배우고 수행해야 하는지를 아는 능력을 의미한다.


2014년에 방영한 KBS <시사기획 창 – 공부에 대한 공부>편에서는 IQ가 성적의 25%를 설명할 수 있는 반면, 메타인지는 40%를 설명한다고 소개했다. 즉, 높은 성과는 머리의 우수함보다 ‘자신을 아는 정확한 시선’에서 비롯된다는 뜻이다.


또한 박승호(2004)는 학습자가 동기나 목표가 뚜렷하더라도 스스로 인지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뛰어난 학업성취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이는 학습이나 문제해결 시 지능은 물론 의지만 가지고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메타인지란 무엇인가?


메타인지는 ‘생각에 대한 생각’, 즉 자신의 인지 과정을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능력이다. 전쟁을 비유로 인지가 적의 침략을 발견하는 역할이라면, 메타인지는 적의 침략을 예방하는 전략부터 침략의 형태를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어느 쪽을 더 방어하고 적의 어떤 점을 공격할지 등의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인지는 ‘문제를 알아차리는 능력’이다. 그런데 알아차렸다고 해서 자동으로 문제가 해결이 되는 것은 아니다. 메타인지는 알아차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고, 점검하고, 필요하면 다시 수정하는 전체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혹시 "내가 뭘 잘못했는지는 아는데, 어떻게 고쳐야 할지 모르겠다"와 같은 경험이 있다면, 그건 의지나 노력의 문제보다는 메타인지의 부재일 수 있다. 정리해보면, 메타인지는 객관적인 자기 이해와 상황 분석을 기반으로 목적 달성 전략을 실행가능하게 설정하고 수정해나가는 사고체계를 의미한다.



운동과 인지와의 관계


그렇다면 운동 분야에서 인지능력의 역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공부와 같이 운동선수들은 연습이나 훈련을 한다. 이 때 단순히 신체적 에너지만 사용하지 않는다. 기술을 사용하기 앞서 이해하고 시행하며, 잘못된 동작을 수정하는 절차를 통해 많은 양의 인지적 에너지를 사용한다.


스포츠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그 짧은 순간에 뭘 생각해? 그냥 몸이 하는 거지.” 라고 말할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경기 중 많은 움직임은 무의식처럼 일어난다. 하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 훈련을 통해 체화된 인지 전략이 담겨있다.


스포츠에서는 자동화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운동 상황의 자극을 자주 접할수록 운동 계획과 의사 결정으로 이어지는 신경 네트워크가 간결해지면서 정보처리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다(김우종, 김진구, 류광민, 2012). 이런 과정을 거치면 기술을 무의식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다(Anderson, 1983).



운동과 메타인지와의 관계


그렇다면 '운동에서 메타인지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기술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운동 상황은 늘 변하고, 같은 기술도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 기술을 익히는 데는 인지 기능이 핵심이지만, 그 기술을 상황에 맞게 조절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메타인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술을 사용하는 상황을 조명해보면, 선행 기술을 수행한 직후 해석한 결과정보가 다음 기술 사용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실수했다'와 같이 부정적으로 해석된 정보라면 불안, 걱정, 우려 등의 부정적 감정이 유발된다.이는 자동화된 기술이라도 다음 수행을 어렵게 만든다.


결국, 운동 수행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을 바라보는 사고 방식에 달려 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타이밍에 어떤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사고가 중요한 것이다. 나아가 내 장점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운동선수에게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며, 이러한 능력을 운동선수 메타인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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