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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Aug 22. 2024

7. 배움이 구제한 삶

미국 오하이오주 외딴곳에서 1986년에 태어난 타라 웨스트오버(Tara Westover)는 저서 ‘배움의 발견’을 통해 배움이 어떻게 자신을 구제했는지 보여준다. 타라는 세상의 종말을 준비하는, 과대망상적이고 편집증적인 아버지로부터 지배당하는 삶을 살았다. 태어나면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고, 16세가 될 때까지 병원도 학교도 갈 수 없었다. 모르몬교 근본주의자로 종말론을 믿었던 아버지였다. 공교육은 아이들을 신(神)에게서 멀어지게 하려는 정부의 음모라고 믿던 아버지로부터 그녀가 정상적인 세계로 나아갈 수 있었던 유일한 출구는 배움이었다. 배움을 통해 극적인 삶의 전환을 일궈낸 타라는 2019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에 이른다. 병원에 가거나 양약을 먹는 건 신을 배신하고 정조(貞操)를 파는 일과 같다고 여겼다. 나아가 여자가 있어야 할 곳은 부엌이라고 가르쳤다. 둘째 오빠는 여동생인 타라를 학대하기 일쑤였다. 대학생이 된 타라가 화장을 한다고 '창녀'라 불렀고, 순종하지 않는다며 머리채를 움켜쥐고 변기에 17세 소녀의 머리를 처박곤 했다. 타라가 이 가혹한 삶으로부터 얻은 것은 또래들과는 무척 달랐다. 위험한 폐철 공장에서 크레인을 운전하며 일하는 법을 배웠다. 조산사인 어머니의 조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장발장과 나폴레옹 중에 누가 허구의 인물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홀로코스트가 무엇인지 모르는 지식수준에 머물렀다. 자녀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아버지 덕분에 다리가 심하게 찢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약초 정도에 의존하는 삶을 살았다. 아버지가 주입한 과도한 종교적 신념과 극단적인 성역할로 도저히 현대 여성의 삶이라고 볼 수 없는 삶을 보낸 것이다. 그러던 중 먼저 대학교에 진학했던 둘째 오빠의 영향으로 천신만고 끝에 대학에 진학한 것은 삶의 전환을 이룬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17세에 브리검영 대학에 입학한 것은 잊을 수 없는 삶의 전환점이었다. 그 시기를 힘입어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상태를 직시할 수 있는 정신적인 힘과 분별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온전히 자신을 찾기 위한 투쟁이 시작되었다. 세상으로 나온 타라는 교육을 통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세계를 바라볼 줄 안다는 것은 그 속의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녀는 지금껏 가족 외에 존재하지 않았던 세계를 새롭게 경험하며 깨우치게 된다. 자신의 삶 속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자신이 무엇과 결별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그 과정에서 중대한 영향력을 미친 멘토들의 리더십도 빛이 난다. 기나긴 시간 왜곡되고 폐쇄적인 세계로부터 타라를 구출한 것은 배움과 멘토의 도움이었다. 배움은 지성적 대화가 가능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한다. 세계와 나를 바라보는 견해를 정립하도록 돕는다. 배움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두 다리와 같아서 우리를 바른 곳에 거하게 한다. 비록 실의와 역경에 처하더라도 우리는 배움을 통해 힘차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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