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께 기사 지적 당한 날

by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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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환율이 진짜 미쳤습니다.


이게 다 트럼프 때문이지만 아무리 외부 변수라도 환율이 널뛰는건 팩트입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을 넘긴지 오래됐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새 총재 후보자의 첫 발언이 엄청 화제를 모았습니다.


아직 인사청문회 전이긴한데, 일단 국내로 들어와서 사무실에 첫 출근을 하셨거든요.


저도 그 자리에 참석해서 금리 관련 질문을 했습니다.


15년만에 수습으로 돌아간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들긴 하더라고요.. ㅎㅎ


658634181_26441515495474472_2213464497629712112_n.jpg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게 질문하는 나


아무튼 이 자리에서 신 후보자는 "현재 환율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당시는 미국 이란 전쟁이 격해지면서 환율이 1530원을 넘나드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럼에도 괜찮다는 논리는 달러 유동성이 좋다는 겁니다. 환율 레벨은 높지만, 달러를 구하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 외환위기 때처럼 위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지표와 팩트에 근거한, 경제학 논리에 근거한 발언입니다. 시장을 좀 안정시키기 위한 발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조금 반감이 들었습니다. 환율 때문에 전 국민이 난리인데 좀 태평한 소리 아니냐 싶어서요.


그래서 이런 기사를 썼습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84048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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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에는 이렇게 들어갔고요.


사실 환율이 이렇게 높은데 한국은행은 괜찮다고만 하는 이유가 궁금해서


한은 관계자 여러명과 통화해서 그 근거를 수집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그런데 며칠후에 서울의 한 대학 교수님께서 이런 글을 남겨주셨습니다. 페이스북에요.


경제학 전공하신 교수님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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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낚시 제목은 인정합니다. ㅠㅠ 의도는 한은이 왜 이렇게 나오는지를 분석하는 거였는데 태평이라는 단어를 써서 좀 어그로를 끌었습니다. 덕분에 조회수는 좀 잘 나왔답니다 ^^


사실 이 교수님 의견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은은 독립기관으로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또 포퓰리즘이나 국민적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경제적 스탠스나 학문에 근거해 통화량을 조절하고 금리를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은 합니다.


그런데 저는 경제학 무지렁이인지는 몰라도 또 한편으로 한은이 좀 붕 떠있는, 탁상공론 같은 말을 너무 많이 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일반 여론에 휩쓸리지 않긴 해야겠지만 또 가끔은 국민을 가르치려한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환율 올라서 힘든 국민들에게 "지금은 문제없다"고 하는 건 한은 입장에선 할만한 이야기입니다. 외환 유동성 지표가 양호하니까요. 근데 무역회사나 항공업계 등 환율 직격탄을 맞은 분야 종사자들은 뉴스로 이런 입장을 접하면 어떤 생각이 들겠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한은은 할말 했다고 하는 기사보다는, 이런 간극에 대한 생각거리를 좀 던지자는 차원이었습니다.


제목 없음.jpg 다음 페이지에선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렸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런 류의 기사를 매우 많이 쓸 예정입니다.


저는 사실 경제부를 오래한 베테랑 기자들이 많은데 나는 일단 수준 높은 경제 기사가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저 교수님 페북 댓글에 제가 온 마음을 다해 혐오하는 매체인 한국경제신문 소속 기자가 제 기사를 지적하는 뉘앙스로 쓰셨던데 전혀 신경 따위 쓰지 않습니다 ^^


저는 경제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가 쓰는 딥한 경제기사가 사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조차 없는 그들만의 리그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간지 소속이고, 경제기사도 우리 독자에 맞춰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전문지나 경제지의 기사가 일간지 기자인 제가 보기에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며, 숫자에 대한 해박한 인사이트를 담고 있긴 하지만 so what?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가에 집중헤서 무조건 쉽고 이해되게 쓰려고고 합니다.


저는 문외한이고 뉴비라서 오히려 일반인의 시각에서, 전문가나 엘리트가 보면 좀 모자란 질문이나 기사도 쓸 수 있습니다.


근데 그런 기사가 오히려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이해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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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맡아온 국회나 청와대, 재정경제부 등도 엘리트 천국이었습니다.


그런 곳에서도 선민 의식에 빠져있는 일부 공무원이나 국회의원, 참모들에 대해서 계속 비판하는 글을 써왔스빈다.


사실 별다른 영향력도 없고, 오히려 국가에 해악을 미친 정책을 만들어놓고선 만족하는 일부 귀닫은 엘리트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꼽을 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판단이 최선이 아니었고, 결국 당신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하려고 했습니다.


한은이라고 다를 바 없습니다.


제가 무식하기 때문에 무식하게 질문하고, 더 쉽고 재미있는 기사를 쓸수 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 모든 기관은 결국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일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통화정책과 금리를 통해 대한민국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한은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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