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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8일

by har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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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5 월 8 일


왜 한국 남자는 군대에 가야 하는걸까

5월 7일 23시부터 나는 한없는 상념에 젖어있었다

1년의 대학생활을 치열하게 보내지 못했기에

후회도 없고, 차라리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길

학수고대하고 있었지만


막상 2년동안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강원도에서

치고박고 부대끼며 지낼껄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서는것도 사실이었다


부끄러운 얘기부터 해야겠다

대학교 1학년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중세가 그러하듯이

내 인생의 암흑기였다.


일단 자신감이 상당히 결여된 상태였다.
아직 어려서 그랬나보다.

대학교에는, 생각보다 잘생기고 핸섬한 남자들과
(그때 기준으로는) 예쁘고 날씬한 여자들이 많았고,
그들은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해피한 캠퍼스라이프를
영위하는것 같았다.

키는 170cm를 상회하고 몸무게는 80kg에 육박하던
내게, 그들의 두근두근한 관계를 침범할 권리는 없어보였다

학점은 바닥이고 친구도 별로 없이
하루하루 무기력한 삶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오죽할까.
군대간다고 해서 만날 사람도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동아리모임이다, 과 모임이다, OT모임이다 하며
쉴새없이 불려나가는 동생과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혼자 방에 남게되면
사색만 깊어갔다
102보충대에서 누구를 만날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또 사고는 안나기를 빌고 또 빌며
무료한 시간의 터널을 넘고 또 넘어

결국
2007년 5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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