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듭

by 작가 전우형

여전한 방향이

무채색이던 하루에 수채화 물감을 더했다.

정리된 공간이

헝클어진 마음을 고쳤다.


무심해 보이는 위로가

드러나지 않는 관심이

엇갈림 속에서도 문득 발견하고 마는 배려가


깨끗하게 세탁되어 말린 수건처럼

물방울이 반짝거리는 그릇처럼

책상 위에 놓인 샌드위치처럼

서로만 알아볼 수 있는 메모처럼


늘 풀어진 실타래 같던 순간들을

잡아당길수록 가늘어지던 시간들을

한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묶어주었다.


오랜 고민을 정리해준

그 사소한 매듭 하나가

든든하고 고마웠다.


덕분에

고장 난 하루가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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