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았을 뿐인데
눈물이 났다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고
해야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 속에
초라한 내가 있었고
이를 악물던 내가 있었고
낙담하던 내가 있었고
그런 나를 모른 척하던
내가 있었다
나를 한 겹 한 겹 들춰내다가
다시 덮었다
아직은 그 모든 허물들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러므로
지지받는 건 어떤 느낌일까
응원받는 건 어떤 느낌일까
수많은 결함 속에서
앵두 같은 장점 하나를 콕 집어
이게 너야 하고 말해줄 나를,
나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