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가 전우형 May 16. 2024

나는 당신의 글이 온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는 당신의 글이 온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랜 시간 담아 온 여린 마음이

냇가에 피로 물들어 씻겨 내려간데도

심장의 열기만큼은 남아

비등 직전의 물처럼 고요하던 나를

안쪽에서부터 기화시켰으면 좋겠어


우리는 존재하는 한 조금씩 흐트러지게 되겠지

처음의 마음도 다짐도 열의도 그리고 사랑도

어쩌면 분노조차도 감각하지 못할 순간에 다다를 거야

너의 손에서 더 이상 온기를 찾을 수 없고

서로의 몸을 더듬어도 불꽃이 튀지 않고

밀려드는 공허로부터 눈 돌린 채

아직은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를 다독이겠지


그럴 바엔 처절하게 버림받고 미움받다가

단 하나의 의미조차도 부정당하다가

분노하고 분노하며 산등성이에 홀로 서길

그런 너의 글은 비로소 온기를 되찾을 테니

작가의 이전글 더 오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