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어찌 보냈나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가슴 답답한 이유를
밤하늘에 대고 물었다
안개 낀 하늘과
서늘한 공기와
그 속의 구름과
걸음과 걸을 사이를 채우던 빗방울과
거리를 속삭이던 새들의 날갯짓까지
문득 밟히던 잎 두 장
나를 멈춰 세운 사진 두 장
기억을 파고들던 편지
몇 개의 두통과 고통
아릿한 눈가
뒤척이던 노래와
멈칫거리던 시계추
그 속에 하루를 어찌 보냈나
무엇을 하며
무엇을 하지 못하며
무엇을 간직하지 못하며
무엇을 스스로 흘려보냈나
그러니 나는 내 몫의 벌을 받자
욕심내지 말고 내 몫의 사랑을 하자
내 몫의 볕을 쬐고
내 몫의 공기를 마시고
내 몫의 시간을 살고
내 몫의 기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