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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by 작가 전우형

시동이 꺼진 차에 앉아

고단한 눈을 감고

하루를 돌아보다가


문득 떠오른 포장마차

마트 입구 옆 작은 공간

투명한 비닐막 촘촘히 어린 습기

어슷 열린 틈으로

아침 안개처럼 새어 나오던 열기


어느 겨울인가

함께 걷던 골목길

시린 손등 입에 대고 후 불 때

하얗게 서리던 입김

순간의 온기

긴 여운

이어진 허전함


나는 후, 하고 입바람을 불어 본다

시동이 꺼진 적막한 실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고요히 들으며

내게서 흩어지는 속 안의 온기를

멀리, 아무리 멀리 불어내어도

전해지지 않을 마음을


그 또한 가만히 눈을 감고

두 손 모은 기도로 대화할 시간

비록 먼 마음이어도

하루를 살아낸 무게는 같으리

한 줌의 온기로 전하던

어느 겨울의 입김

입술에서 뻗어 나와 손등에 닿던

너의 하루가 따뜻하길 비는

소박하고 간절한 격려


오늘은 어땠나

나무 사이로 얼굴 내민 반달

뒤늦은 안부로

어깨를 토닥여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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