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시동이 꺼진 차에 앉아
고단한 눈을 감고
하루를 돌아보다가
문득 떠오른 포장마차
마트 입구 옆 작은 공간
투명한 비닐막 촘촘히 어린 습기
어슷 열린 틈으로
아침 안개처럼 새어 나오던 열기
어느 겨울인가
함께 걷던 골목길
시린 손등 입에 대고 후 불 때
하얗게 서리던 입김
순간의 온기
긴 여운
이어진 허전함
나는 후, 하고 입바람을 불어 본다
시동이 꺼진 적막한 실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 고요히 들으며
내게서 흩어지는 속 안의 온기를
멀리, 아무리 멀리 불어내어도
전해지지 않을 마음을
그 또한 가만히 눈을 감고
두 손 모은 기도로 대화할 시간
비록 먼 마음이어도
하루를 살아낸 무게는 같으리
한 줌의 온기로 전하던
어느 겨울의 입김
입술에서 뻗어 나와 손등에 닿던
너의 하루가 따뜻하길 비는
소박하고 간절한 격려
오늘은 어땠나
나무 사이로 얼굴 내민 반달
뒤늦은 안부로
어깨를 토닥여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