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by 작가 전우형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잊을 때가 있다

멀리 와버렸다

마음도 생각도 온데간데없다

실망할 법도 한데

무엇을 쓰려고 했는지 잊었다고 쓰는 내게


그래도 잊지 않았구나

쓰다 보면 떠오르고

살다 보면 알게 된다고

우선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하다 보면

처음 계획과 달라도

어딘가에 도달해 있고

그렇게 별도 지구도 생겼고

너도 태어났다고

말씀해 주시던 부모님이 생각난다


그럼 나는 계획 없이 태어났느냐고

따지듯 묻는 내게

아니지

네가 태어난 덕분에 엄마아빠도

무엇을 쓰기 위해 함께 했는지

잊지 않을 수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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