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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기휴업 May 26. 2023

2023/05/26

짧은 글 연습

  만성두통. 왜 하필 새벽부터 머리가 아픈 건지. 눈을 뜨자마자 입에서 욕이 절로 나온다.


  "ㅅㅂ..."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이마를 잔뜩 찌푸린 채 선반으로 걸어 나간다.  뒤져본 선반에는 습관처럼 먹어오던 두통약이 어느새 다 떨어졌다. 두통약이 보이지 않는다 머리가 아파서인지 짜증이 밀려온다. 그대로 소리치고 싶었지만 좋을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스스로를 좋게 달래기로 했다.


  차분히 다른 약을 찾아보자...


  생각과는 달리 급한 마음에 해열제라고만 쓰여있는 약을 찾아내자마자 대충 물도 없이 그대로 씹어 삼켰다. 입안에 알싸한 약 내음이 퍼졌고 잠깐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쨌든 약을 먹었다는 마음에 작은 안심이 들었다.


  잠시 앉아 있었다. 그새 약기운이 도는 건지 그게 아니라면 약을 먹었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놓이는 건지 조금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한숨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좀 더 자도록 하자.


  덕분에 밤에는 다시 잠 못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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