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완벽할 때 명품이 된다
- 오타 때문에 청중이 프레젠테이션에 주목하지 못한다.
- 잘못된 문장이 있으면 신뢰도가 하락한다.
"어라, 숫자가 이상하네. 지난해 매출 지표가 억 단위가 아니라 십억 단위가 아닌가요?"
임원 회의에서 한창 PT를 진행하던 때였다. 마케팅 담당 상무님의 지적에 임원 회의실이 술렁거렸다. PT의 흐림이 깨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후로는 누구도 발표자의 말에 주목하지 못했다.
오타나 맞춤법 오류가 무서운 것은 프레젠테이션 분위기에 찬물을 확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의 단점을 찾는 것일까? 허점이 눈에 띄는 순간 거기에 모든 이목이 쏠린다. 허점은 아주 작을 뿐이고, 큰 흐름에는 상관없다고 핑계를 대 보아도 오타 때문에 PT를 망치는 것인 현실이다.
주니어들은 꼰대들이 왜 그렇게 오타에 집착하는지 억울해한다. 내가 연차가 낮을 때도 보고를 할 때면 제일 먼저 오타부터 찾는 상사들 때문에 골치 아팠다. ‘내용이 중요하니 형식이 중요한가!’ 이렇게 생각하며 상사를 원망한 적도 많았다. 어찌 됐든 허점이 있으면 거기에 눈이 쏠리는 인간의 본능이 바뀌지 않는 이상에는 최대한 오타를 줄이는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맞춤법, 단어 쓰기도 훈련으로 고칠 수 있다. 노련한 기획자도 실수는 하지만 그 빈도가 매우 적고 결정적인 일은 더 꼼꼼히 챙긴다. 유독 오타를 내는 사람이 따로 있다. 즉, 정확한 문장은 훈련의 결과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든 흠결이 있으면 브랜드 신뢰도가 하락한다. 당신이 명품 가방을 샀는데 잘 보이지 않는 안감에 바느질이 허술한 것을 발견했다고 생각해 보자.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고 기능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까? 아마 일반 가방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것이다. 하지만 명품은 그렇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완벽하므로 명품이다. 마찬가지로 내용도 좋으면서 형식까지 완벽한 보고서, 기획서를 작성하면 그게 명품이 된다.
1) 오타의 개인화 - 패턴을 밝힌다.
2) 심리적으로 위축되었을 때 오류가 발생한다.
3) 작성자의 눈에는 잘 띄지 않는다. (익숙함의 법칙)
오타를 자주 내는 사람의 실수를 살펴보면 일정한 패턴을 띤다. 따라서 패턴을 알면 미리 대비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거라며 패턴 찾기를 꺼린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 ‘능력이 부족하다.’, ‘열정이 부족하다’라는 평가로 이어질까 걱정한다.
지레짐작으로 그런 평가를 받을까 봐 걱정하기보다는 패턴을 찾고 다시는 오타를 만들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부정확한 문장 쓰기는 혼자서는 발견이 힘들다. 상사나 동료의 도움을 받으려면 먼저 내가 실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좋다.
유독 숫자를 자주 틀리는 사람이 있다. 숫자 다루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 특히 숫자를 다룰 때는 단위와 소수점의 위치가 중요하다. 증가, 감소와 같은 변화량은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매출이 100에서 115억으로 늘었으면, 115% 증가한 것이 아니라 15% 늘어난 것이다.
맞춤법을 틀린 때에도 비슷한 실수가 반복될 확률이 높다. 맞춤법 오류는 평소의 말하기, 글쓰기 습관과 연결된다.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이므로 의식적으로 쓰지 않으려 해도 자꾸 반복된다.
오류는 특히 심리적으로 위축될 때 주로 발생한다. ‘시간이 촉박해서 다급하게 보고서를 작성했다. 며칠 동안 야근을 반복하면서 기획서를 썼다. 유독 다른 보고서에 비해 지적을 받고 여러 차례 수정했다.’ 이런 때에는 분명히 오류가 드러난다. 다른 문서에 비해 더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다.
문서의 오류는 대개 작성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한 대학 연구팀이 일부러 단어를 뒤섞어 틀린 문장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이걸 보여주었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조금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문장의 오류를 지적해 내지는 못했다. 우리 뇌는 익숙한 문장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대강 해석해 버린다. 특히 문서 작성자에게는 평소 익숙한 단어, 문장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므로 오류가 더욱 눈에 띄지 않게 된다.
1) 정확한 문장을 만드는 프로세스 구축 : 크로스-체크, 오타 유형 기록, 슬라이드쇼로 보기
2) 숫자를 먼저 챙긴다.
3) 글자를 줄이고 도식을 늘린다.
오류가 없는 문서를 작성하고 싶으면 정확도를 높이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도록 한다. 우선은 자신의 오류 유형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먼저다. 오류는 사람마다 특정한 패턴을 띤다. 내 오류는 어떨 때 나오는지 패턴을 알아낸다. 그리고 거기에 대비할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점검한다.
반드시 다른 사람과 크로스-체크를 하도록 한다. 오타는 본인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므로 동료의 힘을 빌린다. 서로 문서를 점검해 주는 역할 맡을 동료나 선배를 지정해 놓으면 큰 도움이 된다.
파워포인트 문서는 슬라이드쇼 보기를 통해 오류를 점검한다. 문장, 도형, 그림이 섞여 있는 PPT는 오류가 잘 발견되지 않는다. 애니메이션 효과가 오류를 발견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슬라이드쇼 보기 화면에서 처음부터 순서대로 점검하는 프로세스가 있어야 한다.
문자보다는 숫자를 먼저 챙겨보자. 문자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맞춤법 수정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지만, 숫자는 이런 식의 자동 점검할 수 없다. 숫자가 틀리면 아예 의미가 달라지거나 좀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문자보다 숫자가 틀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러니 우선 숫자를 먼저 챙겨보도록 한다.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줄이기 위해 문자를 줄이고 도식을 늘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읽는 보고서보다 보는 보고서를 선호한다. 한눈에 직관적으로 파악하기도 도식, 그래프 중심의 보고서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