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우연>이 선물한 기회를 즐겨보자
1) 조직에서는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이
리스크이고, 그게 견디기 어렵다.
2) 우연을 허용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회사인들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을 제일 두려워한다. 신입사원 때부터 계획을 세우고 계획 대비 성과를 따지며 일했다. 이제는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는 게 습관이 되었다. 계획은 100% 그대로 실행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지만, 그래도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하다.
회사에 들어와서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일하는 자세를 배운 것은 좋다. 그 반대 작용으로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조직에 들어오기 전에는 여행 중 비가 내려도 마냥 즐겁고,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도 즐길 수 있었다. 그날그날 즉흥적으로 오늘 할 일을 정하기도 했다.
이제는 다시 우연이 주는 기회를 즐겨볼 때가 되었다. 회사에 다니며 부득이하게 계획형 인간이 되어 버렸지만, 다시 한번 바뀔 필요가 있다.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유연성이 계획을 중시하는 일 처리보다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서점은 시설이 훌륭하고 최근 발간된 책이나 베스트셀러를 찾기 쉽게 디스플레이 해놓았기 때문에 원하는 책을 찾기 편하다. 누군가 추천해 준 책이나, 요즘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책을 살 때는 서점을 찾는다. 반면, 도서관은 내가 원하는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도서관은 내 구미와 상관없이 책을 비치해 두는 데다가, 인기가 있는 책은 누군가 먼저 대출한 후다. 그렇지만 서점보다 도서관이 더 좋은 점도 있다.
도서관은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나는 행운을 선물한다.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행동할 때는 만날 수 없는 우연이 기다리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손 닿는 대로 책을 볼 수 있다. 아무 생각 없이 꺼내 본 책을 통해 시야를 넓힌다. 평소 관심이 없던 전혀 다른 분야, 독특한 주제의 책을 만난다.
<우연>은 우리의 경험과 인식의 폭을 넓혀준다. 우연이 다양한 상황을 만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조직에서 뻔한 일만 하며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었을 것이다. 우연은 이전에 없던 경험을 만나게 하고, 새로운 경험으로 인해 이전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 우연을 단순히 사건이라고만 보지 말고 기회라고 생각하면 좋다.
1) 효율적, 효과적인 것에 익숙해진 주니어
2) 직무기술서의 업무 범위를 따르고,
돌발 변수를 통제하려 한다.
우리도 꽤 성숙한 사회를 이룩했다. 사회 전체의 문화적 수준이 높아졌지만, 한편으로는 실수나 실패를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밀레니얼은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활동에 익숙한 세대다. 합리성과 논리성으로 무장한 세대다.
이들은 상사가 사전에 정의된 업무 외에 추가적인 일을 지시하면 반발하기도 한다. 일 처리의 근본적인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야지 그때그때 유연하게 일 처리 하는 방법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평적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빠른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태도도 함께 키웠으면 좋겠다.
기성세대는 과거에 자신의 성공 방식을 고수하려 한다. 이제는 더 좋은 기술, 더 좋은 프로세스가 나왔는데도 과거의 성공 방식이 통한다고 믿는다. 경험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경험에서 오는 통찰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식을 적용하면 폭발적인 성과를 얻을지 모른다.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것이 두렵다. 두려움과 싸우는 것이 어렵다.
반대로 새로운 세대는 합리성 추구가 강하다. 일단 부딪혀 보고 실패하면 실패의 원인을 살피면 되는데 실패를 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치면서 실패하면 다시 복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시니어는 시니어 나름의, 주니어는 그들 나름의 유연함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1) 자신에게 존중을 베푼다.
2) 도움 요청하기
– 그리고 끝까지 도움을 받는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이 되지 않고, 일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튈 때가 있다. 그러면 실무자는 자신을 책망하게 된다. 우리는 실수, 실패가 발생했을 때 필요 이상으로 자신을 질책한다.
'그때 다른 결정을 했더라면…', '좀 더 서둘렀더라면…',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었더라면…'
불안이 크고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일수록 자기를 존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쉽게 다시 일어서는 사람은 자신을 책망하거나 책임을 돌릴 대상을 찾지 않는다. 상황을 냉정하게 보려고 노력한다. 실패로 열등감, 좌절감, 패배감이 생겼을 때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보상책을 마련한다. 달콤한 디저트를 먹거나 땀을 흠뻑 흘리는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떠난다.
자기 질책을 시작하면 감정이 상해 문제를 확대해서 보기 때문에 사실이 왜곡된다. 이랬을 때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고 피드백을 해 줄 수 있는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멘탈이 무너져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는 때일수록 도움을 요청하자.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도움을 요청했다면 열린 마음으로 끝까지 도움을 받도록 하자.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내게 약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다. 도움받다 보면 내가 작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그때 도움을 거절하면 누군가를 통해 일어설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도움을 받아 일어서고, 나중에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된다.
오랫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우연'을 더욱 존중하게 된다. 인생은 필연보다는 우연에 의해 좌우되는 때가 많았다. 세상은 내 생각보다는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 때문에 점점 겸손해진다. 반드시 일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일이 틀어질 때는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까만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회사 일에서나 인생에서나 조금 편해진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