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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희걸 Nov 19. 2023

마음챙김이 왜 필요할까?

직장인에게 마음챙김이란

마음챙김(Mindfullness)이란 용어를 처음 접한 것은 차드 맹 탄이라는 사람의 책에서였다. 구글은 모든 게 이상적으로 보이는 조직이었다. 구글, 애플, 아마존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법에 관한 책을 쓰면 불티난 듯 팔린다. 그런 구글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차드 맹 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에 명상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마음챙김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은 구글 내에서 크게 확산되었고 책과 미디어를 통해 실리콘 밸리 전체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도 명상을 하루 루틴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하루 일과가 끝날 때쯤인 저녁 10시, 마음챙김 명상 알람을 맞춰놓았다. 4일 정도 성공했을까? 점차 게을러지며 그렇게 명상 루틴은 내 습관이 되지 못하고 사려졌다. 몇 번 시도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했다. 명상을 이끌어주는  <마보> 앱의 유료 프로그램을 결제해서 써보기도 했다. 일주일 정도가 최대 한계였다.


그렇게 명상은 내게 잊혀갔다. 명상에 대해 다시 듣게 된 것은 보험업계에서 30년 이상 영업관리자로 일했다는 강사님의 강연에서였다. 보험 영업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영업관리자로 일한다는 것도 꽤나 어려운 일이다. 그런 조직을 수 백 명이나 이끌면서 30년을 넘었다니 참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강사님도 당연히 심리적인 위기를 겪었다. 그래서 매일 명상을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하며 이겨냈다고 했다. 지금은 세일즈 강사로 활동하면서 지리산에 명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직장생활은 참 온갖 종류의 스트레스를 다 모아놓은 곳이다.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로 머리를 쥐어뜯을 때가 있은가 하면 매출이 부진해서 욕을 들어 먹는다. 몇 번인가 실수를 반복하고 나면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난 팀장에게 찍힌 것 같네. 아마 이번 인사평가는 최악이겠지? 이렇게 몇 년간 최하위 평가를 받고 어느 부서에서도 받아주는 않는 사람이 되면 어쩌지? 이제 나이가 많아 이직도 쉽지 않은데... 그럼 우리 가족은 재정적으로 위기에 몰릴 수밖에 없는데... 아이들 학원비는 어쩌지.'


팀장이 되고부터는 여기에 다른 종류의 고민과 스트레스가 추가되었다. 업무 실수가 발생해도 팀장 책임, 직원이 사직을 해도 팀장 책임, 매출이 오르지 않아도 팀장 책임이니까. 팀원일 때보다 더 자주 잘리는 상상을 한다.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스트레스로 위기에 몰리게 되면 그때마다 해결할 방법을 떠올린다. 결국은 세상을 바꾸기가 쉽지 않으므로 내가 바뀌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나는 이럴 때면 명상을 떠올린다. 수 천년 간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킨 방법이라고 하니까, 리더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방법이라고 하니까 분명 효과가 있긴 할 것이다.


루틴으로 정착시키진 못했다. 그래도 아주 다급할 때면 마음챙김 명상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심리를 안정시켜 주는 것 같긴 하다. 눈을 감고 심호흡하며 호흡에만 모든 정신을 집중하려 해 본다. 채 20초도 못 버티고 곧 온갖 잡념이 나를 감싸안는다. 그럼 '아, 내 마음은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차 있구나.'하고 알아차린다. 그리고 다시 호흡으로 집중을 돌리려고 애쓴다. 이 과정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시도해 보는 것 만으로 당장 죽을 것 같은 심정에서는 빠져나오게 되곤 했다.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것 같은 직장생활. 호황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매번 돌아온다는 불황과 불경기. 어찌어찌 해결한 것 같은데 또다시 벌어지는 인생의 문제들. 나에게도 뭔가 절망감과 싸울 무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명상, 조깅, 한 잔의 맥주, 산책, 멍 때리기... 여러 가지 무기를 찾아보려고 한다. 한 가지만으로는 이 전인미답의 인생에서 버텨낼 수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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