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때마다 어색해하지 않아 좋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들. 이런 익숙하지 않은 환경은 우리를 신중하게 만든다. 어색한 분위기에 짓눌려 매사에 조심스러워진다. 본래 밝고 긍정적인 사람도 새로운 회사에 들어오면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것은 신입이든 경력이든 마찬가지다.
누구나 먼저 밝게 인사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새로 조직에 합류하면 이렇게 밝게 인사하기가 쉽지 않다. 누가 같은 사업본부의 사람인지, 누가 일로 자주 마주치는 사람인지, 또 누구는 우리 부서와 알력을 다투는 사람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매번 모든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하느라 시간을 쏟을 수도 없는 일이다. 이렇게 움츠러들어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인사에 인색하게 된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전략적으로 인사를 하려고 애쓰는 편이 좋다. 의식적으로 인사를 끌어내지 않으면 위축된 분위기로 인해 소극 상태로 머물게 된다. 조금 더 큰 목소리를 내어 인사를 해보자. 아마 내 자세부터가 달라질 것이다.
밀레니얼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일이 많이 얽히지 않는 사람에게까지 인사하는 것을 꺼린다. 관계 맺기는 꽤 많은 수고를 요구하는 일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노력을 낭비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관계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한 편으로는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사 정도로 관계 맺기를 위한 수고스러움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나쁜 평판을 막기 위해 이 정도의 수고는 감내하는 쪽이 현명하다. 인사 잘하는 사람은 나중에 의견이 엇갈려 충돌할 때도 쉽게 넘어가곤 한다. ‘평소 인사성도 좋고 밝은 사람인데, 이건 견해 차이일 뿐이야.’ 상대방은 이렇게 생각한다.
반대로 평소 무뚝뚝하고 인사를 잘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그럼 그렇지, 평소에도 꽉 막힌 성격이더니만 자기 고집만 부리네.’라며 첫인상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한다. 손쉬운 인사 몇 번으로 이런 나쁜 평판이 누적된다면 억울하지 않을까?
신입사원 채용 담당자로 일할 때였다. 회사 동기, 선배들에게 어떤 후배가 좋으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우리 회사에 어떤 신입사원을 뽑을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였다. 회사에는 정해진 인재상이 있었지만 조금 형식적이었기 때문에 채용 담당으로서 좀 더 명쾌한 신입사원 상을 알고 싶었다.
내심 일을 잘하고 업무 처리 속도가 빠른 사람을 선호할 줄 알았다. 동료가 일을 잘 해내면 옆에 있는 사람도 편하고 팀 전체 분위기가 좋은 법이니까. 의외로 선배들은 다가가기 쉽고, 수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선배를 찾아와 시시콜콜 속내를 털어놓기도 하고 커피 한 잔 사달라고 조르는 사람. 먼저 찾아와 말을 걸고 무언가를 조른다는 것은 ‘나를 좋아한다’라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한 심리학 연구에서 어떤 이성에게 끌리는지 조사한 적이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의 대답은 ‘나를 먼저 좋아해 주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우리는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고 마음을 활짝 열기 마련이다.
인사의 의미는 ‘나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고, 친해지고 싶다. 이제부터 관계를 시작해 보자.’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에 있다. 인사와 관련해서 제일 큰 고민은 언제 어떻게 인사해야 하느냐일 것이다. 사무실에서 자주 마주치는 선배들인데 매번 볼 때마다 인사를 해야 하는 걸까? 내가 인사를 해야 하는 사람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명확한 해답은 없지만, 적어도 한 사람에게 한 번은 제대로 인사하기를 원칙으로 정해 보면 어떨까? 한 번 내 인상을 각인시켜 놓으면 그 인상이 오래 남게 마련이다. 그러니 인사를 할 때는 큰 소리로, 제대로, 확실하게 인사해 두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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