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의 스몰 석세스 만들기

자기 효능감과 일하는 재미

by 임희걸

1. O 사원의 강의 울렁증


O사원은 단과대 학생회장 출신이었다. 리더십이 뛰어나 회사에 들어오기 전까지 항상 리더 역할을 수행했다. 주변에는 사람이 많았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영향력을 주는 과정을 즐겼다. 그때까지 자신의 강점은 관계 맺기와 소통하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부서는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주로 담당했다. 모든 과목을 전문 강사에게 의뢰할 수는 없어서 운영 담당자이면서 종종 사내강사로 활약해야 했다. 당연히 신입사원이 배치되면 여러 차례 연구강의를 통해 강의 실력을 향상했다. 팀의 OJT(On The Job Training) 프로그램에는 제일 먼저 강사 자질 키우기가 포함되어 있었다.


팀장님은 수 백회 강의를 수행한 톱클래스의 사내강사였다. (당신이 스스로 그런 자부심이 강했다.) 자신의 강의 스킬을 전수해 주겠다며 팀원을 혹독하게 다루었다. 당연히 O 사원도 그 트레이닝의 대상이 되었다.


"똑바로 서서 이야기해야지! 서 있는 자세가 기울어져 있거나 건들거리면 신뢰를 줄 수 없어."


"발음이 부정확하잖아. 그래서 교육생들이 네 말을 알아듣겠어?"


"도대체 강의 주제가 뭐야. 30분째 도입부만 얘기하고 있으면 어떻게 해? 핵심 내용은 언제 다루는 거야!"


매일같이 혹독한 피드백이 이어졌다. 트레이닝이 반복될수록 O 사원은 실력이 늘기는커녕 점점 주눅이 들어갔다. 누가 보기에도 말을 더듬거리고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그럴수록 팀장은 더더욱 강하게 O 사원을 다그쳤다.


"선배님, 저 도저히 못하겠어요. 이젠 주눅이 들어 강의는 커녕 누구와 말도 제대로 못 나누겠어요.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요. 대학 시절 내내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즐거워했는데, 이젠 남 앞에 서는 게 공포가 됐어요."


priscilla-du-preez-VzqEavUGnss-unsplash.jpg




2. 일이 즐거워지는 자기효능감


그때 마침 팀장님이 출장을 가게 되었다. 남은 팀원들은 O 사원 기살리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O 사원에게는 다시 한번 연구강의를 준비해 보라고 일렀다. 그리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담할 요원을 따로 뽑았다.


"S 대리, H 주임, 너희 둘은 평소 표정이 밝고 리액션이 좋으니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담해 줘야겠다. O 사원이 강의 중 농담을 던지면 손뼉을 치며 과도하게 웃어라. 어떤 멘트라도 고개를 끄덕이며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연구 강의가 끝나고 피드백 시간이 되면 강점을 무한 칭찬해야 한다."


모두가 기대하는 것처럼 이 에피소드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O 사원은 이 일을 계기로 강의 공포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후로는 우리 팀의 에이스가 된 것은 물론, 강의 잘하는 사내강사로 손꼽히게 되었다.


O 사원은 작은 성공, 스몰 석세스를 통해 자기 효능감을 얻은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판단을 한다. ‘나는 과학 과목이라면 자신 있어!’라고 자신감에 차 있기도 하고, ‘나는 공을 다루는 구기 종목은 영 꽝인데!’라고 위축되기도 한다. 자꾸 반복된 생각을 되뇌다 보면 이것이 굳어져 자신에 대한 하나의 믿음이 된다.


심리학자 반두라 교수는 자기효능감을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라고 정의했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자신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되는 때가 많다. 반면 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어차피 나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짐작해 버린다. 믿음이 일의 결과에 영향을 미쳐 신기하게도 결과도 그렇게 따라온다.


자기효능감에는 ‘작은 성공’이 중요하다. 거창하고 높은 목표를 세우면 달성이 어렵다. 실패가 잦아지면 자기효능감이 점점 떨어지고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사라진다. 스몰 석세스를 통해 나는 하면 되는 사람이다 라는 사실을 경험해야 한다. 쉬운 목표에 도전하여 작은 성공을 쌓아나가다 보면 더 높은 수준에 도전하고 싶은 열정이 일어나게 된다.




3.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방법들


무엇인가에 열정을 바치고 성공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예를 들면, 설사 벼락치기라도 미친 듯이 공부해 본 경험 같은 것 말이다. 그런 때 정작 시험 성적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 도전하여 스스로를 만족시킨 경험은 그 자체로 큰 자산이 된다. 이런 경험이 쌓여 자기효능감을 만들어낸다.


그 외에도 자기효능감을 키우는 방법은 사실 여러 가지가 있다. 반듀라 교수에 따르면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방법에는 스몰 석세스 외에도 몇 가지 방법이 더 있다.


그중 하나는 대리 체험이다. 인간은 스스로 경험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의 모습을 보고 마치 내가 한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주변에 성공적인 롤 모델이 있으면 그를 보며 자기효능감을 얻는다. 늘 뛰어난 경기 성과를 내는 에이스가 팀에 있으면 팀원 모두의 성취가 개선되는 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언어적 설득이다. '나는 뛰어난 사람이다. 반드시 해낼 수 있다.' 마음속으로 되뇌면 실제로도 이뤄낼 수 있게 된다. 롤 모델이나 언어적 설득은 주변에서 충분히 도울 수 있는 방법이다. 동료가 위축되어 있다면 주변에서 힘을 모아 그를 도울 수 있다.


지긋지긋한 월요일, 어깨를 짓누르는 출근. 밥벌이기 때문에 그만두지 못하고 계속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길을 찾으면 길이 보이는 법이다. 함께 노력하다면 분명 자신감에 차 진취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슬기로운 의사들이 밴드를 할 수 있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