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의 우리는,

by 이방글

여느 날과 다를 바 없이 친구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난 듯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내는 친구. 나와 함께 간 카페에서 먹었던 생크림 롤 케이크가 아직까지 생각난다며 또 먹고 싶어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 봤지만 먹질 못했다는 이야기.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에게 그 시절의 나는 맛있다며 먹어보라며 권했다고 한다.(기억이 통으로 나지 않는 나) 친구는 케이크를 먹는 본인을 바라보던 내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고 한다. 어떤 표정으로 어떤 마음으로 지켜봤을지 나도 상상이 간다.


그렇게 시작된 그 시절 이야기로 인해 잠 못 드는 새벽에 추억놀이를 시작했다. 처음엔 그 카페가 어디인지 찾기 위해 저 구석에 묵혀 둔 네이버 드라이브 앱을 업데이트를 했다.(오랜 시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앱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되지 않는다.) 언제 열어봤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사용하지 않았던 네이버 드라이브는 마이 박스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있었고 낯선 느낌이 들었다. 그 속의 사진들은 익숙한 풍경에, 반가운 얼굴들로 가득했지만.


네이버 드라이브를 오래된 순으로 거슬러 올라가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한 미궁의 카페. 언젠가는 기억나겠지라며 생각한 뒤 그 시절 그때를 여행하기로 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우스꽝스러운 표정, 정말 날 것의 모습들이 가득 찬 앨범. 그때는 그게 재밌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그저 참 예뻤다. 자연스러운 표정과 행복했던 그 순간이 잘 담긴 사진들이 가득했다. 그때의 나는 우리가 이렇게 예쁜지 몰랐는데 나이가 들어 그 시절의 우리를 보니 참 예쁜 나날의 기록들이다.


친구들과 아직도 단톡방이 있다. 새벽이 주는 감성 그대로 난 단톡방에 우리의 모습을 공유하며 참 예뻤다는 코멘트를 함께 달았다.


남편과 처음 함께 찍었던 사진, 시간을 함께하며 간간이 남겼던 우리의 모습은 잊고 있었던 감정을 다시 떠오르게 했고 그때의 우리를 보며 결혼을 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참 닮았다. 서로를 향하는 눈빛에서 다정함이 서려있고 사랑이 가득 차 올라 흘러넘쳤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남편의 모습에, 나만 깨어 있는 그 시간이 하트 이모티콘이 내 주위를 감싼 듯, 사랑으로 가득 차고, 사랑이 철철 넘치는 나만의 시간이 되었다.(만화책을 보면 사랑에 빠진 주인공 주위에 하트 이모티콘이 가득 그려진 장면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 시절 우리는 참 예뻤고, 빛났다.

지금 우리는,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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