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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plougue)

by 홍지승

발레는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궁정 연회에서 시작되어 17세기 프랑스 궁정으로 넘어가 만들어진 무용극으로 오늘날의 발레는 19세기에 러시아에서 크게 발전해 지금의 발레의 고전이 그때 탄생하게 되어서 전 세계에 자리를 잡은 예술입니다. 태초에 예술 중에 무용은 가장 오래된 예술이지만 발레는 나라와 나라를 넘어서 성장한 예술이자 사람과 사람에 의해 다듬어지고 만들어진 예술이기도 하지요.

오랜 시간 동안 저는 무용책을 읽었고 그 책들을 읽으면서 내려진 결론은 발레 예술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성장되어 예술로 계속해서 남겨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춤을 만들고 그 춤을 추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사랑이 늘 제 안에 자리하고 있었던 까닭에 힘들고 긴 시간이 걸렸어도 이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가치가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양에서 만들어져 아시아로 넘어와 우리나라에 정착해 자리를 잡고 대중화를 넘어서 각광받는 장르의 예술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들을 오랜 시간 동안 보아왔고 그 시간들을 통해 성장하고 힘들 때마다 고통을 이겨낸 예술가들을 남들보다는 가까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별한 행운이 제게 있었기에 그 이야기들을 토대로 이 브런치북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대표작 풀꽃이라는 시(詩)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 구절을 읽을 때마다 저는 제가 사랑한 무용가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하나의 우주가 견뎌온 시간들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 그 마음들을 귀하게 여기고 그 마음 덕분에 이 일이 주는 무게감에 눌리지 않고 지치긴 했어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한국발레사」를 쓸 때는 자료에 파묻혀 지낼 수밖에 없었지만 고서에서 만나는 종이 위의 댄서들이 주는 고통스럽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춤의 힘이 간절하고 특별해서 좋았고「발레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을 연재할 때는 처음으로 힘을 빼고 썼는데 그런 제 마음을 알아준 독자분들이 생겨서 기쁘고 계속 글을 쓸 이유와 명분이 조금이라도 생긴 것 같아서 나름 큰 위안이 되기도 해서 좋았습니다. 아울러 저는 오랜 세월 자료관에 보았던 수많은 기록물들과 문헌들을 보면서 읽히지 조차 않는 글들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제 마음 한편에는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어렵지 않게 그리고 조금은 더 친절하게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싶었습니다. 결국 춤도 사람에 의해 변해가는 예술이라고 생각하니 그저 거창하고 어렵기만 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제가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글은 어렵고 복잡한 글이 아니라 친절하게 잘 설명된 사람의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에 가령 예를 들면 반에서 제가 먼저 친했었던 친구를 다른 반 친구들에게 제대로 잘 소개해 주고 싶었던 그런 마음이 이번 회차 브런치북의 시작점인 셈입니다.

'발레'라는 키워드 하나로 시작해서 자신의 이름을 걸맞게 명성을 이룬 예술가들부터 '발레'라는 타이틀 아래 활동하는 여러 아티스트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만나서 듣고 독자분들에게 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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