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준 May 28. 2024

번외 5) 관계의 비대칭성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상대방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벌써 대학생 새내기를 지나 1학년 1학기 종강을 앞두고 있다. 확실히 중, 고등학교때와는 다르게 인간관계가 넓어지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들은 마음먹으면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하고 싶은 일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말 바쁘게 한 학기를 보냈다. 

 그런데 종강이 다가오면서 나의 한 학기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뭔가 바쁘게 보냈지만 이룬 것은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하고자 했던 일들도 뭔가 다 애매하게 끝났고, 인간관계 또한 중, 고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대학교에서의 인간과계는 확실히 과거와 다르게 이렇게 말하기에는 조금 그렇지 비즈니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확실히 머리가 커서 만나는 인연은 순수했던 시기의 인연들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또한 인간관계가 너무 넓어지다 보니 손에 핸드폰을 쥐고 있는 시간이 늘었으며, 자연스레 sns를 하는 시간이 지수함수처럼 늘었다. 연락을 보는 것조차 이젠 나에게 일처럼 느껴졌다. 연락을 언제 보고, 언제 끝마쳐야 할지, 내가 연락을 해도 불편해하지 않을지... 너무 많은 상황을 생각하다 보니 뇌에 과부하가 온다. 사실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지만 성격적으로 그게 안 되는 것 같다. 아마 앞으로 내가 서서히 고쳐 나가야 할 나의 단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창 시절과 다르게 다들 너무 바쁘기 때문에 3명 이상 스케줄을 맞추어서 만나기가 너무 힘들다. 만나자는 약속을 했지만 그 약속들은 증발되기 일쑤였고, 처음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이러한 상황들이 이젠 조금씩 무뎌져 갔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관계에 대한 집착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이젠 그려려니 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건 나에게 소중함이 덜한 사람들에 한해서이다. 아직도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약속이 깨지면 슬프다. 슬프기도 하지만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이 너무 원망스럽게 다가왔다. 보고 싶었던 사람들,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상대방들도 바쁜 거 알지만 어쩔 때는 이러한 상황들이 생기면 내가 생각하는 관계의 깊이만큼 그들이 생각하고 있지 않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생각 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도대체 어느 누구가 나와 같은 양으로 나를 생각하고 있을까? 상대방도 나와 같이 나를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다. 누군가는 관계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을 테고 그런 사람의 노력 덕분에 관계가 유지되고 이어져 나가는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어떤 관계에는 크든 작든 갑과 을이 존재하며, 내가 갑으로 있는 인연을 이어 나가는 것이 어쩔 때는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마 아직 '관계'에 대해 별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나는 '관계'에 대한 '집착'내려놓고 유지하기에 힘이 들지 않는 관계를 이어나가는 서로서로에게 건강한 관계를 맺는 연륜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작가의 이전글 사이판 EP1) 혼자 여행 가면 항상 듣는 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