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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양 Sep 16. 2020

만남에게 보내는 고마움

불확실한 존재는 촛불 같다.

이리저리 흔들리다가 꺼진 줄 알았는데 몇 초뒤 다시 피어오른다.

홀로 빛나는 줄 알았는데, 빛을 나누어주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맞대면서.

그렇다고 굳건해지진 않는다.

여전히 불확실하고,

여전히 자그마한 바람에도 흔들린다.

그런데 빛을 내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빛을 나누어 주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본인도 불확실하면서 그 빛을 나누어 주변을 밝힌다는 것이 대견하다.






 작가 양은 전시 산업의 최전방에서 대면의 과정이 망해가는 과정을 보았다.(망해가지 않고 잠시 주춤 일 수도 있다..) 비대면의 시대가 열리며 모든 서점엔 언택트에 관한 이야기가 활기 띠었고, 만남의 시대와 공유의 시대는 음지로 이동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비대면이 될수록 '만남'을 갈구한다. 불확실한 상황 속 우리는 얼굴 보며 대화하고 싶고, 취향 맞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화상 채팅인 줌과 트레바리가 현재 사랑받는 이유도 이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로봇이 사람을 대체할 것이란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는 사람 간의 만남이 없다면 살아가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만남이 예전(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전)과 같다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은연중에 만남에 대한 편식이 있었고 이것은 현재 산업 현황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고 싶지 않은 자리인 면접장과 회사, 거래처는 모두 비대면으로 바뀌었지만, 취향 맞는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연인 혹은 친구와의 만남은 개인적인 장소로 대체되고 있다. 그로 인해 과거 공유의 시대를 이끌었던 에어비앤비가 현재는 개인적인 장소의 전체 렌털 산업을 시작하며 다시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의 만남이 소수로 편식하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작가 양은 만남을 조약돌 속 보석 찾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든 아니든 실제로 만나야 한다. 상황은 사람을 다채롭게 한다. 여러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의 다채로운 면을 보며 느끼는 것을 '매력'이라고 한다. 그 매력은 '필요할 때만' 찾는다면 나타나지 않는다. '의외의'상황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보석은 작가 양이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고 앞서 말했던 촛불이 되어주기도 한다. 우리 모두 불확실한 존재이다. 비대면 속에서 원래의 버팀목만 의지하다가, 나를 밝혀주려는 다른 촛불을 못 볼 수도 있으니,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만나자. 편식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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