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세계
결혼을 하기 전에 아줌마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긍정적으로는 푸근한 모습이 떠올랐지만
부정적으로는 남편에게 돈을 더 벌어오라고
바가지를 긁는 모습이 떠올려졌다.
"당신은 왜 맨날 돈돈 거리는거야!
내가 돈 벌어오는 기계야?"
라고 말하는 아빠들의 모습은 덤으로 떠올랐다.
그렇게 영원히 콧대 높은 아가씨일 것만 같았던
내가 어느새 결혼 5년차에 아이 둘 아줌마가 되었다.
나는 애석하게도 돈돈 거리는 아줌마가 되었다.
내게 아줌마의 모습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제는 콩나물을 살 때도 한바구니에 천원하는
시장표 콩나물을 산다.
가계부는 5년째 쓰고 있으며
월 말이 되면 '이번 달 식비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온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하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미 열심히 일하고 오는 남편의 월급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상상도 한다.
그렇다고 나에게 쓰는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커피는 집커피가 최고며
미용실은 연례행사이다.
그렇다면 아줌마는 왜 돈돈 거리게 되었을까?
아이를 키우다보면 해 주고 싶은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딸기가 먹고 싶다는 아이에게
가격때문에 바나나만 먹일수는 없다.
호주산이더라도 고기를 좀 먹이고 싶다.
중고라도 책도 좀 사주고 싶다.
그리고 이 모든건 돈과 관련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자본주의임을
누구보다 잘 느끼게 된다.
돈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큰 것이다.
아줌마가 돈돈거리는 이유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내 아이에게
돈으로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