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오늘 결혼기념일인 거 알아?"
아이들과 토끼굴 같은 집에서 하루 종일 비비대다
시장 구경을 가는 길이었어요.
휴대폰으로 날짜를 보는데
떡하니 결혼기념일인 것을 알게 되었어요.
"(당황) 앗, 정말? 몰랐어 ㅠㅠ"
남편도 아내도 몰랐던
결혼기념일이었습니다.
이런 기념일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분이 있나요? 네, 접니다.
정말 웃으면서 지나갔고
그 뒤로 결혼기념일은 잊혔습니다.
뭐 어때요. 내년에도 후년에도
결혼기념일은 또 오는걸요.
그리고 며칠 뒤,
퇴근하고 돌아온 남편의 손에
케이크가 들려졌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고맙더라고요.
저 역시도 요리 똥 손이지만
함박스테이크를 만들어 주었어요.
밖에서 고생했으니 따뜻한 한 끼 차려주려고요.
다정함은 매일매일 쌓이는 것 같아요.
조그만 케이크 한 조각에서도 쌓이고
함박스테이크 저녁에서도 쌓입니다.
이렇게 쌓인 다정함은 든든한 힘이 되어줘요.
지친 날 서로 날이 설 수 있는 상황에서도
겹겹이 쌓인 다정함은 서로의 관계를 지켜주고요.
상대방에게 화도 덜 내게 해주더라고요.
결혼은 다정한 사람과 해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랑해서 죄송해요.. 여느 부부가 그렇듯
항상 좋기만 하지는 않는 거ㅎㅎ)
다정한 사람과 결혼하면 좋은 이유
다정함은 매일매일 쌓인다.
살다 보면 생기는 좋지 못한 일에도
겹겹이 쌓인 다정함은 방패막이 되어준다.
어떤 일도 거뜬하게 이길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운 당신을 응원합니다.
오늘도 한 걸음 또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