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언론 때문이다
‘내 논문을 가장 열심히 읽어주는 사람은 리뷰어다’ 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이게 농담이 아니고 진짜로 그렇다. 나 같은 경우 리뷰를 할 때 데이터와 본문 글을 한 화면에 띄워놓고 본문을 데이터와 대조해 가며 천천히 읽는다. 논리의 비약이나 과장된 해석, 또는 숨기고자 하는 의도가 파악이 되면 본문에 코멘트로 남겨 놓는다. 추가로 더하면 좋을 것 같은 실험까지 (하지만 이런 코멘트 받는 건 사절 ㅋㅋ).
논문을 읽으며 그때그때 생각나는 코멘트들을 남기기 때문에 별 코멘트를 남기지 않았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나 같은 리뷰어를 만난 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지만 정작 코멘트를 정리해 보면 긴 리스트의 악덕 리뷰어가 된 나를 발견한다. 그만큼 리뷰어들은 데이터로 표현되는 ‘사실’과 그에 대한 ‘해석’ 두 가지 모두를 깐깐하게 본다는 것이다.
그냥 언론은 사실이든 소설이든 써 재끼는대로 출판이 되는데 과학자들은 너무 힘들게 출판을 하는 것 같아 억한 마음에 하는 넋두리다. 지금도 리뷰를 하나 맡았는데 코멘트가 좋게 나갈 것 같진 않다. 이게 다 언론 때문이다.
#언론개혁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