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필요한 추모의 시간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순수한 신앙이 열정으로 불타오르던 대학 초반 시절, 함께 많은 신앙의 추억을 쌓은 누나였다. 무더운 여름 시골교회 연합집회들을 함께 섬겼던 기억, 제주 단기선교에서 함께 공연하던 기억들이 부고 소식을 들은 이후 계속 머릿속에서 재생이 되고 있다. 반복 재생되는 기억 속의 누나는 댄스팀 리더로서 누구보다도 씩씩하고 활발하다.
고인을 추모하는 것이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행위라는 것을 느낀다. 갑작스런 부재의 공백을 아름다운 기억들로 다시 채우는 추모의 과정은 감정을 소화하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고인을 기억할 때 가슴 아픈 부재가 아닌 가슴 뭉클한 추억이 생각나도록.
가슴이 너무 아프다. 저리다. 하지만 누나는 먼저 본향으로 돌아간 것이니 남겨진 자로서 마음을 잘 추스르며 누나를 추모할 뿐이다.
누나, 계속된 항암치료로 고생 많았어요. 이제는 아버지 품에서 편히 쉬어요. 천국에서 봐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