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하 배꼽 빠진 날
루하 D+14
의료진이 1차로 엄마와 아기의 탯줄을 분리하고, 집게로 집고 2차로 내가 짧게 한 번 더 잘랐던 루하의 탯줄. 엄마로부터 모든 공급을 받았던 이 생명줄은 하루도 되지 않아 까맣게 말라비틀어졌다. 치렁치렁하게 달려 있는 이 탯줄이 알아서 떨어질 때까지 기저귀도 탯줄을 피해 한번 접어서 매 줘야 했고 루하를 물속에 넣고 씻지를 못해 가제수건으로 닦아줘야 했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꼬름한 냄새가 나서 혹 감염인가 소아과 의사에게 묻기도 했다. 다행히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이 냄새나는 탯줄이 하루빨리 떨어지기만을 기다렸었다.
그 탯줄이 오늘 떨어졌다. 정확히 2주 만에.
수유를 하고 트림을 시키고 다시 수유하기 위해 눕혔는데 탯줄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말라비틀어진 탯줄이었지만 상징성이 있던 탯줄이었기에 고별 샷이라도 남기고 싶었는데 한참을 찾아도 찾지를 못했다. 기저귀 쓰레기통에도 없고 루하를 안고 이동했던 동선이나 앉았던 자리에도 없어서 어떻게 이렇게 감쪽같이 증발해 버렸나 싶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유를 위해 다시 루하를 내 무릎 위에 비스듬히 앉히고 가제수건을 집었는데 뙇! 가제수건에 탯줄이 대롱대롱 달려 있었다. 바로 아내에게 보여주러 거실로 달려나갔다. 짧게 기뻐하고 바로 루하와 함께 탯줄 고별 샷을 찍었다.
아내가 속해있는 맘들 단톡에서 누가 루하의 진짜 독립을 축하한다고 했다고 한다. 아내는 그 톡을 보는데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내가 눈물이 났냐고 하니까 그냥 뭉클했다고만 하다가 이내 눈물을 닦는다. 첫 2주가 무사히 지나가서 감사한 마음도 들도 안도감도 들어서 눈물이 난다고 했다. 내가 출산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흘렸던 눈물과 같은 결이다.
루하야, 아빠 엄마가 루하의 독립을 응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