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내 아기란 말인가
루하 D+17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다. 수유하고 조금 쉬었다가 수유하고, 집안일하다가 수유하고, 일 좀 하다가 수유하고의 반복이다. 매번 수유하며 이 쪼꼬미와 얼굴을 마주하는데도 이 쪼꼬미가 내 아기라는 게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나를 닮은 것을 보니 내 새끼가 맞긴 한데.
결혼하고 나서 한동안 결혼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았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다가 문득 실감이 날 때가 밤중에 자다가 깼을 때 옆에 아내가 자고 있을 때, 그리고 아침에 둘이 식탁에서 마주 보고 밥을 먹을 때였다. 하지만 결혼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야 내가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온전히 인식하게 되었다. 하물며 이 쪼꼬미랴. 아내와 단 둘이 산 기간이 만 8년이 넘어 둘이 사는 것이 아주 익숙해진 상태에 등장한 쪼꼬미가 정녕 내 아기라는 사실을 아직도 받아들이는 중이다.
이 쪼꼬미가 어찌 아내의 뱃속에 있다가 이렇게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 그리고 상당 부분 나를 닮았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들릴진 모르지만) 조금씩 인지해 나가고 있다. 어쩌면 너무나도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아기인지라 꿈만 같아서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몸이 피곤해서 너덜너덜해지는 것을 보니 분명 현실이다.
갈수록 더 귀여워지고 사람이 되어가는 우리 아가, 아빠가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