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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샤인 Jul 26. 2021

이앓이의 시작

잠이 부족하다

루하 D+189


말로만 듣던 이앓이가 루하에게도 찾아왔다.


80일부 통잠 하나로 부모에게  효도를 하던 루하가  며칠 새벽에 자꾸 깨어 운다. 처음에는 속이  좋나 해서 안아 토닥거리면 트림도 하고 다시 잠이 들어서 이앓이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밤에 한두  깨던 루하가 2시간 간격으로 깨기 시작한다. 이틀 정도 2시간 간격으로 깨는 루하와 씨름하다 멘탈이 털리기 시작할 때쯤, 이것이 이앓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으로 잇몸을 만져보니 위쪽 잇몸에 귀여운 앞니 2개가 솟아오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내가 인터넷을 검색해 보고 약사 지인과 상의해 보고 나서 아기들이 너무 힘들어할 경우 타이레놀을 준다고 한다. 그렇구나. 그리고 어김없이 다시 새벽에 울기 시작하는 루하에게 타이레놀을 선물해 주었고 루하는 안정을, 우리 부부는 안식을 얻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이앓이를 한동안 하다가 다시 멈춘 것 같다는 것이다. 여전히 침을 많이 흘리고 이가 편한 것 같진 않지만 밤잠을 다시 잘 자기 시작했다. 한번 이앓이를 시작하면 하얀 이가 보일 때까지 아프다던데, 왜 어정쩡한 상태로 멈췄지..? 하는 생각에 밤잠을 자면서도 조금 불안해하기도 했다.


한편, 이렇게 성장단계를 하나씩 거쳐가는 루하를 보면 감격스럽다. 부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신생아에서 언제 이렇게 목을 가누고, 웃음을 짓고, 허리를 가누고 자리에 앉아 소고기 이유식을 먹는 6개월 아기가 되었을까. 앞으로 거쳐갈 단계들이 많이 남았지만 이 과정들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기쁜 것을 보니 나도 부모가 되어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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