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6월 11일이다.
날이 너무 좋아서 등산을 결심한다. 날이 좋아서 이번 편은 노필터_NO FILTER
며칠 전, 적당한 크기의 유리병을 구했다. 마리모는 물이 필수여서 -필요하다면- 이동식으로 작은 통이 하나 있으면 좋다. 막 흔들어도 튼튼한 그런 통 또는 병 말이다.
뚜껑이 코르크 마개라도 물론 이동할 순 있다. 다만 물이 샐 수 있고, 물이 샜을 때 코르크에 곰팡이가 필 수 있다.
이 동네에 4년 넘게 살았지만 처음 뒷산에 오른다. 마리모는 직사광선을 쐬면 안되기 때문에 가방 안에서 덜그럭 거린다.
아주 잠깐 정산 등반 인증샷을 찍기 위해 나쁜 주인이 되어 본다. 나는 참 이기적인 인간이다.
저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마리모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미세먼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이다.
등산에 도전한 김에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해본다. 숲에 오니 마리모가 더더욱 작아 보인다. 이 암벽타기로 마리모로 다채로운 연출이 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다.
마리모 관련 창의력이 +1 이(가) 상승했다!
다음편 : 마리모는 피서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