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주디자이너 Aug 10. 2020

베짱이인줄 알았는데 일개미였네!

-진짜 디자이너를 꿈꾸는 분들을 위한 현실 가이드-

  “인생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제가 자동차 디자이너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학창시절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포스터를 접한 시점부터 였습니다. 내 방 책상 옆에 붙어있던 그 포스터의 심플하면서도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노란 차를 보면서 나도 이런 멋진 차를 디자인 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까 막연히 꿈꾸었었죠. 


   그런데 20여년 후 정말 영화처럼 내가 가장 좋아했던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를 디자인 했던 루크 동커볼케라는 디자이너가 내가 일하는 회사의 Chief designer(수석 디자이너)로 오게 되어 같은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루크 동커볼케가 처음 디자인센터에 도착해서 자기 소개를 했을 때 저의 그 벅찬 감동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정말 영화에서나 나오는 운명 같은 일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 후 그는 디자인센터의 수장으로서 여러 프로젝트를 디렉팅 했고, 그 중 제가 참여했던 디자인 프로젝트의 스케치 품평에서 저의 디자인 스케치를 선택해주었습니다. 

수십개의 디자인 안 중에서 제 디자인이 선택되었을 때는 정말 만감이 교차하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후에 저는 여러 차례에 걸쳐 유럽, 미국 디자인 스튜디오와 디자인 경쟁 품평을 거친 끝에 최종적으로 제가 디자인한 자동차가 선정되어 이제 곧 그 자동차를 도로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학창시절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혼자 책을 읽는 것을 좋아했고, 부모님은 제가 공무원이나 검사가 되기를 기대하셨습니다. 

제가 대단한 수재는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공부도 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미술대학에 가기 위해 화실에 다니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엄청나게 반대를 하시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중도에 저의 일을 포기하기는 어려웠고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해서 일해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저의 대학시절 전공수업의 교수님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사람 손 들어보세요.’ 라고 했을 때 저는 손을 들지 않았던 몇 안되는 학생 중 한 명 이었습니다. 오히려 그 때 클래스의 거의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다는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때의 저는 제가 알고 있던 필립스탁 같은 거장과 감히 저를 비교할 생각도 못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디자인을 공부했던 그때보다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시대가 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성공한 디자이너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이제는 우리 중 누군가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현실이 될 수도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다양한 디자인 분야가 대중에게 소개되면서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도 많아졌고요.


   그런데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이 실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도움되는 정보를 찾으려 하는 것을 보면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디자이너의 성공스토리는 너무 이상적이거나 우리의 현실과 동떨어져 보였고, 각종 광고와 잘못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정보를 찾는 것이 정말 어려워 보였습니다.


   저는 2005년 국내의 한 대기업에 입사하여 약 15년동안 디자인팀에서 다양한 디자인 업무 및 회사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제가 일한 회사는 디자인 센터의 규모가 꽤 커서 저는 그 안에서 꽤 다양한 디자인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동안 저는 정말 끝없이 불합리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기도 했고, 또 내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들이 양산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20년전의 나를 만난다면 학창시절의 내게 정말 꼭 해주고 싶은 말들이있습니다. 

내가 이런 멘토의 조언을 들었더라면 지금 더 날개를 활짝 펴고, 어쩌면 정말 세계에서 이름 날리는 디자이너들 중 한 명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20년 전 저의 곁에는 그런 혜안이나 경험을 공유해 줄수 있는 선배가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는데, 지금은 이제 제가 약간은 그런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이 생겨서, 과거의 나와 같은 10대에게, 또 20대에게 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티브 잡스의 명언이 있습니다.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s.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미래를 내다보며 점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연결할 수 밖에 없지요.

       그러니 그 점들이 미래에 어떻게 든 연결될 것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누군가 저의 글을 읽고 정말 그 분의 인생의 dot(점)이 된다면 제 집필에 더 없는 보람이 될 것 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