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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 Nov 21. 2018

나에게 실망하지 않는 첫 걸음

나는 스스로 모자르다 생각했었다

이상, 욕망, 내면의 광기를 모두 상실했을 때 우리에게는 단 한 가지만 남게 된다.
행복이 바로 그 것이다.
행복은 이처럼 허무주의자의 이상이다.

[우울한 날엔 스피노자] 자음과모음



매순간 나는 내가 할 일과 역할, 본분을 다 하고 있는지 고민한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언제였을까?


그때부터 여지껏 100% 그 본분을 다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나는 항상 스스로에게 모자르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회사를 다닐 때는 그런 생각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자격지심인지, 완벽주의인지.


정의하기엔 아리송한 마음이다만 분명한 것은 그 마음 때문에 울면서도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으나 결과적으로 포기하게 됐다는 것.


처음부터 너무 높은 기준을 세우고 사람을 몰아가는 건 마땅하지 않은 일이다. 생에 그다지 도움되지 않는 습관이다.


학생 때, 어느 날은 벼락치기를 해 100점을 맞았다. 그 다음부터는 벼락치기로 100점을 맞지 못하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나는 약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행운은 영원하지 않았다. 영원하긴 커녕 악운도 분명 존재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초반에 찾아온 행운만큼 커다란 반작용을 느끼고 살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오늘 여기에서 내가 이룰 수 없었던 꿈을 꾸지 않으려 한다. 내가 할 일들을 행운이 따랐던 지난 시간들보다 적게 잡는 것이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계획을 세우고 느즈막히라도 나를 성취하는 사람으로 인정해주려 한다.  


나에게 실망하지 않기가 오늘의 과제다.


#스피노자 #철학 #에세이 #행복 #자존감 #성취 #계획 #완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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