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2>, 여전히 유효한 신선함, 더해진 속도감과 잔재미
신호등과 버스가 포함된 그림은 어디까지인가?
이 영화를 보고 이제사 알게 되었다. 완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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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마고 킴을 찾는 아버지 데이빗(존 조)의 고군분투 이후 5년이 흘렀다.
이번엔 딸이, 남자친구와 멕시코 여행을 떠났던 엄마를 찾는다.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준버그라고 부르면 화내는 준이
넷플릭스를 통해 마고킴 실종사건이 재구성된 논픽션 영상물을 시청하는 부분.
준의 친구는 사라진 엄마를 그런 방식으로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아무 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하시기를 권합니다. 바로 아래의 구간에는 스포일러가 없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읽지 않으시는 게 좋으실 것 같습니다.]
아이폰과 맥북에 이렇게나 다양한 기능이 있었나 싶었던 전작. 아버지 데이빗은 딸의 기기들과 씨름하며 딸의 흔적을 따라간다. 신작에서 딸은 자유자재로, 영리하게 IT기기들을 이용한다. (모국어니까 그렇게 놀랄 것 까지야 없지만 와 영타 정말 빠르네) 그래서 전작보다 훨씬 리드미컬한 편집과 속도감을 자랑한다. 어쩌면 1편이 없었다면, 2를 훨씬 재미있게 처음으로 봤을 것 같다. 1에 비해 뭔가 엄청나게 혁신적이다 싶은 건 없지만 IT기기의 화면들로만 구성되어 연결되는 편집들의 재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1을 봤기 때문에 허를 찌르는 포인트들도 제법 있다. 1편의 엄마가 아프게 된 부분을 보여주는 영상이 이번에는 어떻게 비틀렸을지, 그런 전작과의 유사점들이 변형되는 모습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누구나 당연하게 사용해 온 애플워치와 너무 익숙한 시리가 어느 순간에 어떻게 허를 찌르는 장치로 등장하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우리가 디지털 세계에서 간혹 버벅거렸던 순간에 대해 공감을 느끼게 되는 장면들도 재미있다.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고르는 이미지들, 어디까지가 버스이고 어디까지가 신호등인지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된 로봇이 아닌 나는 오랜만에 애플워치를 충전한다.
다니엘 헤니가 나오고요. 전작에서 경찰은 중요 인물이었기 때문에, 그 사실 자체로도 2에서도 경찰이 등장하게 되는 순간부터 주시하게 되는데, 그래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충실하게 던졌던 떡밥을 주워 회수한다. 한 장면도 허투루 나오는 장면이 없다는 게 이 시리즈의 미덕인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영화를 아이디어 하나로, 커서 하나 글자 하나 그림 하나 작은 것들을 활용해서 이렇게 긴장감을 러닝타임 내내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 때문에 이 탄탄한 속편을 전작의 인기와 아이디어에 기댄 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
디지털 화면으로만 진행되는 아이디어가 빛났던 이 시리즈처럼, 이야기 자체보다 형식이 중요해 보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형식의 아이디어가 아무리 뛰어난 들 담겨있는 내용이 별로라면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다. 성공한 수작의 후속작은 망작이 된다는 징크스를 깬 데 이어 서치 2는 또 어려운 일을 해내는데, 이 시리즈는 형식이나 아이디어에 매몰돼서 알맹이를 놓치는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 디지털 화면만으로 가족의 사랑을 담백하게 담아내는 일은 후속 편에서도 이어진다.
[이제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부모님은 자녀와의 교류가 오랜동안 없었어도 마음속에 언제나 자식들을 그리워한다는 거. "내가 알아".
Love you라는 말에 답장하지 않았던 딸에게 부루퉁한 마음에 가볍게 장난으로 복수하는 엄마의 모습, 딸에게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숨겨야 했던 이유. 전편보다 더 거듭된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면서 이번에는 좀 더 감정적으로 뜨거운 느낌을 준다. 최근 이슈가 되는 학대, 가짜뉴스, 발 빠르게 인기에 환승하는 리얼리티쇼 세태 등도 반영 돼 있다. 아저씨가 거의 모든 비밀번호를 동일하게 쓴다는 부분도 웃겼고, 언제나 느끼는 구글 타임라인의 무서움..... 구글 계정 내에서 타임라인이랑 검색내역 같은 것만 지켜봐도 이 사람이 하루종일 뭐 하는지가 다 보인다는 거.
참, 썸남에게 끼 부리고 낯선 남자와 데이트할 때 엄마가 어떤 모습인지를 보는 것은...... 엄마의 데이팅 앱 대화내역을 보는 것은 정말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다. 인생에서 두 번째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엄마들이여 부디 데이트 어플은 피해 주시고 위험한 남자 조심해 주세요.
서치 2는 전작보다 화려한 편집과 리듬&속도감, 탄탄한 플롯을 자랑한다. 새롭지 않을까 봐 우려되던 형식이지만 소소하게 공감 가는 다른 잔재미들로 완성도를 더한다. 엄한 놈을 범인으로 추측하게 하는 상황들도 전작보다 많고 반전과 반전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끝까지 몰입이 깨지지 않도록 붙들어 맨다(전작의 경우, 구 이말년 현 침착맨 닮은 그 삼촌만 강력하게 의심해 봤다가 대충 감이 잡혀왔었는데). 영화관에서 타닥타닥 하는 사운드와 함께 초집중해서 볼 것을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