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요원 전문배우 제이슨 스타댐, 머머리 오빠 1인 하드캐리
메가로돈(The Meg)
제이슨 스타댐, 리빙빙, 클리프 커티스
마성의 머머리, 제이슨 스타댐
제이스 스타댐은 마성의 머머리다. 이 머머리 오빠는 <트랜스포머> 2편의 금발 미녀 로지 휘틀리 헌팅턴을 가졌다. 심지어 찌라시에서는오랜 연애 끝에 로지가 결혼하자고 졸라서 자유영혼인 스타댐이 로지를 잠깐 찼었다고도 한다. 찌라시가 진짜든 가짜든 지금은 득남도 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커플인 중.
머머리 오빠는 <아드레날린>, <분노의 질주>,<트랜스포터>처럼 리스트만 봐도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는 마초 팝콘 액션 영화 외에도, 가이 리치의 페르소나처럼 <스내치>, <리볼버>등에 등장한다. 개인적으로 비중이 별로 안 높아도 제이슨 스타댐 필모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스내치>이며, 가이 리치 영화에 꽤 잘 어울린다. 굉장히 완성도가 높거나 거장의 철학이 담긴 영화에는 잘 출연하지 않지만 제이슨 스타댐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보이는 느낌도 좀 있다. 그리고 이 제이슨 스타댐의 평소 이미지를 가장 코믹하게 승화하여 그냥 그 자체처럼 보여준 <스파이>. 이 영화에서는 실력 있는 CIA 요원으로 평소의 킬러, 깡패, 비밀요원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자신의 캐릭터를 스스로 병맛처럼 조롱하듯 나오는데, 평소 대중이 제이슨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유머러스하게 극대화한 듯.
이렇게 제이슨 스타댐이 지성이 있는 역할로 나온 것도 오랜만이다. 물론 그동안도 CIA 요원 전문 배우였으니 당연히 지성이 있었겠지만, 문보다는 무의 면모만을 늘 2시간 동안 자랑해왔기 때문에. 대머리에 근육질이면 머리 나쁘다는 통계라도 있는 겁니까!
대머리 비프케이크에 대한 편견을 저버리는지 기대에 부응하는지 알 수 없이 애매하지만 그는 이 영화에서 매우 유능하게 나온다. 먼 옛날 현명한 리더십을 수행하고도 모함 당해 한동안 태국에서 조악한 고 미키! 를 들으면서 어업유통업에 종사하다가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한 바람에 강제 복직 당함.
각설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영화는?
영화는 당연히, 캐스팅과 여러 낌새만 봐도 눈치챘겠지만 양질의 블록버스터도 못 된다. 다만 장단은 뚜렷하다. 그냥 생각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시즌 영화라고 즐겁게 볼 사람과 중국 영화 같다며 싫어하는 사람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사람은 없다.
수준 높은 한국 관객의 눈에 시망 똥 망일 수도 있고, 일단 정서가 안 맞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 자본이 많이 들어간 정도가 아니라 한중 합동 제작이다. 제이슨 스타댐이 특별출연하고 할리우드 그래픽 기술이 들어간 중국 영화라고 봐도 좋다. 메인 동양계 여주인공이 귀척하고, 썸남 썸녀에게 초면에 무례하게 따지거나 장난 걸고, 울고 웃는 희로애락의 표출이 명확한 등, 중국 영화 특유의 과장된 감정선을 못 견뎌하는 관객이라면 약간 정서 상 힘든 순간들도 있을 듯. 그런데 그렇다고 한국 관객이 재미없게 볼 법한 영화도 아니다. 조금도 신선하지 않은 그 모든 시퀀스에도 불구하고 즐기며 볼 수 있는 시즌 팝콘무비의 수준은 유지한다.
CG의 수준은 매우 높다. 메가로돈 디자인은 물론이고, 메가로돈이 나타나는 씬들의 구도나 설정도 아름답고, 바다에 유인용 고기를 던졌을 때 빠르게 꼬이는 물고기들이라든가 심해 풍경이라든가 마리아나 해구 아래 다른 심해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 등, 해양 섭생은 꽤 흥미롭게 구성해두었다.
영화는 소설 Meg의 설정을 꽤 그대로 가져왔다. 절판된 지 오래된 소설인데, 나는 예스24 중고서적을 구입하여 읽었다. 3-4천 원에 매매되고 있다.
하도 중국 자본의 스멜이 난다고 해서 별로 섭생 설정을 소설에서 많이 안 따오고 모티브만 따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설정을 많이 가져온다. 아무리 소설이 마이클 크라이튼의 <쥬라기 공원> 아류작쯤으로 평가절하 된다손 쳐도 꽤 그럴듯하게 과학적 지식을 바르고 버무려 만든 픽션인데, 마리아나 해구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메가로돈>의 시작은 생각보다 흥미롭다. 조금만 더 재미있게 해양지식을 버무리면서 잘 풀어 갔으면 더 좋았을 텐데. (원작은 쥬라기 공원의 성공에 편승하면서 그보다 더 큰 사이즈의 생물체를 들이미는, 약간 얕은 아류작 느낌이 조금 있다.)
원작의 설정도 말이 안 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SF의 매력은 그 일이 일어날 가능성의 퍼센티지가 아니라 설득력이다. 얼마나 매끄럽게 약을 잘 파느냐 하는 것이다. 설득의 내러티브가 재미있으면 뻥인 줄 알면서도 재미있게 보고, 실제로는 어떨지 상상해보고, 그런 것이 과학소설 과학 영화의 매력이다. 물론 영화 <메가로돈>은 그럴듯한 설득에는 당연히 실패하고, 그럴듯한 소리를 해도 작위적으로 보이게끔 설정을 설명한다. 그런 것은 그런데 제쳐두어도 된다. 당연히 이 영화 관전 포인트 1순위는 구현된 메가로돈의 모습과 섭생이고,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나머지는 상당 부분 제이슨 스타댐의 매력에 기대고 있다.
설정에 구멍투성이이고 크리처의 파워에 일관성이 없는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관객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가상의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흡입했는지를 생각해보았을 때, <메가로돈>은 그 정도면 할리우드 시즌 영화치고 충분히 그럴듯한 설득의 소스를 가져와서는, 풀어내는 방식이 쌈마이여서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들린달까. 말이 되는 얘기도 말도 안 되게 들리게 한다. 그러니까 결국, 영화의 완성도는 소재나 일화 자체보다는, 그것을 풀어내는 사소한 대사의 세련됨이나 인과관계를 의심하지 않게 만드는 매끄러운 연결고리에서 판가름 난다. 최근 이 사소한 디테일에 실패해서 양질의 그래픽과 기획의 참신함을 날려버린 뚜렷한 예시는 <인랑>.
대륙의 향기가 싫으세요? 그렇다면 패스!
리빙빙의 존재는 이 영화의 대륙 코드를 뚜렷하게 만들어 준다. 나는 대륙 코드를 싫어하지 않는 편이라 나름 신선한 새 장르의 영화 같다고 생각하면서 보기도 하였는데, 만약 한국 관객이 이 영화를 싫어한다면 그 사유의 상당 부분은 이 아름다운 여인의 존재에서 비롯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것이 리빙빙 탓은 아니다.
쓸데없이 뜬금포로 샤워 신을 보여주며 식스팩과 고기 같은 등을 자랑하던 스타댐의 몸을, 창밖에서 두 번이나 코믹한 얼굴로 다시 훔쳐보던 리빙빙의 모습을 보면서 내 눈을 의심했다. 저건 우리 아빠가 즐겨보는 중국 영화 유머 코드인데. 쓸데없는 시비로 남녀관계가 시작하는 것도 마찬가지.
제이슨 스타댐과 리빙빙은 선남선녀이지만, 두 사람이 어두운 곳에 같이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속 얘기를 할 때마다 둘이 키스라도 하거나 뒤엉킬까 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로맨스 자체가뜬금포로 진행되다 보니 더한 뜬금포 서비스 신을 보게 될까 봐 정말 두려웠다.
당연히 스타댐의 1인 하드캐리
다만 스타댐은 본인 계정 인스타그램에서의 적극적 홍보가 보여주듯 간만의 원톱 주연인 이 영화에 애정이 대단한지, 액션뿐 아니라 로맨스에서도 하드캐리를 이어간다. 리빙빙의 유치찬란한 앙탈과 애교, 정서적 의존 앞에서 스타댐이 보여주는 아빠 미소, 귀여워 죽겠다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얼굴은 너무 뻔하게 마초의 반전 매력처럼 보여서 진부하기도 하지만 워낙 사람 인물이 좋아 그런가, 이 영화에서 세련된 구석이라고는 스타댐 외모랑 메가로돈 CG 외 몇 가지뿐이라 그런가 꽤 설득력이 있다. 외로운 홀아비가 오래간만에 사랑스러운 것을 본다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으니.
크리처물로서 굿
크리처 물, 괴수영화의 차원에서 본다면, 이 장르의 팬인 사람에게는 아주 반가운 영화다.
사실 괴수물을 좋아하는 게 괴수물의 팬이 아닌 사람들이 볼 때는 괴이한 취미 같고 이상하기도 한 것 같은데(요즘은 훨씬 그런 시선이 없다), 그래서 "너 잔인한 거 좋아하잖아"라면서 가끔 어떤 주변 사람들은 너 좋아할 것 같다며 슬래셔 무비나 조폭영화도 추천해주고 그러는데, 사실 괴물이 잔인하게 사람을 쓸어 버리는 걸 보고 싶다기보다는
동물 다큐를 좋아하다가, 다큐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픽션을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것이다.
자주 보는 동물 다큐의 현존 동물들 생태를 지켜만 봐도 재미있지만, 가상의 동물, 대과거에서 어떻게 생존해왔거나, 다시 살려냈거나, 방사능 먹고 변이 되었거나
그런 생물이 어떤 섭생을 갖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생겼는지, 양서류인지 파충류인지, 정온인지 변온 인지, 그런 것이 궁금한 것이다. 그런 새로운 생물체의 설정을 보는 것이 즐거우니까!
그리고 그것들이 나타날 때 전조가 나오다가 조금씩 조금씩 실체와 섭생이 드러나는 과정에 생기는 긴장감과, 왜 그렇게 되었는지, 천적은 무엇인지, 어떤 게 약점인지. 그런 것이 재미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공룡 이름 다 외우고, 공룡 스티커 모으려고 치토스 사 먹었는데,
상어 영화 좋아해서 <샤크네이도> 시리즈도 지상에 나온 건 다 봤는데
(<샤크네이도>는 전형적인 B급 재난+괴물 물로, 너무 영화가 병맛이고 괴랄하여 <데드풀>2 편에서 데드풀이 죽기 전에 '<샤크네이도> 몇 편까지 나왔는지도 나중에 알려줘'라고 유서에 말하고 죽는다(당연히 되살아나지만),
공룡+상어=메갈로돈
이 아닌가!
(*외래어 표기법상 '메갈로돈'이 옳은 표기법이다.)
당연히 발로 만들어도 보지 않겠는가.
그런데 발로 만든 것보다 재미있으면 그냥 감사할 뿐이다. 지구상에 안 본 괴물영화가 다 떨어져 가기 때문에.
SF로서도 뭐 굿
과학적 설득력이 약장수처럼 잘 푼 썰로 매끄럽게 나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충분한 재료에도 그 맛을 제대로 못 살린 감은 좀 있고, 그럼에도 영화가 제기하는 설정(소설 속에 나오는 설정)은 흥미롭고 볼만하다. 근래 이 정도 설정을 들고 나온 해양 SF 괴수물도 없었던 것 같다. 대부분 방사능이거나, 인간이 만들었거나, 그런 괴물이었는데.
문과생이 봐도
SF 소설은 원래 문과생들이 더 좋아하기도 한다. 문과 성향이 센 문과생들일수록 생물과 지구과학을 매우 좋아하고 잘 하게 돼 있다. 문과생이 봐도 다 알아들은 것 같은데 또 누군가 이해 다 했는지 질문하면 그렇지 않을지도.
여름 시즌마다 바다괴물이나 해양 재난을 구상해야 하는 기획자들 입장에서는, 실은 사람을 공격하는 횟수가 악어보다도 개보다도 적은 상어를 어떻게 나쁜 놈으로 만들지 고민일 텐데, 고민의 끝에 멸종한 화석까지 살려 들고 왔다. 사실 상어는 나쁜 놈이라기보다 피해자다. <죠스>의 영향으로 사람들은 상어 포획에 대한 죄책감을 잃었고, <메가로돈>에서도 숙연하게 맛없는 샥스핀을 바치느라 희생된 백상아리들이 잠시 나온다. 메가로돈은 민둥하게 지느러미를 잘리고 허연 배를 보이면서 물에 둥둥 떠 있는 백상아리에 대한 복수까지 해준다.
공룡과 상어는 언제나 잘만 포장하면 사람들이 좋아하여 잘 팔리는 콘텐츠이니 공룡+상어 = '살아있는 화석' 메가로돈 은 사실 조금만 안 조악하게 만들면 성공이 예견되는 상품이었다. 게다가 <고질라>의 전설적인 카피 문구처럼 "Size does matter." 사람들은 큰 괴물에 열광한다. 또한 중국 인구가 매우 좋아할 법 하게 영화를 만들었으니, 중국에 개봉하면 자본은 회수하고도 남을 것 같다.
생각보다 고퀄의 설정을 가져와 들이밀었으며, 장르물 안에서 그렇게 획을 그을만한 참신한 신도 없지만 또 장르물로서는 그냥저냥 충실한 재미는 제공하며 제구실을 하는 영화였던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