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Searching)

관객도 무심히 스친 암시와 복선을 꼼꼼하게 다 쓰는 감독

by 랄라




아니쉬 차간디, 존조
번역: 황석희

자기도 찍다가 잊어버리고 어쩔 줄 모르는 복선을 맥거핀이라느니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었다느니 하는 쌍제이(굳이 따지자면 JJ애이브럼스는 좋아하는 편이지만, 괜히 까봄) 같은 놈들이 판 치는 세상에서, 이렇게 성실한 다람쥐처럼 관객도 무심히 스친 모든 암시와 복선을 다 꼼꼼하게 사용하는 감독님 무려 91년생.

가족애와 미디어 세태까지 광범위한 사회이슈들을 조금씩 다 건드리고 지나가지만 전혀 산만하거나 겉핥기라는 느낌이 없다.
여러 인과 요소들의 연결고리가 촘촘하게 많이 있지만, 쉽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얼핏 많이 공들이지 않았을 것처럼도 보이지만 사실 감독이 어려운 것을 천재적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전개를 예측 못할 정도로 반전이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러닝타임 동안 관객이 전혀 다른 생각을 하거나 눈 돌리지 못하고 화면에 눈길을 잡아두는 힘이 세다. 의문점이 제기되고, 그 의문에 가설을 제기하고, 그 가설이 맞았다가 틀린 것으로 나오고, 사실이 밝혀지고, 간절히 무언가 바라게 되고, 참으로 흥미진진한 전개력이다.

심지어 감동적이다. 신파나 과한 감정묘사 없이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는 컴퓨터 화면들과 화면 위 마우스의 머뭇거림, 새로고침, 쓰레기통에 추억이 담긴 영상을 던져 넣는 모습만 보아도 중심인물들이 서로(가족)에게 느끼는 감정들을 그대로 담백하게 느낄 수 있는데 그 담백한 울림이 생각보다 크다.








단 한 번도 IT기기 화면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말에 정말 걱정하면서 봤는데 기우였다. 이제는 약간 지겨운 트렌드가 되어버린 한정된 프레임. 검색박스 안에 다급한 타자로 썼다 지웠다 하는 짧은 몇자의 글씨와 망설이는 커서의 움직임으로 보이지 않는 주인공의 감정을 전달하는 디테일.
화면보호기 하나로 긴장을 주는 장면도 일품이다. 딸을 찾으러 교외로 차를 몰고 나간 아빠의 휴대전화 영상통화 화면에 배터리가 16%인 것도 긴장감 조성에 한 몫을 하는데, 이 영화에는 이렇게 영리하고 꼼꼼하게 조성한 긴장이 많다. IT 기기에 익숙한 세대라면 초공감 할 것 같은.
이민자 출신 젊은 감독의 야무진 손끝에서 빚은 디테일도 기념비적이지만, 무려 Kim씨 한국인, 동양인 원톱인데 이상한 사회성을 지닌 인물로 묘사되지 않는 것도 영화사에서 기념비적이다.

영화에 나오는 존조의 딸과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역시 모두 한국계여서, 어떻게 보면 영어로 된 한국영화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엔지니어라는 것이 약간 또 아시아계나 인도계에 대한 인종적 편견인가 싶었는데 그렇게까지 생각하면 지나친 피해의식인 것 같고, 사건 해결에 호재로 작용한 아빠의 직업. IT기기를 다루는 데 능숙하고, 개인사와 가족사 등 추억의 흔적들이 모두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는 전형적인 요즘 아빠.

동서고금 구글이나 sns로 관심 있는 그 사람 그 장소가 누구고 어딘지 궁금해서 찾아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커서와 마우스의 동작들. 사실 한국인만큼 저런 검색 잘하는 사람들도 없을 것 같기는 하다.








김치 검보는 도대체 무슨 음식인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까 검보(Gumbo)는 미국 뉴욜리언즈식 수프라고 한다.

삼촌이 이말년 작가 닮았다.
이말년 작가가 갑자기 나와서 깜짝 놀랐네. 배우는 조셉 리. 물론 훨씬 잘생겼다.





존조를 좋아해서 본 영화인데, 기대 이상으로 신선한 띵작을 보게 되었다. 존조는 요즘 할리우드에서 가장 잘 나가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가 아닌가 한다. 본명은 조요한이고 서울 태생으로 6세 때 이민을 떠났다고 하는데, 전형적인 기독교 이름인 요한_John을 그대로 미국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조씨였으니 망정이지 나씨였으면 어쩔 뻔했나...... ㅋㅋㅋㅋㅋㅋㅋ


*영화에 쿠키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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