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탄소, 수소 같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을 뿐
젊은이의 사랑은 진실로 마음속이 아니라 눈 속에 있구나.
- 로미오와 줄리엣, 윌리엄 셰익스피어.
사랑은 숨길 수가 없다.
숨길 수 있는 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눈에서 꿀이나 눈물 둘 중 하나는 꼭 뚝뚝 떨어지게 한다.
나의 눈은 하루에 몇 번 곰돌이를 쳐다봤을까.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곰돌이다.
자기 전 눈감기 전, 가장 마지막으로 보는 것도 곰돌이다.
집 밖에서 곰돌이를 보고 싶어 하는 순간들,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하는 순간들까지 포함한다면,
나는 곰돌이를 끊임없이 바라보고 있다.
애정하고 있다.
사실 나의 사랑은 LGBT보다 더 박해받아 왔다.
초등학생 이후쯤, 시작된 박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나는 언제나 이 사랑을 숨겨야 했다.
곰밍아웃은 아주 많이 친한 사람에게만 이루어졌다.
아주 많이 친한 사람이라도 아주 많이 비웃긴 했다.
하지만 나는 정말로 지극히 정상이다.
(이 말을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서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
나는 낼모레 마흔 살이 되는 직장인이다.
지금은 사회적 편견에 당당히 맞서기 위해,
브런치에서 곰밍아웃 중이고.
이 글들을 통해 내가 꿈꾸는 세상은,
무려 직장에도 당당히 곰돌이를 안고 출근하는 것이다.
10년 후쯤 슈퍼하이퍼모더니즘(?)이라는 사조가 생겨 모두가 곰돌이를 안고 돌아다닐지 누가 알겠는가!
내가 좀 더 앞당겨 보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곰돌이는 곰인형이 아니다.
이 문장으로 나는 진실된 애착곰돌이가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모두 탄소, 수소 같은 원소로 이루어져 있을 뿐이다.
같은 우주로부터 탄생한 우리들이
서로를 차별하고 편견을 가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즉, 곰돌이와 나의 사랑은 누가 뭐라든 빅뱅인 것이다.
Q. 숨겨둔 애착 곰돌이가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