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을 맛보고 싶어 하는 마음

내 첫 담배는 도둑질로 시작됐다.

by 히키

아빠는 할아버지를 닮아 지독한 애연가셨다.

아빠가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두 모금, 후— 하고 내뱉는 장면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봐왔다.

입에서 하얀 연기가 나와 공기 중에 퍼지는 장면은 어린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때의 나에게 담배는 어른이라는 경계선 너머의 것이었다. 담배 냄새는 어른의 냄새였다.


그런 어른들 사이에서 자라면 담배는 자연스럽게 궁금해진다.

하지만 담배는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중학생이 살 수 없는 금단의 열매였다. 열다섯 살, 흔히들 중2병이라고 부르는 나이. 그 나이의 아이를 누가 말릴 수 있으랴.


그것을 어떻게 하면 구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다.

그리고 도출한 결론은 하나였다.


아빠의 담배 한 개비를 슬쩍 하는 것.


그리고 그건 분명한 도둑질이었다.


아빠는 화장실 선반에 담배를 항상 두었다. 나는 집에 아무도 없는 시간대를 노렸다. 화장실에 들어가 선반 앞에서 까치발을 들었다.

아빠의 숨겨둔 담배를 꺼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내가 처음으로 담배를 피우는 순간이 왔다.

아무도 없는 집은 고요했고, 구석 화장실에선 내가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나는 담배 연기를 한 모금 깊숙이 폐 안쪽까지 밀어넣었다. 연기는 뜨거웠고,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올라왔다. 머리가 핑 돌았고 기침이 멈추지를 않았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빙빙 돌고 있었다.


이렇게 나의 첫 담배는 쓰고, 뜨겁고, 아팠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어른의 선을 넘은 느낌이었다.

하지 말라는 것에 끌리고, 금단을 맛보고 싶어 하는 마음.

아마 그건 그때부터 이미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던 본성이었을 것이다.


성인이 된 지금의 나는 아빠를 닮아 애연가가 되었다.

금단은 결국 습관이 되었고, 호기심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어 버렸다.

어른의 냄새, 금단의 냄새는 결국 나의 냄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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