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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힐데와소피 May 25. 2020

적당한 팟캐스트 음질을 찾아서

팟캐스트 초보 힐데의 고군분투기



적당한 팟캐스트 음질을 찾아 헤매는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7개월 째 팟캐스트를 하고 있는 힐데입니다. 혹시 저처럼 아마추어 수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적당한 팟캐스트 음질과 음향을 찾아 헤매고 계신가요? 차라리 유튜브를 하면 화면과 음향이 분산되어 좀 나을텐데 팟캐스트는 온전히 귀로만 느낄 수 있다보니 음향에 대한 기대가 비교적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저는 나름 방송을 경험하기도 했고, 성우가 꿈이었던 적도 있어서 음향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도 높은 편이죠. 그래서 녹음 시간은 늘 즐겁지만, 편집 시간은 늘 무섭습니다. 대체 다른 팟캐스트들은 어쩜 그렇게 패널 간 음량이 균일한걸까요? 어떻게 하면 음질은 그렇게 깨끗하고 명확한지!! 그리고 처음과 끝의 음량이 어떻게 동일할 수 있는 건가요???


주변에서는 아직 구독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전문가도 아니니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도 얘기하지만, 청취자가 들으면서 계속 음량조절을 해야한다면 어떻게 구독자가 늘겠어요?(엉엉) 좋은 장비를 갖추면 된다고도 얘기하지만,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 녹음을 하다보니 이게 단순히 장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내용은 너무 좋은데 녹음 파일이 이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 전전긍긍한 세월이 무려 7개월이네요.


아직 완전히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7개월 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습니다! 팟캐스트를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거나, 시작한 분들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여기까지 온 과정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으로 어디까지 커버할 수 있는가.(feat. TASCAM DR-44WL)


때는 2019년 3월. 북튜브에 도전할까- 잠시 꿈을 꿨습니다. 조명과 레코더도 구매하고 나름 본격적이었죠! 다른 건 몰라도 레코더만큼은 좋은 녀석으로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당시 방구석리뷰룸의 추천으로 TASCAM DR-44WL을 구매했습니다. 이 녀석 성능은 아주 좋습니다. 소리도 또렷하게 들어가고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많구요! 하지만 유튜브를 하기에는 제가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닫고 녹음기는 고스란히 상자 속에 넣어두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19년 10월. 소피, 요룬과 팟캐를 하기로 결심하면서 다시 DR-44WL을 꺼냈습니다. 드디어 너가 빛을 발하겠구나! 하지만 웬걸, 녹음 후의 소리는 생각처럼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 명은 너무 크게, 한 명은 너무 작게, 한 명은 너무 멀리에서 들렸죠. 하나의 마이크를 두고 세 명이 얘기하니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게다가 저희 셋의 목소리는 정말 다릅니다. 저는 마이크에 소리를 꽂는 법은 알고 있지만 볼륨이 큰 편이고, 요룬은 목소리가 정확하고 크지만 여러 방향으로 울리는 목소리를 갖고 있고, 소피는 잘 모아진 목소리를 갖고 있지만 볼륨이 작습니다. 셋이 이렇게 다를 수가 없어요.(편집하기 정말 힘들어요.) 이렇게 다른 애들이 하나의 마이크를 쓰고 있다니요. 이래서야 될 일이 아닙니다.


처음에는 기술적으로 극복해보려고 했습니다! 저는 Adobe Audition CC를 쓰고 있는데요. 단순히 노이즈를 제거하는 것 외에 유튜브와 온갖 블로그에서 제안하는 음질개선, 음량조절 방안을 다 적용해봤습니다. 팟캐스트 적정 음량과 레벨에도 맞춰봤지만 세 명의 목소리가 원체 들숙날쑥하니 파도를 타듯 울렁울렁 들리기도 하더라구요. 전문가가 아닌 이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조정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뜸 마이크부터 사기에는 제 실력이 너무 부족해보였구요. 저는 돈을 쓰는 데는 조심스러운 편이거든요. 결국 결심했습니다.


그래. 이대로는 더 이상 안되겠다. 스튜디오로 가보자!


전문 스튜디오를 빌리자.


그래 까짓거 돈 좀 쓰지 뭐!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많이 쓰는 건 어려우니까. 비교적 저렴한 팟캐스트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먼저 방문했던 곳은 무중력지대 양천 스튜디오. 1시간에 5,000원(VAT 포함)으로 매우 저렴했습니다. 모두가 개인 마이크를 쓸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찾아갔지만. 시설이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되어있고, 헤드폰은 노이즈가 심해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스태프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계신 건 아니어서 도움을 받기 어려웠구요. 무엇보다도 공간이 상당히 협소하여 서로 목소리 간섭이 심했습니다. 모니터도 사용할 수 없으니 음량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컨트롤도 불가능하고 총체적 난국. 녹음된 파일은 당연히 만족스럽지 않았죠. 만일 콘솔을 다룰 줄 아는 분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저희에게는 쉽지 않았습니다.


무중력지대 양천


그래서 다른 곳으로 도전! 무중력지대 영등포의 미디어 지대를 찾았습니다. 여기는 한 시간에 10,000원(VAT 포함). 시설도 깨끗하고 장비도 훨씬 좋고. 셋팅을 도와주신 스태프도 친절하셨습니다. 책상 위에는 녹음 중 소리가 들어갈까 패드도 깔려있고, 아주 세심한 공간이었습니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정착할 그곳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여기도 전자파 간섭이 있었습니다.(다른 분들 후기를 보니 조명 탓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셨는데 잘은 모르겠네요.) 그리고 모니터 이어폰을 따로 사용할 수 있던 건 아니어서 각자 헤드폰으로 음량을 동일하게 맞췄다고 생각했지만, 녹음 파일은 다르게 소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양천과는 달리 트랙별로 저장되는게 아니라 마스터 파일만 저장되서 트랙 별 음량 조절을 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전문적으로 기기를 다루는 사람이 있지 않은 이상 스튜디오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무중력지대 영등포



결국 1인 1마이크 체제를 갖추다.


스튜디오도 아니라는 결론을 갖고 다시 요룬의 집에 모였습니다. 사실 TASCAM DR-44WL은 두 개의 마이크를 추가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팬텀파워(마이크에 전력을 공급하는 기능)도 제공되서 콘덴서 마이크(전력을 연결해야 작동하는 마이크)도 문제 없죠. 애초에 타스캠을 구매할 때도 이 점을 고려해서 구매했었거든요. 오랜 시간 고민하던 저는 지금 레코더에는 이어폰을 연결해서 음량을 체크할 수도 있으니 레코더 마이크+콘덴서 마이크 2개, 이렇게 연결해서 세 명이 각자 마이크를 하나씩 쓰기로 결정합니다!!


그럼 이제 그 다음 고민은 뭐다? 어떤 마이크를 살 것인가!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타스캠을 들고 음향샵을 방문했습니다. 콘덴서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우여곡절 끝에(sd카드를 안 가지고 가서 sd카드를 새로 사야했던...) 확인하고 마이크를 구매하려 했는데! 하아. 마이크도 생각한 것보다 비싸고 여기에 마이크 거치대+삼각대+캐논선까지 구매해야 했습니다. 아니아니. 이럴 일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저는 다시 방구석리뷰룸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TASCAM TM-80을 인터넷으로 구매합니다! 구성이 아주 좋아요. 마이크+거치대+삼각대+캐논 패키지!! 게다가 레코더와 같은 브랜드이니 더 믿을만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여기서 끝나야 하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연결했으나 이번엔 소리가 제대로 안 납니다. 하하.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해서 확인했지만 이유는 알 수 없었고 고장일 수도 말씀하시는데 눈 앞이 하얘집니다. 아뇨. 이럴 수는 없습니다. 온갖 옵션을 하나씩 default로 돌리면서 찾은 덕에 결국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드디어! 한 명이 마이크를 하나씩 쓰면서 무사히 트랙을 별도로 뽑을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모두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립니다!!


TASCAM DR-44WL + TM-80 합체!!


그래서 이제는 만족하나요?


만족이요? 만족이란 건 절대 없습니다. 일단 안전한 녹음 환경을 갖추기란 어렵습니다. 옆집이 공사를 하기도 하고 윗집이 쿵쿵대기도 합니다. 그리고 긴 녹음시간에 지쳐 내 목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기도 하고, 몸이 뒤로 갔다 앞으로 갔다 하면서 소리가 다르게 들어가기도 하죠. 이 세상에서 제일 믿을 수 없는 건 바로 저 자신이니까요. 게다가 수다를 떨 듯 방송하니 어느 순간 흥분하면 목소리 피치가 높아져서 레벨 끝까지 솟아버리기도 일쑤죠! 그래도 7개월 전보다 나아졌다는  의미를 둡니다.


편집은 꽤 재밌습니다. 아마도 다음 단계에는 오디오 편집 강의를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코로나19가 끝나고 현장 강의가 생기면 들어보려구요. 그러고 나면 다시 스튜디오로 가서 콘솔을 사용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콘솔을 사던가요. 하하. 그런데 사실 저는 알고 있어요. 이 욕심은 음향 감독님을 모시지 않는 이상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요. 역시 전문가가 짱이죠. 전문가 최고.



그런데 여러분 음향이 정말 나아졌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하는 팟캐스트 한 번 들어보세요! 뉴스3개월. 뉴스가 너무 빠르게 소비되어버리는 세상에서 뉴스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해당 사안에대해 조금은 깊이 있게 살펴보는 그런 진지하지만 편안한 팟캐스트랍니다. 팟빵, 팟캐스트, 오디오클립, 팟티에서 모두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가장 처음 올린 것과 최근 올린 걸 들어보시면 달라졌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거에요 :) 정말로요!



http://www.podbbang.com/ch/1773703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3391





글. 오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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