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목사님의 '내가 만든 신'을 몇 년 전에 읽고 이번에 다시 읽게 되었디. 이 책은 '내가 만든 신' 즉 우상숭배에 대한 내용인데, 내 안에 하나님보다 더 중요한 것, 하나님보다 더 안정감을 느끼는 것.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것을 다른 데서 얻으려 한다면 그게 바로 우상이다(p22)
성경에서 말하는 우상숭배는 우리가 쉽게 정의하기 어려운 지극히 복잡한 개념이라서 지적,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영적 범주를 모두 아우른다. 우선 개인의 우상으로는 로맨틱한 사랑과 가정, 돈, 권력, 성취, 속한 분야의 인맥, 타인이 정서적으로 의존하기를 기대하는 것, 건강, 몸매, 매력적인 외모 등이 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이 주실 수 있는 희망과 의미와 충족을 이런 데서 얻으려 한다.
이러한 우상숭배는 기독교인이든지, 아니든지 우리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 우상숭배로 얻게 되는 절망에서 헤어나 올바른 방향으로 전진하려면 우리 마음과 문화에 자리한 우상을 분별해야 하는데, 이 책은 마치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숨어 있는 부분을 들추며 내 안에 하나님보다 더 자리 잡고, 안정감을 가지고 있는 '내가 만든 신'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해 준다.
1장 평생소원, 2장 사랑, 3장 돈, 4장 성취, 5장 권력, 6장 문화와 종교.. 그 어느 부분 예외 없이 나의 깊은 내면에 어느 순간 우상으로 자리 잡아 나의 마음과 생각을 주장하는 것이 가득함을 깨닫게 된다. 그중에서도 주의 깊게 공감하며 본 것이 바로 돈과 성취이다.
돈의 우상화는 지금 현시대 가장 하나님의 자리를 노리는 '내가 만든 신'이다. 돈이 많고 적음으로 성공의 여부를 판단하는 수준을 넘어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번 팬데믹 위기 등으로 풀린 유동성은 돈의 가치를 타락시키고, 우리를 강제적으로 투자의 세계로 내몰 뿐 아니라, 벼락 거지와 같은 형태로 자산을 갖지 않음으로 인해, 심각한 열등감과 불안감을 갖게 한다. 이미 많은 부를 얻은 사람들은 그 사람 나름대로, 없는 사람은 더 살기 힘든 세상 가운데 내몰리고 있다. 그로 인해 정치는 더욱 포폴리즘에 치달으며 부자를 공공의 적으로 내몰며, 더 많은 세금을 거둬 사회적 약자를 돕는 큰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돈을 우상화하는 것은 가만히 있어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고 마는 것이 되고 있다. 내가 젊었을 때보다 부양가족이 있고, 일할 기회나 시간이 줄어든다는 생각 속에서 예전보다 더 돈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투자를 잘할까? 어떻게 하면 더 돈을 잘 벌 수 있을까 고민한다.
돈이 우상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경에서는 너희 물질이 있는 곳에 너희 마음이 있다고 하셨고, 창고가 모자라 고민하는 부자에게 오늘 너의 목숨을 거둬들이면 너의 고민은 한낱 헛된 것에 불과하다는 말씀을 하신다. 우선, 내가 정리한 것은 '물질의 주인이 하나님이시다'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주재권을 인정하며 내가 가진 재산은 나의 것이 아니라, 잠시 맡은 것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십일조뿐 아니라 구제와 여러 섬김을 훈련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은 카네기가 처음에 다짐했던 결단을 못 지키고 수많은 희생으로 얻은 재산으로 많은 도서관 등 사회사업을 했지만 그의 부가 결코 하나님의 방식은 아니었다는 것과 구약시대에서는 십일조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지만 신약시대에 십일조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십일조를 안 드려도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구원을 받은 우리가 드리는 헌금은 십일조 그 이상이어야 한다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즉 십일조와 다른 헌금을 드리고 나머지는 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신 전부를 주님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함을 잊지 않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여러 차례 나오는 것은 단순히 우상숭배를 나의 다짐이나 결단으로 없앨 수 없다는 부분이다. 그러기에는 너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우상 숭배이며 그래서 십계명의 1번도 '하나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이다. 결국 하나님을 더욱 깊이 사랑하는 것만이 우상을 없앨 수 있으며, 하나님을 더욱 깊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그분이 나를 위해 어떤 희생을 감당하셨는지 알고 머리뿐만 아니라 내면화를 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예배, 기도, 묵상 등 영적 훈련이 그래서 필요하고, 이것은 단회적이 아닌 우상이 자라나는 싹을 없애기 위해 평생 지속적으로 훈련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또한 인상적인 부분은 두려움 가운데 이루어지는 회개가 아닌 기쁨 가운데 이루어지는 회개에 대한 부분이다. 두려움 속에서 하게 되는 회개는 진정한 내면의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과 날 살리시기 위해 그분이 치르신 희생의 사랑을 깊이 깨달으며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 같은 자를 위해 한없이 연약해지신 십자가 사건을 묵상하면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뻐, 나의 욕심과 두려움 그리고 죄로 인하여 생긴 우상숭배 '내가 만든 신'에 대해서 진정한 회개를 하게 된다는 부분에, 내가 얼마나 탐욕적인 자인지 자주 묻고, 십자가를 묵상함으로 기쁨의 회개를 통해 계속해서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보다 우선에 두는 모든 우상을 내려놓기를 힘써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이 세상은 더 빠르게 움직여 너 자신을 증명하고, 더 무언가를 하라고 압박한다. 나 자신을 증명하고 성취하지 못하면 나의 존재 자체가 한없이 초라해지며 스스로에게 보다 다른 사람들의 인정과 평가로 나의 만족을 쫒게 된다. 특히 자기 분야에 성공을 하거나, 실패 없이 성공 가도를 거둔 사람일수록 내리막길로 내려오는 것을 어렵고 힘들게 생각한다. 그래서 구원의 문제도 내가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나 정도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라는 생각을 하고 값없이 은혜로 받은 하나님의 선물이 구원임을 잊게 된다. 그러나 성경 속의 수많은 인물들은 인간으로서 우수하거나 우월해서 선택받은 자가 아님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쓰임 받은 전적인 하나님의 계획이며 선택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그분의 일하심과 계획하심 가운데 주님을 더욱 묵상해야 한다. 독후감을 마무리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성경구절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 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 하셨으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라(갈 3:13~14)